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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작가: 제로두유
그때 박도준은 다음 주에 오지 않을 거라고 했었다.

당시 안예서는 자신이 너무 비참해지는 게 싫었고, 이용 가치가 사라지는 순간 박도준에게 가차 없이 버림받는 꼴은 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박도준이 이별을 선언하기 전에 먼저 핑계를 대며 헤어지자고 했다.

혹시 그때 한 말이 박도준의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렸던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안예서는 자신의 뺨을 두어 대 때리고 싶었다. 왜 충동적으로 그런 말을 했던 걸까? 그냥 박도준에게 쓰레기처럼 버려졌다면 이런 골치 아픈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주말에 안예서는 약속대로 로운에 도착했다.

그러나 새벽까지 기다려도 박도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안예서는 통유리창 앞에 서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빗물 자국을 바라보다가 그제야 밖에 언제부턴가 비가 꽤 크게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황을 보아하니 박도준은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안예서가 짐을 챙겨 떠나려는데 갑자기 딸깍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박도준은 안예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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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아직은 때가 아닌지도 몰랐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안예서가 얼마 전 헤어지자고 했던 일로 언짢았던 마음이 서서히 풀린다면, 그때 다시 기회를 찾아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는 편이 나을지도 몰랐다.정윤설은 안예서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주말이 되자 안예서는 예전에 그만두었던 아르바이트를 다시 시작했다.그동안 박도준은 안예서를 찾지 않았고 안예서는 최대한 하루라도 더 미루자는 생각으로 박도준이 먼저 요구하지 않는 이상 절대 이사하지 않으려고 했다.그러나 매주 정해진 약속만큼은 피할 수 없었다.지난번에 박도준이 캔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안예서는 캔들을 켜지 않았다. 대신 조명 하나를 켜두고 소파에 앉아 박도준을 기다렸다.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어느샌가 밖이 어두워졌다.안예서는 카드 이용 대금 명세서 알림을 보고 나서야 이번 달이 거의 끝나 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안예서는 모바일 앱으로 어머니의 입원비를 납부했다.세진 그룹에서 보수를 두 배로 지급해 준 데다 온라인 번역 아르바이트까지 해서 마침 입원비를 모두 낼 수 있었다.안예서는 계좌에 500원이 남아 있는 걸 보고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돈을 받고 남자랑 만나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은 아마도 안예서일 것이다.물론 박도준이 박하게 대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박도준이 준 돈을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모두 필요한 곳에 사용했을 뿐이다.지난달 박도준이 돈을 준 이후로 안예서는 빚을 거의 다 갚게 되었기에 마음은 그래도 조금 가벼웠다.안예서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어느샌가 소파에 기댄 채로 잠이 들었다.눈을 떴을 때는 물소리가 들려왔다.안예서는 본능적으로 몸을 돌리며 욕실에서 새어 나오는 눈부신 불빛을 피했다.그러나 잠시 뒤 안예서는 눈을 번쩍 떴다.박도준이 왔다.자리에서 일어나던 안예서는 자신의 몸에 담요가 덮여 있는 걸 발견했다.그리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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