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왔을 때, 나는 이미 알레르기 때문에 기도가 부어올라 질식한 채 창고 안에서 의식을 잃고 있었다.다행히 구조대원들은 베테랑들이라 곧바로 알레르기 주사를 놓았고, 나는 가까스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올 수 있었다.“환자분은 알레르기 때문에 기도가 부어올랐어요. 지금은 부기가 많이 가라앉았지만, 병원에서 정밀 검사받아보세요.”의료진은 나를 부축해 들것 위에 눕혔다.바로 그때, 허 집사가 뒤뜰에서 다급히 뛰어 들어왔다.집 안 가득한 구조대원들을 본 허 집사는 깜짝 놀랐다.“무슨 일이죠? 어떻게 들어오신 거죠?”그러다 들것 위에 얼굴이 심하게 부어오른 나를 발견한 순간, 허 집사의 숨이 턱 막혔다.허 집사는 가슴을 움켜쥔 채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고 구급대원들은 다급하게 외쳤다.“빨리! 환자를 구급차에 태우세요!”한바탕 정신없는 상황이 지나간 뒤, 의료진은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죄송한데 방금 다른 환자분이 급성 심근경색이어서요. 지금 바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데, 구급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요.”나는 그 뜻을 알아들었기에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조용히 말했다.“사람부터 살려야죠. 저는 지금 많이 괜찮아졌어요. 조금 있다가 혼자 병원에 갈게요. 비용은 제가 낼 테니, 꼭 살려주세요.”나는 허 집사를 구급차에 태워 보내고 혼자 비틀거리며 방으로 돌아왔다.내 방에는 내 물건이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갈아입을 옷 몇 벌, 낡은 일기장 하나, 거의 다 써 가는 클렌징폼 그뿐이었다.액세서리도 명품 가방도 하나 없었다.문득 수연의 방이 떠올랐다.커다란 드레스룸과 화려한 화장대, 그 위를 가득 채운 수많은 액세서리들까지.그러한 것들을 생각한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결국 나는 이 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사람이었다.‘그럴 바엔 떠나자.’이곳에는 더 이상 내 자리가 없었다.나는 옷가지만 간단히 낡은 캐리어에 넣고는 99번의 서러움이 빼곡히 적힌 일기장을 한참 바라봤다.끝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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