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장다음 날, 야외 촬영지에서 돌아온 그들을 공항의 소란스러운 분위기와 새로운 호텔 로비가 맞이했다. 엠마와 제인은 체크인을 위해 접수대로 향했다. 지난 7년간 단련된 능숙함으로 엠마는 즉시 자신의 신분증과 호텔 예약 서류를 리셉션 직원에게 건넸다.하지만 그 프로다운 평정심은 오래가지 못했다.직원이 그들에게 룸 카드 키를 건네기도 전, 진한 장미 향수 냄새가 가까이 풍겨왔다.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바이올렛 아이리스가 로비 기둥 뒤에서 나타났다.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를 낀 그녀는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캐주얼 차림이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바이올렛은 엠마가 보는 앞에서 곧바로 제인의 팔에 매달렸다."제인! 드디어 왔네!" 바이올렛이 엠마의 존재는 완전히 무시한 채 지나치게 달콤한 목소리로 외쳤다. "촬영 일정이 너무 바쁘고 고단해서 지난 며칠 동안 얼마나 지루했는지 몰라. 지금 당장 시내 구경시켜 줘. 쇼핑도 하고 바람도 쐬고 싶어, 제인."제인은 잠시 당황했지만, 자신의 등장을 그토록 갈망하는 바이올렛을 보자 잘생긴 얼굴에 즉시 자랑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는 잠깐 엠마를 힐끗 보더니, 태연하게 체크인 절차를 뒤로하고 걸음을 옮겼다."엠마, 남은 짐이랑 방 문제는 알아서 처리해. 난 바이올렛 좀 데리고 나가봐야겠어." 제인은 조금의 미안함도 없이 말하곤 떠나버렸다. 자신의 정부(情婦)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엠마를 접수대에 남겨둔 채였다.만약 몇 주 전의 엠마였다면, 가슴 속에서 질투의 불길이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반응은 철저히 무관심했다. 가슴 아픔도, 실망감도 없었다. 그녀는 그저 텅 빈 감정 없는 눈으로 제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있어 바이올렛과 함께 멀어지는 제인의 모든 발걸음은, 그가 스스로 파멸의 구렁텅이로 가까워지는 과정일 뿐이었다.엠마는 직원에게 룸 카드 키를 받아 들고 돌아섰다. 바로 그때, 그녀의 눈에 로비 구석의 VIP 엘리베이터에서 막 내리는 훤칠한 체구의 중년 남성이 들어왔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