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가 스카이힐로 돌아왔을 때 오성재가 현관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오성재는 밀봉된 서류봉투를 내밀며 공손하게 웃었다. “사모님, 김민이 입을 열었습니다. 예상하신 대로 강혜미가 시킨 일이 맞습니다. 직접 인정한 녹음 파일도 안에 들어 있습니다.”“추가로 확인한 게 있습니다. 김민과 강혜미는 단순한 지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이였습니다. 부적절한 관계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핸드폰 데이터는 지금 복구 중인데, 그 작업이 끝나면 확실한 증거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이거 봐라. 단순한 사이가 아니라고?’‘정말 남녀 관계였다면 최동찬과 내 전 시어머니가 받을 충격이 얼마나 클까?’‘벌써부터 기대되네.’유희는 차가운 서류봉투를 손끝으로 쓸었다. 눈빛도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고생했어요, 집사님.”“제가 고생한 건 아닙니다. 사실은...”오성재는 말을 하다 급히 입을 다물었다. ‘아이고, 이 입이 방정이지. 하마터면 회장님을 여기서 팔 뻔했네.’‘한마디라도 잘못 흘렸다간 내 목이 먼저 날아가겠어.’“으흠. 그보다 사모님, 5일 뒤가 최태산 어르신의 칠순입니다. 칠순 연회에 참석하실 수 있겠습니까?”최씨 집안의 총수 최태산, 지금도 집안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쥐고 있는 가장이었다.바로 동찬과 세호의 할아버지였다.예전에도 유희는 해마다 최태산의 생신 자리에 빠지지 않았다. 그때는 동찬의 아내라는 자격이었다. 이제는 세호의 아내가 되어 같은 자리에 서야 했다.너무 높은 신분 변화였다. 최씨 집안 전체의 체면과 권위를 건드리는 일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다.유희도 최태산이 자신을 좋게 볼 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유희는 내키지 않았다. 가능하다면 가지 않고 싶었지만, 현재 신분을 생각하면 빠질 수 있는 자리도 아니었다.오성재가 말을 이었다. “저희 회장님께서 사모님 명의로 드릴 선물을 미리 준비해 두셨습니다. 고미술계에서 오랫동안 전설처럼 거론되던 「고산독학도」 진품입니다.”“태산 어르신께서 몇 년 전부터 고서화 수집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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