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 여왕과 사냥개의 동맹 투둑, 투두둑. 마포 사설 구급대 사무실 밖, 빗물이 떨어지는 지붕 아래의 공기는 피비린내와 거친 빗물 향으로 축축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사무실 안에서 터져 나오는 사설 대원들의 비명과 유족들의 울부짖음을 뒤로한 채, 은설아는 매끄러운 화이트 실크 가운 자락을 가볍게 휘날리며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걸어 나왔다. 그녀의 귓가에 꽂힌 미세한 인이어를 타고 백현재의 낮은 음성이 가느다랗게 흔들렸다. "홍명숙 여사라……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지 하루도 안 돼서 법무법인 화평의 전관 변호사들을 모조리 소환했더군요. 허위 진단서를 끊어 서울아산병원 VIP 특실로 빠져나갈 '구속집행정지' 공작을 끝마쳤습니다." 설아는 가녀린 손으로 순백의 장우산을 고쳐 쥐었다. 빗방울이 우산 살에 부딪혀 청아한 파열음을 냈지만, 그녀의 눈가에 서린 기운은 한겨울의 서리보다 서늘했다. "그 늙은 여우가 구치소 독방에서 라면 국물이나 삼키다 드디어 마지막 카드를 꺼냈군요." "맞습니다. 대성그룹 적통 후계자인 내 이복형, 백승재 부회장에게 연락을 쳤습니다. 자신이 숨겨둔 정계 로비 장부를 넘겨줄 테니, 나와 당신을 동시에 사회적으로 매장해 달라는 조건으로요." [신경망 기호 인코딩: 🝮 칠흑의 연회장 - 붉은 사냥개의 이빨에 맺힌 환영] [연산 불가: 궤적이 3개의 왜곡된 무한대로 분열 중…… 백색 가면 뒤의 균열] 설아의 망막 위로 스쳐 지나는 AI 시스템의 기호들은 더 이상 구체적인 지시나 숫자를 보여주지 않았다. 기괴하게 뒤틀린 고대 연금술 기호와 왜곡된 수치들. 시스템조차 설아 자신이 품은 잔혹한 악의의 깊이를 측정하지 못하고 베베 꼬인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것이었다. 다음 수가 무엇인지, 어디로 튈지는 오직 설아의 머릿속에서만 치명적인 독니를 드러내고 있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여사님?" 골목 어귀에 정차해 있던 매트 블랙 컬러의 방탄 림진 문이 열리며, 스위스 경호원이 깊게 허리를 숙였다. "한남
Last Updated : 2026-07-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