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2시 45분. 라고스 아일랜드, 세인트 니콜라스 병원대기실에는 소독약과 바닥 왁스, 차갑게 재순환되는 공기의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아리아는 그 냄새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그녀는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데미안의 트렌치코트에 몸을 웅크린 채 몸을 감싸고 있었다. 옷은 여전히 축축했고 피부에 불쾌하게 달라붙었지만, 그녀는 집에 가기를 거부했다. 갈 수 없었다. 결과를 알기 전까지는.데미안은 자판기 옆에 서서 맥스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 병원 정문 밖으로 몰려들고 있는 기자들과 언론의 소동을 처리하고 있는 듯했다.그때, 입구의 양쪽 문이 거칠게 열렸다.카터 부부가 허겁지겁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두 사람은 뉴욕 상류층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카터 부인은 잠옷 위에 실크 가운을 걸친 채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얼굴에는 화장기 하나 없었고, 뺨에는 방금 흘린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그 뒤를 따라 들어온 카터 씨는 평소의 꼿꼿하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잃은 채, 마치 사형장으로 걸어가는 사람처럼 보였다."비비안은 어디 있어요?"카터 부인이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가 고요한 대기실에 울려 퍼졌다."내 딸은 어디 있느냐고요!"간호사 한 명이 접수대 뒤에서 급히 나왔다."부인, 제발 진정하세요. 이곳은 중환자 치료 구역입니다.""상관없어요!"카터 부인은 울부짖으며 벤치에 주저앉았다."내 아기! 그 애가 뛰어내렸다고 했어요! 아니라고 말해 줘요! 뛰어내린 게 아니라고 말해 달라고요!"아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겁게 느껴졌다.드디어 이 순간이었다.연기는 계속되어야 했다."엄마."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카터 부인이 고개를 들었다. 젖은 옷을 입고 몸을 떨며 충격에 빠진 듯 서 있는 아리아를 보자, 그녀를 버티게 하던 마지막 의지마저 무너졌다. 카터 부인은 앞으로 달려와 아리아를 와락 끌어안았다."아리아! 세상에, 네가 그 자리에 있었구나!"카터 부인은 흐느끼며 딸을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