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팔월 초아흐레, 혼인하기 좋은 길일이었다.소부에는 등불과 비단 장식이 화려하게 내걸렸다.붉은 비단이 대문 위에서 정청까지 길게 이어졌고, 회랑 아래에는 새빨간 등롱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뜰에는 붉은 융단이 깔렸고, 계화 향기가 가을바람에 실려 소부 곳곳에 퍼졌다.하객은 많지 않았다. 박정환이 두 사람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쉽지 않았으니 조용히 치르고 크게 벌일 필요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윤서하는 동경 앞에 앉아 있었고, 다은이 뒤에서 머리를 빗겨 주었다."첫 빗질은 머리끝까지, 두 번째 빗질은 백발이 될 때까지 해로하고, 세 번째 빗질은 자손이 가득하기를."다은은 말을 읊다 목이 메어 목소리가 쉬었고 눈시울도 붉어졌지만, 손만큼은 흔들리지 않아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았다."아가씨, 오늘 정말 아름다우세요."윤서하는 동경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다.봉관하피를 갖추고 있었고, 새빨간 혼례복에는 금실로 원앙이 수놓아져 있었다. 깃과 소맷부리에는 진주가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박시헌이 사람을 시켜 보름 동안 서둘러 만든 옷이었다.한 번 입어 보았을 때 허리 품이 조금 커서 한 차례 고쳤고, 지금은 몸에 꼭 맞았다.윤서하는 고개를 숙여 허리에 찬 백옥을 어루만졌다.옥패를 찾아낸 것이었다.박시헌은 물에 능한 호위 십여 명을 보내 이틀 동안 호수 바닥을 샅샅이 더듬게 했다. 마지막에는 젊은 호위 하나가 진흙 속에서 옥패를 찾아냈다.윤서하의 손에 돌아왔을 때도 옥패에서는 호수 바닥의 진흙 냄새가 났다. 윤서하는 그것을 깨끗이 씻어 손수건에 싼 뒤 가슴에 품고 하룻밤을 보냈고, 다음 날부터는 허리에 차고 다녔다.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문 앞에는 새빨간 혼례복을 입고 가슴에 붉은 비단꽃을 단 박시헌이 서 있었다.평소 희푸른 색이나 옅은 청색 계열의 수수한 옷을 즐겨 입던 그가 온통 붉은 옷을 차려입으니, 오히려 옥처럼 빛나는 얼굴이 더욱 돋보였고 눈썹과 눈매에는 평소보다 한층 늠름한 기운이 더해졌다.박시헌은 윤서하를 보자 한참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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