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기태는 은별과 헤어지고 허전한 마음을 추스르고자 외출하기 위해 객실을 나서는 길이었다.엘리베이터 경고음에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시선이 갔다.한 남자가 엘리베이터 문을 손으로 잡고 있고, 그곳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한 은별이 있었다.기태는 제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엘리베이터를 가로막고 있는 남자가 얼굴을 뒤로 돌리는 순간, 자신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알았다.“…!”은별이,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은별의 입에서 나오는 ‘기태’라는 단어에 재훈이 엘리베이터를 잡고 있던 손을 미련 없이 놓았다.그가 기태를 향해 몸을 완전히 돌렸다.하, 고은별. 설마, 설마 했다.오늘 은별이 홍보팀과 마지막 점심을 먹을 거라는 것을 재훈은 이미 알고 있었다.혹시나 그녀가 일을 그만두는 것에 서운해할까 봐, 출근 전 그녀를 부둥켜안고 ‘고은별 기자님’ 소리만 백번은 해 주고 왔다.장난 그만하라며 자신을 밀어내는 그녀를 더 꼬옥 안아 주었다.앞으로는 자신이 먹여 살릴 테니, 걱정 말라고. 이래 봬도 건물주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었다.제 애교에 살풋 웃던 그녀의 모습이 너무 예뻐, 한참 동안 빨간 입술에 키스하며 숨결을 나눴었다.그랬는데…. 온갖 아양 다 떨어가며 위로해 주었건만, 보란 듯이 날 배신한 고은별이다.그것도, 범인이 기태란다. 기태.네임펜으로 꾸욱, 꾹, 눌러 적혀 있던 칫솔의 주인.면도크림과 에프터 쉐이브의 주인.그리고… 씨발! 빌어먹을, 콘돔의 주인이었다.어라? 그런데, 이 새끼 낯이 익었다.하! 일주일 전, 마트에서 자신을 노려보던 우산 아저씨였다.그럼, 그날도 이 새끼랑!뭐야, 고은별. 그날 현관에서 날 때린 것도 이 새끼 때문이었어?재훈이 7층으로 은별을 데리고 간 이유는, 7층에 객실을 잡아서였다.같이 온 직원을 먼저 보내고, 두 시간을 호텔 로비에서 초조한 마음 반, 화를 억누르는 마음 반으로 은별을 기다렸다.두 시간.너무 긴 시간이다. 부정을 저지르고도 남을
Terakhir Diperbarui : 2026-08-29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