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옥의 왕자에게 팔려갔다: Chapter 61 - Chapter 70

75 Chapters

제61장

주자르레이야“이것 좀 도와줄래요?”나는 읽고 있던 책에서 고개를 들어 라일을 바라보았다. 그는 당근 몇 개와 그 옆에 놓인 칼이 담긴 쟁반을 내게 건네고 있었다. 나는 책을 조심스럽게 덮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뒤, 쟁반을 내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뭐…… 뭘 해야 하는데요?”나는 당황한 눈으로 그것들을 바라보며 말을 더듬었다.“뭘 해야 하냐니?”그가 갑자기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잘게 썰어.”그가 알려주었다.내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내 눈이 그의 얼굴과 내 앞에 놓인 쟁반 사이를 오가는 것을 본 그의 눈이 깨달았다는 듯 커졌다.“너……”그가 말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며 내가 끼어들기를 기다렸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그의 표정이 더욱 진지해졌다.“당근 써는 법을 모르는 거야?”그는 조용히 물었다. 우리 둘뿐이었는데도 마치 다른 누구에게도 들려서는 안 되는 말이라도 되는 것처럼.“네, 몰라요.”나는 중얼거렸다. 그가 내가 당연히 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를 실망시킨 것 같아 조금 부끄러웠다.그는 테이블 가까이 다가와 내 맞은편에 섰다. 그러면서도 내 눈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그럼 네가 할 줄 아는 건 뭐야?”“말 타기, 사냥, 물고기 잡기, 불 피우기……”“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잖아, 레이야.”그는 가볍게 웃으며 눈을 굴리듯 말끝을 잘랐다. 나는 시선을 내리고 쟁반 안에 놓여 있는 당근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나는 요리할 줄 몰라요.”나는 중얼거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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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주자르레이야“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나는 조급하게 물었다. 집 밖에 있는 작은 숲을 걸어가며 부러진 나뭇가지와 동물의 배설물을 피해 다녔다.“거의 다 왔어요, 레이야.”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지금이 하루 중 언제인지 확신할 수 없어서 아침 식사라고 해야 할지 저녁 식사라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식사를 마친 후, 그는 나에게 자신과 함께 산책을 가자고 했다. 내가 어디로 가느냐고 묻자, 그는 비밀이라고 말했다.나무와 덤불 사이를 몇 분 동안 걸은 뒤에도 나는 계속 그가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물었고, 그의 대답은 나를 믿으라는 것이었다.“여기요.”그가 말했다.나는 땅을 바라보던 시선을 들어 우리 앞에 아름다운 샘물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물의 맑은 정도와 눈부시게 푸른 색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곳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물은 이상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왜 저렇게 보여요?”나는 그것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확신한 뒤 물었다.“거꾸로 흘러요.”그가 대답하며 바닥에 놓인 작은 나무 밑동에 몸을 낮춰 앉았다.“거꾸로요?”“방금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요.”그가 웃기 시작하는 소리를 듣고 나는 그를 돌아보았다. 나는 눈을 굴린 뒤 다시 이상한 물줄기를 살펴보았다.정말 거꾸로 흐르고 있었다.나는 물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고 싶어 눈으로 물줄기를 따라갔지만, 더 이상하게도 물은 그저 멈추는 것처럼 보였다.“저 물은 어디로 가요?”한참 동안 헛되이 바라본 뒤 내가 물었다.“그건 나도 몰라요.”그의 대답을 듣고 나는 포기했다. 이곳은 이미 아주 이상한 곳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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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주자르레이야“그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그가 소리치자 나는 의자 위에서 그대로 얼어붙었다.“그렇게 잡으면 다칠 거예요.”그는 조금 더 차분한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는 칼을 잡고 있던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내 뒤로 걸어온 그는 양파를 잡고 있던 내 다른 손 위에도 자신의 두 번째 손을 올렸다.“칼은 이렇게 잡아요.”그가 속삭였다.그는 내 손을 단단히 잡았지만 부드럽게 칼 끝부분을 쥐었다. 그리고 그것을 양파에 가져다 대고 천천히 채소 위로 내려 양파 한 조각을 잘라냈다.그는 같은 동작을 몇 번 더 반복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내 두 손을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게 잡고 있었다.