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시곗바늘이 날카롭게 베는 소리가 진한 블랙 체리 냄새와 섞여 어두운 거실을 가득 채웠다. 우성은 구석으로 밀려난 채 아무렇게나 앉아 있었다. 그의 눈동자가 허공 속에서 발버둥쳤다.띠, 띠띠-띠.갑자기 들려오는 도어록 소리와 함께 소연이 들어왔다. 또각거리던 그녀의 신발이 현관에 가지런히 놓이고, 적갈색 손가방은 아일랜드 식탁 위에 올려졌다.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을 법도 한데, 소연은 마치 제 집인 양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내 우성을 찾아낸 그녀의 얼굴에 옅은 웃음기가 돌았다.“아이 참, 또 왜 이러고 있어-”소연의 목소리에 우성이 고개를 들어 다가오는 그녀를 가만히 응시했다.화려한 눈화장과 생기 넘쳐 보이는 입술, 반짝이는 눈동자가 어둠을 밝게 비췄다. 우성의 앞에 쪼그려 앉은 소연은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고 살짝 숙이며 말했다.“밥 또 안 먹었지? ...가만있어 봐, 내가 뭐 좀 해 줄게.”“...왜 또 왔어?”우성의 갈라진 목소리가 부엌으로 향하는 소연에게 겨우 닿았지만 금세 힘없이 흩어져 버렸다. 소연은 일어나 냉장고를 이리저리 뒤지며 달그락거리기 시작했다.“아 맞다, 오빠. 그거 알아? 오늘이 우리 헤어진 지 벌써 100일째더라. 시간 진짜 금방 가지?”아무렇지 않게 뱉는 그녀의 물음에 우성의 눈동자가 조금 흔들렸다. 그는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무심한 소연이 새삼 얄미워졌다.‘...100일.’시간이 그렇게나 흘렀나 싶어 우성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사람이 말하면 좀 대꾸를 해 줘야지. 말하는 사람이 무안하잖아.”“...그만하고 가. 어차피 안 먹어.”우성의 차가운 말투에 소연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안 먹기는 왜 안 먹어. 굶어 죽게? 차려 놓고 갈 테니까 꼭 먹어.”“...”우성은 소연의 의도를 알 수 없어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와 헤어지자고 했던 건 다름 아닌 소연이었다. 우성은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런 그를 잠깐 지켜보던 소연은 정적 속에서 요리를 계속했다.그녀가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