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형님 뱃속 아이... 그 아이... 당신 아이야?”송유희는 새하얗게 질린 채 자신이 들은 말을 믿지 못했다.7개월 전, 최동찬의 친형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남편을 잃은 데다 임신까지 한 형님 강혜미가 안쓰러워서, 송유희는 날마다 몸보신 음식을 챙겼고, 산부인과 검진에도 빠짐없이 동행했다. 그렇게 정성을 다했는데 돌아온 것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역겨운 배신이었다.손에 쥔 보물처럼 아끼고 목숨보다 사랑한다던 최동찬이 자신을 배신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 본 적 없었다.“제대로 설명해.”유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파에 앉은 동찬을 똑바로 바라봤다.조명 아래 짙게 찌푸린 동찬의 눈썹에 그늘이 졌다. 평소의 여유롭고 고고한 분위기 대신 숨이 막힐 듯 무거운 기색만 내려앉아 있었다.동찬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진정해.”“우리 집안에는... 후계자가 필요해.”그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처럼 유희의 가슴을 파고들었다.3년 전, 유희는 동찬을 구하다 자궁을 크게 다쳐서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당시 동찬은 병상 곁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난 너만 있으면 돼. 아이가 뭐가 중요해? 아이는 평생 없어도 상관없어.”“...”“후계자가 필요해?” 유희는 허탈한 웃음을 흘렸고, 참아 온 눈물이 끝내 뺨을 타고 떨어졌다. “그래서 네 형수랑 아이를 만든 거야? 최동찬, 어떻게 이렇게까지 역겨울 수 있어?”짝!거센 손바닥이 유희의 뺨을 후려쳤다.시어머니 유정란은 혐오와 독기를 숨기지 않았다. “버릇없는 것! 네 남편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우리 큰애가 죽었으니 동생이 집안의 대를 잇는 게 당연하지. 네가 여기서 소리칠 일이 아니야.”“애도 못 낳는 주제에 무슨 낯으로 따져? 네 남편이 널 내쫓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살아야지!”‘애도 못 낳는 여자?’유희는 화끈거리는 뺨을 감싼 채 동찬을 바라봤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동찬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감사하게 살라고?’‘최동찬이 날 버리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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