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준은 시선을 거두는 동시에 휴대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나는 다 괜찮은 것 같아요.”말을 마친 뒤에는 몸을 돌려 전화를 받았다.그러나 통화는 얼마 가지 않아 끊겼고 그 순간 박도준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전화가 끊기기 전 누군가 S국어로 욕을 하는 게 똑똑히 들렸기 때문이다.박도준은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가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양효진은 박도준이 자리를 뜨자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그 모습을 지켜본 김희주는 위로하듯 양효진의 팔을 토닥이면서 분위기를 풀려고 했다.“남자들은 원래 다 저래. 미감이란 게 없지. 그러니까 쟤는 신경 쓰지 말고 계속 피팅해 보자. 이제 몇 벌 남았어요?”옆에 있던 직원이 곧바로 앞으로 나서면서 대답했다.“두 벌 남았습니다.”양효진이 말했다.“어머님, 저 나머지는 피팅 안 하고 싶어요. 그냥 이걸로 할게요.”김희주는 양효진의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자 그렇게 하라고 하고는 자신이 끼고 있던 팔찌를 빼서 양효진에게 건넸다.“효진아, 이건 내가 오랫동안 하고 다닌 팔찌인데 앞으로 내 며느리가 될 애한테 주려고 준비했던 거야. 지난번에 너랑 도준이가 약혼했을 때 줘야 했는데 깜빡하고 말았지, 뭐니.”양효진은 그 말을 듣더니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어머님.”양효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박도준이 떠나간 방향을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박도준이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진영우가 곧바로 차 문을 열면서 말했다.“대표님, 조사해 봤는데 며칠 전 남성 통역사가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회의가 부득이하게 취소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레오 씨가 엄청나게 화를 냈고 통역사가 안예서 씨로 교체되었다고 합니다.”박도준은 차에 앉으면서 싸늘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운전해.”검은색의 롤스로이스는 밤의 적막을 가르며 빠르게 달렸다....안예서는 자신이 어떻게 화장실에서 끌려 나왔는지, 어떻게 레스토랑에서 나오게 된 건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정신을 차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