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시계 바늘이 천천히 저녁 8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침대 옆 스탠드의 어스름한 불빛은 에마가 쓰고 있는 이중 가면을 반사하듯 벽면에 긴 그림자를 늘어뜨렸다. 제인은 여전히 그곳에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촬영장에서 돌아온 이후로 그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방 안의 공기는 그자의 몸에서 풍기는 남성용 향수 냄새와 피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안감이 섞여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제인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건장한 그의 몸이 침대 헤드보드에 기대어 있던 에마의 몸 절반을 누르듯 밀착했다. TV 화면 속 팬들이 열광하곤 했던 제인의 매끈한 손가락이 에마의 목덜미를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에마가 평소 감응하곤 했던 예민한 부위에 작고 젖은, 욕심 어린 키스가 떨어졌다. 하지만 오늘 밤, 그 모든 스킨십은 에마에게 그저 불쾌한 벌레에 쏘이는 듯한 느낌일 뿐이었다."제인, 그만해요." 에마가 여전히 애교 섞인 움직임인 척 제인의 손을 밀쳐내며 낮게 읊조렸다."왜 그래? 아직도 피곤해?" 제인은 거절 따위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몸을 더 세게 밀어붙이며 에마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탐욕스럽게 그녀의 체향을 들이마셨다. "내가 자기를 원하잖아, 에마. 오늘 촬영 때문에 진짜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 날 가라앉혀 줄 수 있는 건 자기뿐이야."제인이 이기적인 욕망으로 번뜩이는 눈빛을 하고 에마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의 손이 에마의 허리를 더듬기 시작하더니, 빈틈이 전혀 없을 정도로 바짝 끌어당겼다. "자, 조금만 도와줘. 손을 쓰든, 입을 쓰든... 뭐든 좋아. 나 더 이상 못 참겠단 말이야."에마는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구역질을 억누르며 잠시 눈을 감았다. 지겹도록 되풀이해 온 연극이었지만, 오늘 밤은 평소보다 훨씬 더 피곤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눈을 뜨고 억지로 짜낸 슬픔이 가득한, 만들어진 무기력한 눈빛으로 제인을 바라보았다."제인, 진짜 안 돼요." 에마가 겨우 속삭임에 가까운 희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제인의 가슴에 손바닥을 얹어
Huling Na-update : 2026-08-13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