“이렇게.”그가 부드럽게 말했다.그는 너무나 다정했다.내 바로 뒤에 그렇게 가까이 서 있는 그에게 나는 몸을 기대었다. 나는 손에 힘을 풀고, 그가 그 과정을 따라 내 손을 이끌도록 내버려두었다.조용히 채소가 점점 작은 조각으로 잘려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이제 제가 직접 해보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양파가 절반쯤 잘렸을 때 내가 물었다.“쉿.”그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귀여운 웃음이 내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는 계속 그가 양파를 잘라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특히 그의 손이 내 손 위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는 그가 계속하게 내버려두는 편이 더 좋았다.그가 양파의 끝부분으로 다가갈 때,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그가 속도를 늦춘 것처럼 보였다.그는 이 순간이 끝나기를 원하지 않았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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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주자르레이야나는 거실로 들어갔고, 들뜬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라일의 눈과 마주쳤다.“자, 여기 누가 오셨나?”그의 얼굴에는 활짝 미소가 번져 있었다.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은 아니었다.나는 그의 긴 셔츠 중 하나를 입고 있었고, 그 아래에는 커다란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가 찾을 수 있는 것 중 가장 작은 사이즈였지만, 그래도 내게는 여전히 컸다.“아버지 옷을 입은 남자아이처럼 보여요.”나는 그에게 다가가며 내 몸에 걸친 옷을 내려다보았다.“아주 예쁜 남자아이처럼 보이는데요. 내가 한마디 덧붙이자면.”나는 그에게 빈정거리듯 바라보았고, 그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이렇게 입은 모습을 보는 사람은 나 말고는 아무도 없을 거예요.”그가 웃음을 멈춘 뒤 부드럽게 말했다.나는 그의 옆에 있는 의자로 걸어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그리고 당신은 그 모습도 정말 아름다워요.”그가 덧붙였다.그는 내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내 손을 향해 손을 뻗었다.나는 그의 손을 잡도록 내버려두었다.그는 내 팔을 가볍게 당겨 자신에게 조금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그가 이끄는 대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그리고 어쩌면……”그가 나를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속삭였다.“언젠가는 내가 당신에게서 그것들을 벗겨내게 해줄지도 모르죠.”나는 즉시 당황했다.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뺨 주변의 피가 더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바로 그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한 손으로 내 손을 잡은 채, 다른 손을 내 목 뒤로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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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주자르레이야식사를 마친 후 라일은 잠이 들었고, 나는 혼자 남겨졌다.우리 중 한 사람이 잠들면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이 할 일을 찾아야 했다.그는 아마 그런 생활에 익숙한 모양이었지만, 나는 아니었다.나는 완전히 지루했고, 내 마음속 불편한 생각들과 홀로 남겨져 있었다.나는 그가 책장에 꽂아둔 책들을 훑어보았다.정말 많았다.나는 몇 권을 꺼내 읽어보다가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았다.로맨스 소설부터 살인에 관한 책, 악마와 천사에 관한 책까지 다양했다.흥미를 끌 만한 책을 아무렇게나 찾아보고 있었지만, 사실 나는 마법과 주문에 관한 책을 발견하기를 바라고 있었다.두 번째 선반을 살펴보고 있을 때, 책 한 권 안에 급하게 밀어 넣은 것처럼 보이는 작은 종이 한 장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나는 그 종이를 꺼내려고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꺼낼 수가 없었다.나는 책 전체를 쉽게 꺼낸 뒤 종이를 잡아당겨보았다.그래도 소용이 없었다.작은 종이 한 장이 책의 페이지에 단단히 붙어 있는 것이 이해되지 않아 당황한 나는 몇 순간 동안 책 전체를 살펴보았다.그 종이에는 봉인 문양이 찍혀 있었고, 그 안에는 K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그러다 나는 책을 열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나는 책을 열려고 했지만, 그것 역시 실패했다.나는 완전히 혼란스러웠고, 조금 불안하기까지 했다.종이를 꺼낼 수도 없었고, 책을 열 수도 없었다.그런데도 나는 그 책을 아무 어려움 없이 들어 올릴 수 있었다.뭔가 이상했다.말이 되지 않았다.그리고 그 K.그것은 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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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

