하지만 내 입가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 것을 본 순간, 그는 무의식적으로 임유나를 감싸안고 있던 손을 풀었다.눈빛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서아야, 괜찮아? 나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심도윤이 막 다가오려던 찰나, 임유나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그녀는 곧장 그의 팔에 매달리더니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도윤 오빠, 나는 그냥 서아 언니한테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러 온 것뿐이에요.”“그런데 갑자기 이혼 합의서를 꺼내더니 저한테 남자 꼬시는 여우 같은 년이니, 파렴치한 내연녀니 하면서 막 욕을 하잖아요.”임유나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고 마치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몸을 움츠린 채 떨고 있었다.“저랑 도윤 오빠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저를 때렸어요.”“집에서 나가라고도 했고요.”남자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보며 임유나의 눈빛에는 득의양양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턱을 살짝 치켜든 채 도발적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심도윤은 거의 망설임도 없이 나를 침대에서 끌어 내린 뒤 차갑게 내려다보며 말했다.“조서아, 유나한테 사과해.”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그러다 느닷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걔가 한 말 중에 틀린 게 뭐 있는데? 내가 왜 사과해?”“서아 언니...”심도윤이 말을 잇기도 전에 임유나는 분을 삭이지 못한 듯 그의 품으로 쓰러지듯 기대며 울음을 터뜨렸다.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킨 뒤 심도윤을 차갑게 한 번 바라보고는 천천히 병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러자 임유나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졌다.“서아 언니가 사과해 주지 않으면 밖에서 다들 우리 아이를 사생아라고 할 텐데, 저는 어떡하라고요?”“그럴 바에야 저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요!”그 순간 누군가 내 손목을 거칠게 낚아챘다.심도윤의 눈빛은 마치 원수를 바라보는 것처럼 혐오로 가득 차 있었다.그는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사과해.”그리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협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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