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소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정은호 앞에 몸을 낮추고 두 손으로 동생의 얼굴을 감쌌다. 한동안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울음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은호, 키도 많이 크고 몸도 튼튼해졌구나.”“당연하죠!”정은호는 자랑스럽게 가슴을 쭉 내밀었다.“저 매일 밥을 두 그릇씩 먹어요! 훈장님도 제가 글을 아주 잘 읽는다고 칭찬하셨어요. 나중에는 꼭 장원급제할 거래요!”아이다운 자랑을 듣자 정은소는 대견하고 기뻐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그때 곁눈질로 보니 두 사람을 데려왔던 어멈이 조용히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유씨는 딸의 손을 잡고 침상 가장자리에 앉혔다. 정은소의 얼굴과 몸을 위아래로 살피는 눈빛에는 감추지 못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은소야, 어쩌다 이렇게 야위었느냐?”유씨는 떨리는 손으로 딸의 홀쭉해진 뺨을 조심스럽게 쓸었다.“혹시 장군부에서 괴로운 일이라도 당한 게냐?”정은소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를 안심시키려 애써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니에요, 어머니. 저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아이를 가진 뒤로 입맛이 없어져서 조금 야윈 것뿐이에요.”유씨는 딸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떨리는 입술을 몇 번이나 달싹이며 다시 물으려던 순간, 정은호가 두 사람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정은소의 팔을 힘껏 끌어안았다.“누님, 제가 어른이 되면 꼭 데리러 올게요!”아이는 얼굴까지 붉힌 채 씩씩하게 외쳤다.“저는 누님이 통방 같은 거 하는 게 싫습니다. 그냥 제 누님으로 지내기만 하면 됩니다!”그 말에 정은소의 눈에 다시 뜨거운 물기가 차올랐다. 그녀는 정은호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누군가 자신을 아끼고 지켜 주려 한다는 따뜻한 감각을 한순간이라도 더 오래 느끼고 싶었다.하지만 감정에만 젖어 있을 수는 없었다.정은소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힌 뒤 눈물을 닦았다. 그러고는 어머니의 손을 꼭 붙들고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어머니, 집에 은자가 얼마나 남아 있나요?”“이백육십이 냥 남았다.”유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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