주자르레이야그 책 사건 이후로 나는 라일을 경계하고 있었다.나는 그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그가 무엇을 숨기고 있든, 그는 그것을 아주 잘 숨기고 있었다.그는 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그가 자신의 비밀을 완벽하게 숨기고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데 완벽한 연기를 하고 있었다.“레이야.”그가 내가 열중해서 읽고 있던 판타지 소설에서 내 주의를 돌렸다.“네, 라일?”나는 고개를 들어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그를 바라보았다.“수영할 줄 알아요?”뜬금없는 그의 질문이 나를 웃게 했다.나는 그에게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책을 덮었다.“아니요, 못 해요.”“좋아요.”그가 기쁜 듯 손을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내가 가르쳐줘야 할 게 하나 더 생겼네요.”그는 나보다 더 신이 난 것처럼 들렸다.그 모습에 나는 살짝 킥킥 웃었다.“나는 이 책이나 마저 읽는 게 좋을 것 같은데.”나는 중얼거리며 페이지가 펼쳐진 책을 집어 들었다.내가 읽던 부분을 찾으려고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책이 내 손에서 날아갔다.“레이야, 나는 평생 혼자 살아왔어요.”나는 그가 조금 전 내게서 낚아챈 책을 덮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런데 마침내 남은 생을 한 사람과 함께 보낼 기회를 얻었어요.”그의 목소리는 그의 눈빛만큼이나 차분했다.“그것도 내가 말하자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람과 말이에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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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주자르레이야작은 샘에 도착하는 내내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그는 내 손을 꽉 붙잡고 있었다.예전에 그가 잡아주던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방식이 아니었다.좀 더 거칠고 공격적인 방식이었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분노를 내게 투영하고 있었다.마침내 우리는 물가에 도착했고, 그는 나를 놓아주었다.오는 내내 몇 번이나 그의 손아귀가 얼마나 꽉 조여 있는지 말하고 싶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무서웠다.그가 무언가에 화가 난 것은 분명했지만, 나는 그가 화가 났을 때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그리고 알아내고 싶지도 않았다.“아름답지 않아?”그는 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나도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기 위해 그의 곁에서 조금 떨어져 걸었다.정말 아름다웠다.아주 깨끗하고, 수정처럼 맑아 보였지만, 여전히 이상하게도 물은 거꾸로 흐르고 있었다.“아름답네요.”나는 그에게라기보다 나 자신에게 속삭이듯 말했다.“당신만큼 아름답지는 않지만.”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그의 입술에는 작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나는 칭찬받은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속으로 부끄러워하며 그 감정을 조금 겉으로 드러내고 싶었다.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나는 그의 칭찬에 전혀 기쁘지 않았다.대신 나는 그럴듯하게 보이기를 바라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그럼……”그가 두 손을 맞잡으며 더 크게 미소 지었다.“뛰어들 준비됐어요?”그가 옷을 벗기 시작하는 모습을 나는 바라보았다.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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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장

주자르레이야나는 조용히 작은 집으로 돌아갔다.다친 손목은 다른 손으로 가슴에 꼭 끌어안은 채, 흐느낌을 억지로 멈추려고 애썼다.그가 내 뒤를 따라 걷고 있는 것이 들렸다.그는 따라오면서 몇 번이나 나를 불렀지만, 내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몇 번 시도한 끝에 입을 다물고 그저 내 뒤를 따라 걸었다.라일에게 느끼고 있던 미묘한 두려움은 이제 더 이상 미묘하지 않았다.나는 그와 단둘이 있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다.그의 곁에 있는 것도 두려웠다.앞으로 어떻게 이곳에서 그와 함께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나는 이곳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그에게 등을 돌리는 순간, 나는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만약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면, 차라리 내 목숨을 끊고 싶었다.어느 쪽이든, 남은 생을 그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살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나는 작은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고, 그는 내 뒤를 따라 들어왔다.