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한 위장장대비가 쏟아지는 오후였다. 서울 도심의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차승우의 저택은 겉보기엔 평온했으나 그 안은 이미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거실 바닥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난감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고, 막내 예준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천장을 찔렀다."오늘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대표님. 도저히 못 하겠어요. 이건 보모가 아니라 조련사를 부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오늘 새로 왔다던 보모가 가방을 챙겨 도망치듯 집을 나갔다. 승우는 마른세수를 하며 소파에 몸을 던졌다. 잘나가는 IT 보안 기업 '에이전트 실드'의 대표인 그였으나, 세 아이의 육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그동안 거쳐 간 보모만 벌써 수십 명이었다. 첫째 민준은 입을 닫았고, 둘째 서아는 신경질적으로 변했으며, 막내 예준은 눈만 뜨면 울었다.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승우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현관으로 향했다. 모니터에는 빗물에 젖은 채 차분하게 서 있는 한 여자가 보였다. 그녀는 단정한 셔츠에 면바지, 그리고 도수가 높은 안경을 쓰고 있었다."누구십니까?""오늘 면접 보기로 한 강이슬이라고 합니다."승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보모 지원자 리스트는 머릿속에서 지워진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차분했고, 그 고요함이 승우의 신경을 자극했다. 그는 자석에 이끌리듯 문을 열었다.이슬은 젖은 우산을 갈무리하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의 시선이 순식간에 거실 전체를 훑었다. 겉으로는 엉망이 된 집안 꼴을 살피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녀의 눈은 퇴로와 사각지대, 그리고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있었다.'CCTV 세 군데, 사각지대는 부엌 쪽 창문. 침입자가 들어오기에 가장 최적의 경로는 2층 테라스군.' 이슬은 무의식적으로 전술 지도를 머릿속에 그렸다.특전사 707 특수임무단 소속 상사 강이슬. 그녀는 일주일 전 전역했다.아니, 정확히는 '위장' 중이었다. 국가 기밀 작전 수행 중 노출된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상부에서 내린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