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는 목검의 손잡이를 힘껏 움켜쥐었다.식혀 둔 차를 주전자에 담아 오던 금란은 그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리며 한소희를 돌아보았다.“아씨, 제가 가서 돌려보내겠습니다.”“그럴 필요 없다.”한소희는 목검을 칼걸이에 내려놓으며 담담히 말했다.“무릎을 꿇고 싶다면 그대로 두어라.”한소희는 금란이 건넨 질그릇 사발을 받아, 식혀 둔 차를 천천히 한 모금씩 마셨다.“계속한다.”곧 목검이 나무 말뚝을 내리치는 소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고, 아까보다 묵직해진 타격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두 차례의 베기 수련을 마칠 무렵,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동쪽에서 밀려온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낮은 천둥이 산등성이를 울리는 가운데, 흙냄새를 머금은 바람이 수련장으로 거세게 들이쳤다.콩알만 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한소희는 마침 마지막 일격을 끝낸 참이었다.한소희는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처마 아래에 선 채, 수건으로 목검에 맺힌 빗물을 닦았다.그때 오늘 밤 보초를 맡은 젊은이가 산 입구 쪽에서 다급히 달려오더니, 얼굴을 타고 흐르는 빗물을 훔치며 입을 열었다.“아씨, 그자가 아직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빗줄기는 갈수록 굵어졌고, 기왓장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요란한 소리를 냈다.금란은 한소희의 곁으로 다가가 목소리를 낮췄다.“아씨, 비가 너무 많이 내립니다. 산길에 고인 물이 벌써 발목을 넘었으니, 반 시진만 더 내리면 계곡물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겁니다.”한소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때 뒤에서 고승훈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대로 폭우가 쏟아지면 언제 계곡물이 들이닥칠지 모르오. 하필 그자가 무릎을 꿇은 곳이 물길이 지나는 자리요.”금란의 안색이 달라졌다.“아씨, 제가 가서 당장 떠나라고 하겠습니다.”“네 말은 듣지 않을 것이다.”한소희는 목검을 칼걸이에 돌려놓았다.“한번 마음먹은 일은 누가 말려도 듣지 않는 자다.”빗줄기는 더욱 거세졌고, 그 순간 하늘을 가른 번개가 수련장 전체를 섬뜩하리만큼 하얗게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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