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송건호는 신유진의 집 앞에서 네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다.신유진의 부모님은 끝내 마음을 돌리지 않았고 신유진 역시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밤이 깊어지고 나서야 송건호는 초라한 모습으로 호텔로 돌아왔다.마치 모든 걸 잃은 도박꾼처럼 송건호는 술을 한가득 사 들고 호텔로 돌아가 술을 진탕 마셨다.호텔에 도착했을 때 박정순이 본 것은 인사불성이 된 아들의 모습이었다.화가 난 박정순은 송건호의 뺨을 한 대 세게 때렸다.“지금 네 꼴 좀 봐! 이게 대체 뭐니?”송건호는 뺨을 맞고도 저항하지 않고 그저 모든 걸 포기한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조하듯 말했다.“어머니, 이렇게 된 것도 다 자업자득인 거죠?”박정순은 아들이 안쓰러우면서도 화가 났다.“유진이가 네 곁에 있었을 때 너는 유진이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어. 지금 유진이는 새출발을 했어. 그런데 왜 너는 이런 꼴을 하고 있는 거야? 네가 이런다고 유진이가 다시 돌아올 것 같아?”송건호는 그 말을 듣고 더 괴로워져서 허탈한 표정으로 손에 든 반지를 넋 놓고 바라보았다.이제는 신유진 앞에서 말을 꺼낼 용기조차 없었다.송건호는 박정순의 옷자락을 붙잡고 말했다.“어머니, 저 좀 도와주세요. 저는 유진이를 잃고 싶지 않아요.”한참 뒤, 박정순은 한숨을 내쉬었다.결국 아들이 안쓰러웠던 박정순은 송건호를 도와주기로 했다.“이제 곧 우리랑 협력하는 해외 회사에서 자선 파티가 열릴 예정인데 아마 유진이도 참석할 거야.”그것이 유일한 기회였다.자선 파티 당일, 신유진은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몸이 나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저 기분 전환할 생각으로 참석한 것인데 그곳에서 뜻밖에도 최지욱을 만나게 되었다.최지욱의 시선이 신유진의 머리로 향했다.“회복이 잘됐네요. 흉터가 남지 않을 것 같아요.”신유진이 몸을 회복하는 동안 최지욱은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었고, 직접 찾아와 살펴보기도 했다.고마운 마음에 막 입을 열려던 순간, 곁눈질로 입구에 서 있는 송건호를 발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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