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성은 변방을 떠나지 않았다.그는 흠차의 신분으로 변방에 머물며 군영을 순찰하고, 군량의 출납을 살피며, 각종 업무를 처리했다.누구도 그를 책잡을 수 없었다. 그는 오히려 이전 어느 때보다 성실하고 빈틈없이 일을 처리했다.그러나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매일 산더미 같은 공무를 끝낸 뒤, 하윤성의 시선은 언제나 같은 곳에 머물렀다.그곳은 바로 군의처가 자리한 군막이었다.하윤성은 더 이상 서하영에게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다. 서하영의 눈에 담긴 차가운 혐오를 다시 마주할까 두려웠고, 그녀가 예전처럼 이름을 불러 주는 대신 차갑게 “승상 대인”이라 부르는 것을 듣게 될까 두려웠다.하여 그는 그저 어둠 속 그림자처럼 숨죽인 채,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는 서하영이 부상병들 사이를 오가며 상처를 씻어주고, 붕대를 감아주고, 약을 발라주는 모습을 보았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손길이 어느새 능숙해져 있었다.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핏기 없이 창백했고, 가느다란 몸은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듯 여렸다.하지만 그녀의 등은 곧았고, 눈빛은 누구보다 굳건했다.그녀가 소매를 걷어 올려 팔뚝에 남은 흉측한 흉터를 드러낼 때마다, 하윤성의 심장은 세차게 움켜쥐인 듯 아려 왔다.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그것은 그가 그녀에게 남긴 흔적이었다.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치욕과 고통의 자국이었다.그는 또 박문수라는 젊은 장군이 거의 매일 군의처에 들르는 모습도 보았다.어떤 날에는 중상을 입은 병사를 함께 옮겼다.말없이 힘을 보태는 손길은 침착했고, 다친 이를 다루는 모습에는 조심스러움이 배어 있었다.또 어떤 날에는 귀한 금창약(金瘡藥)이나 보약을 가져오기도 했다. 군에서 지급한 것인데, 다 쓰지 못해 남은 것뿐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대부분의 날에는 그저 군막 밖에 서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서하영을 바라보다 가끔 몇 마디 말을 건네는 정도였다.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하윤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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