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물은 살을 에듯 차가웠다. 나는 필사적으로 팔을 저어 마침내 아래로 가라앉던 유시연의 옷자락을 낚아챘다.허우적대던 그녀는 살기 위한 본능인지, 나를 죽이려 작정한 것인지 내 어깨를 짓누르며 위로 올라가려 발버둥 쳤다. 사력을 다해 유시연을 구해주었건만, 그녀는 도리어 나를 심연으로 처박았다.스무 대의 채찍질로 찢어진 등이 터지며 호숫물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내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져 깊은 수렁으로 끝없이 가라앉았다.정신이 아득해질 무렵, 뒤늦게 달려온 호위들이 내민 대나무를 붙잡고서야 겨우 물 밖으로 기어 나올 수 있었다.뭍에 올라오자 매서운 찬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나는 벌벌 떨리는 몸을 웅크린 채 숨을 겨우 골랐다.저 멀리에서 이형주는 겉옷을 벗어 유시연을 감싸안은 채, 마치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다루듯 그녀를 애지중지 옮기고 있었다.한참을 가던 그가, 그제야 내 존재를 떠올린 듯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명월아, 괜찮으냐?”나는 비틀거리는 몸을 겨우 일으켜 그에게 예를 갖추었다.“소인은 괜찮습니다. 폐하의 염려에 감사...”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텅 빈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폐하께서는 잊으셨습니까. 폐하께서 어린 시절 물에 빠졌을 때, 소인이 건져 올렸던 일을요. 소인은 본래 물을 다루는 데 익숙하니 아무 탈도 없습니다.”그 말에 이형주는 제자리에 돌처럼 굳어버렸다. 그의 얼굴 위로 형용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분명 옛 기억을 떠올린 것이리라. 이형주가 아직 힘없는 황자이던 시절, 그의 삶은 모진 수모의 연속이었다. 여느 황자들은 그를 시기하여 한겨울 얼음이 낀 호수에 밀어 넣기 일쑤였고, 곁에 있던 내관들조차 보복이 두려워 감히 손을 쓰지 못했다.그때마다 망설임 없이 차가운 물 속으로 뛰어든 것은 나였다. 열다섯의 어린 몸으로 장성한 소년을 끌어올리는 일은 매번 사투에 가까웠다. 나는 입술이 터져 피가 흘러도 이를 악물고 끝까지 그를 붙잡았다.이형주가 가장 위태로웠던 날, 자신이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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