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말이 떨어지자 강도윤과 나는 동시에 얼어붙고 말았다.강도윤의 마음이 더 이상 우리 가정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지난 28일 동안, 그가 백서윤 때문에 나와 아들을 내팽개칠 때마다 나는 아이에게 그를 ‘아저씨’라 부르게 했다.이제 그만 가치 없는 사람을 위해 상처받지 말자고, 나와 아이 스스로에게 주는 일종의 경고였다.하지만 아들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이제 고작 일곱 살. 한창 아빠를 의지할 나이였다.그동안 아이는 내가 ‘아저씨’라고 부르라고 시킬 때마다 늘 한참을 주저하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겨우 ‘아저씨’라고 부르곤 했었다.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아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막힘없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마치 마음속으로 수백 번도 넘게 연습했던 단어를 뱉어내듯이 말이다.우리가 할 말을 잃고 서 있자 아들은 먼저 내 손을 꼭 쥐며 강도윤을 향해 말했다.“아저씨, 바쁘시면 가보세요.”그러더니 다시 나를 올려다보았다.“엄마, 우리 빨리 가자. 예약 시간 다 돼가.”아이는 내 손을 이끌고 묵묵히 사진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이 가족사진 촬영은 강도윤이 아들의 학부모 모임에 불참했던 일을 만회하겠다며 먼저 제안한 것이었다.아들은 그 약속 하나를 무려 보름이나 손꼽아 기다려 왔었다.나는 아이에게 이끌려 뻣뻣하게 걸음을 옮겼다. 가슴 위에 무거운 돌덩이라도 얹힌 것처럼 숨이 턱 막히고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강도윤의 외도를 알아챈 건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그가 백서윤 아들의 생일을 챙겨주고 돌아온 날, 코트 주머니에 미처 버리지 못한 영수증 하나가 남아 있었다.유니버설 스튜디오 3인 가족 입장권.아들은 여섯 번째 생일날, 가족이 다 함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가서 제일 좋아하는 미니언즈를 보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었다.하지만 강도윤은 유치하다며 단칼에 거절했었다.그래 놓고 며칠 뒤, 남의 자식을 데리고 그곳에 간 것이다.나는 강도윤의 휴대폰을 몰래 뒤져 백서윤의 SNS를 확인했다.[꿈만 같은 곳이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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