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자죽산을 샅샅이 뒤지던 이형주는 아무런 수확도 얻지 못한 채 가슴을 짓누르는 비통함과 분함에 휩싸였다.결국 무거운 발걸음으로 궁에 돌아온 그는, 궁문에 들어서자마자 매서운 눈빛으로 호위들을 향해 명령했다."쓸모없는 것들! 사람 하나 찾지 못하고, 짐이 너희를 곁에 두어 무엇 하겠느냐!"호위들은 겁에 질린 채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그러나 이형주는 그들을 돌아볼 겨를조차 없었다. 명월을 향한 걱정과 자책감에 짓눌린 그는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은 사람처럼, 혼몽한 상태로 시간을 흘려보냈다.그러던 어느 날 저녁, 한 궁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폐하, 오늘은 단오라 장터가 떠들썩합니다. 잠시 궁 밖으로 나가 구경해보시는 건 어떠하시겠습니까?"술에 취해 눈빛이 흐릿해진 이형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순간, 꿈에서 그리던 낯익은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언젠가 명월이도 이처럼 맑은 눈망울로 웃음을 지으며, 내게 궁 밖으로 나가 단오를 즐기자 청했던 적이 있었지...’그는 마치 넋을 잃은 사람처럼 성큼 다가가 그 궁녀를 품에 꽉 껴안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절절한 그리움과 다급함이 묻어났다.“명월아, 이제야 돌아왔구나.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느냐."갑작스러운 행동에 궁녀의 얼굴은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렸다."폐... 폐하, 소... 소인은 순이라 하옵니다. 명월 언니가 아니라...""왜 궁을 떠났던 것이냐. 왜 이제야 돌아온 것이냐!"이형주는 궁녀의 말 따위는 들리지 않는다는 듯 혼잣말을 이어갔다. 그는 다급한 손길로 궁녀의 옷고름을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굶주린 듯한 입맞춤이 궁녀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렸다. 궁녀는 공포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며 몸부림쳤다."폐하, 제발, 제발 살려주옵소서!""명월아, 드디어 너를 다시 보게 되었구나."이형주는 여전히 환각에 사로잡힌 채 궁녀를 몰아붙였다. 문밖에서 그 소리를 들은 유시연은 조각상처럼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꽉 쥔 주먹 사이로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 손바닥에는 초승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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