나는 작은 그릇에 물을 담기 위해 부엌 구석으로 갔다.그리고 밖으로 나가 차가운 물을 부어 부어오른 손목에 끼얹었다.나는 조용히 고통에 얼굴을 찡그렸다.붉은 자국은 이제 훨씬 더 짙어져 있었다.그것을 보며 그가 내 손목을 얼마나 세게 잡았던 것인지 궁금해졌다.내 손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인간이 내게 가한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나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려고 몸을 돌렸고, 그대로 그의 넓은 가슴에 부딪혔다.나는 급히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우리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만들었다.“얼음 좀 대게 해줘요.”그가 다정하게 제안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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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장

주자르레이야지난 며칠 동안 나는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다른 주민은 아무도 없는 낯선 마을의 같은 집에서 라일과 단둘이 지낸다는 것은 너무나 불안한 일이었다.나는 그의 눈을 바라볼 수 없었고, 그가 내 가까이에 올 때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나는 그의 농담에 항상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아무것도 예전 같지 않았다.내 손목의 통증도 이제는 가라앉았다.하지만 자국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내가 그의 손에 얼마나 끔찍한 일을 당할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주는 손목 주위의 붉은 띠였다.나는 그가 나에게 무언가 달라진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도 믿을 수 없었다.그가 정말 눈치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연기를 아주 잘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어느 쪽이든, 그는 처음과 아주 똑같은 모습으로 행동하고 있었다.“오늘은 뭐 할까, 레이야?”그의 목소리가 내가 읽고 있던 책에서 내 주의를 돌렸다.내가 하는 일은 책을 읽는 것뿐이었다.나는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놓았다.나는 이곳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이 있는 현실 세계에 나가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나는 칼테인으로 돌아가 헬리온의 따뜻한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나는 여동생과 와인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했다.내 상상만이 내 삶에서 유일한 즐거움이었다.“모르겠어요.”나는 속삭였다.나는 그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가 내 근처에 오는 것조차 원하지 않았다.그와 무언가를 하는 것은 내 계획에 전혀 없었다.“여긴 조금 지루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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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주자르레이야내 삶은 공식적으로 살아 있는 지옥이 되어버렸다.빠져나갈 방법도 없이, 성격에 문제가 있고 불안감을 안겨주는 태도를 가진 남자와 남은 생을 함께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할 수 없었다.더 이상 연기할 수도 없었다.예전에는 나를 설레게 했던 그의 미소가 이제는 구역질 나고 역겨웠다.예전에는 나를 설레게 했던 그의 목소리가 이제는 무서웠다.“레이야.”그가 다른 방에서 나를 불렀다.그가 나를 부를 때마다 내 심장은 잠시 멈추는 것 같았다.그가 내 주변에 있을 때면 방 안의 공기만으로는 숨을 쉬기에 충분하지 않았다.“오늘은 당신이 나를 위해 요리해줘요.”그가 거실로 걸어 들어오며 말했다.나는 읽고 있던 책에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그가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웠다.“저는 요리할 줄 몰라요.”그는 이것을 알고 있었다.나는 그가 테이블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음에 어떤 거들먹거리는 말을 할지 기다렸다.“남편을 위해 요리하는 건 여자의 일이에요.”그의 말에서 어떤 부분이 나를 가장 역겹게 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하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그가 자신을 내 남편이라고 지칭한 부분이 단연 최고였다.정말 뻔뻔하기도 하지.어제 나에게 잘난 척하는 듯한 사랑을 고백하더니, 이제는 자신을 내 남편이라고 부르고 있었다.나는 반응하고 싶었지만, 다시 괴롭힘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아니, 더 심하게 맞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내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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