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태용우의 머리카락을 구해 친자 확인을 하는 게 꽤 까다로운 일이었다.그런데 평소 공설아가 집안의 도우미들에게 함부로 대했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도우미들을 무시하는 건 물론이고 사소한 일에도 트집을 잡으며 못살게 굴기 일쑤였다.임소정이 도우미를 따로 만나 준비한 돈을 꺼내기도 전에 도우미는 공설아에게 그동안 당했던 걸 복수하겠다면서 태용우의 머리카락을 흔쾌히 뽑아주겠다고 했다.위층, 다섯 명의 서빙 직원이 시간에 맞춰 요리를 올리기 시작했다.그중 마스크를 쓴 한 여직원이 덮개가 씌워진 접시 하나를 들고 태성운의 옆으로 다가가더니 천천히 덮개를 열었다.접시 위에 요리 대신 서류 네 개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바로 고개를 돌렸다.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옆 테이블의 하객들까지 고개를 쭉 빼고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저게 뭐야?”“글쎄. 또 대단한 구경거리가 터지려나 본데?”옆에 앉아 있던 공설아의 눈에 경계심이 서렸다. 복사본을 가져가려던 그때 태성운이 먼저 서류를 집어 들었는데 태성운의 검사 결과지였다.[성명: 태성운][성별: 남][진단: 남성 불임, 무정자증]태성운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더니 검사 결과지를 꽉 움켜쥐었다.안색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진 채 떨리는 손으로 친자 검사 보고서 복사본을 꺼내 들었다.[검사 결과: 제출된 자료와 DNA 분석 결과 태성운 님이 태용우 님의 생물학적 부친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세 번째 서류 역시 친자 검사 보고서였다.[검사 결과: 제출된 자료와 DNA 분석 결과 설민호 님이 태용우 님의 생물학적 부친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마지막 네 번째 서류는 설민호와 공설아가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었다.서슬 퍼런 얼굴로 서류를 전부 확인한 태성운이 옆에 앉은 공설아를 서늘하게 응시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벌한 기운이 공설아를 산 채로 잡아먹을 듯했다.“용우 내 아들 아니야?”공설아가 사색이 된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변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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