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여빈족 촌 족장의 천막 안에서, 나는 온몸을 파고드는 극심한 통증 속에 눈을 떴다.낯선 사내 하나가 내 손을 잡고 있자, 놀란 나는 연달아 뒤로 물러났다.사내는 즉시 내 손을 놓고 목소리를 한껏 낮추었다.“아가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나는 여빈족의 새로운 족장 조세율이라 합니다.”“그대를 해칠 생각은 없습니다. 대윤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상처가 다 나은 뒤 사람을 붙여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겠습니다.”나는 의심과 놀라움이 뒤섞인 눈으로 조세율을 바라보았다.“유모는 어디 있습니까?”조세율은 한숨을 내쉰 뒤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유모가 눈시울을 붉히면서 안으로 뛰어들어왔다.“아씨, 깨어나셔서 참으로 다행입니다!”유모는 내 온몸의 상처를 꼼꼼히 살펴본 뒤에야 자신이 알아본 소식을 차근차근 들려주었다.알고 보니 앞선 늙은 족장은 정통성이 없는 자였고, 지금의 새 족장이야말로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자였다. 늙은 족장은 당시 제 욕심을 채우려다 후환을 뿌리 뽑지 못했다.뜻밖에도 새 족장의 일파가 불과 10년 만에 다시 반란을 일으켰고, 늙은 족장의 목을 베어 천막 앞에 높이 내걸었다.그러나 나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허나 어찌하여 저를 구한 것입니까? 이를 빌미로 대윤국을 겁박하려는 게 아닙니까?”그때 조세율이 천막 자락을 걷고 다시 들어왔다.“5년 전, 나는 여빈족 사신을 따라 대윤국에 조공을 바치러 갔었습니다.”“그러나 마음대로 죽여도 되는 사졸로 여겨져 비무대에 올랐고, 하마터면 난장에 버려져 죽을 뻔했습니다.”“그때 지나가던 그대가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의원을 불러 주었습니다. 덕분에 내가 오늘까지 살아남았고, 마침내 내 것이었던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눈앞의 장대한 사내와 그해 여위고 중상을 입었던 아이가 도무지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그래도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조세율이 무슨 마음을 품고 있든, 지금의 나는 그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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