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얼굴부터 천재뮤지션이라 죄송합니다: Kabanata 61 - Kabanata 70

84 Kabanata

61화 - 가이드 보컬(1)

극장 문을 나서자 제법 차가운 밤공기가 이들을 맞이했다. "춥다, 얼른 집에 가자." 은우가 몸을 움츠리며 말하자 젤리곰 브라더스도 종종걸음으로 발을 맞췄다.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은 쌀쌀했지만 대화만큼은 훈훈한 열기를 띠었다.은우와 젤리곰은 방금 막을 내린 뮤지컬의 화려한 무대와 귓가에 맴도는 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걸음을 옮겼다. “은우. 어땠어?”“좋았어.”“아티스트치고는 참 짧은 감상문이네.”“좋은 걸 좋았다고 하지, 뭐라고 그래?”“아··· 티켓값 날렸네.” 젤리곰 2호의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멀리서 온 친구를 위해 치열한 티켓팅 끝에 어렵사리 VIP석까지 구했건만,정작 무대를 보고 나온 은우의 반응이 묘하게 미적지근했기 때문이다.차가운 밤바람을 맞아서인지, 서운함에 마음마저 덩달아 움츠러드는 기분이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투덜거리는 젤리곰을 향해, 은우가 그제야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눈빛은 겉보기와 달리 깊은 여운으로 짙게 가라앉아 있었다. “나, 그동안 노래를 너무 대충 부른 것 같아.” 예상치 못한 고백에 젤리곰 2호가 눈을 크게 떴다. “뭐? 그동안 진심으로 부르지 않았다는 뜻이야?”“아니. 매번 목이 터져라 불렀지. 그런데 바로 그게 문제였어.&r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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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 가이드 보컬(2)

"아니, 그런 엄청난 걸 왜 하필 나한테 부탁하는 건데?" 은우가 황당하다는 듯 묻자, 젤리곰 1호가 과장되게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게 말이다! 도대체 왜 우리한테 그딴 난해한 걸 맡겼는지 우리도 미칠 노릇이야.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EDM이 들어가는 뮤지컬이라길래 꽤 신선하다고 생각해서 덥석 물었지. 그런데 웬걸, 극 중 배역이 무려 스페이스 오페라 가수라는 거야!""스페이스 오페라?""그래! 우주를 배경으로 EDM 비트 위에서 오페라 발성을 넘나들며 노래해야 한다고! 이걸 도대체 어떻게 살려야 하나 매일 머리를 쥐어뜯으며 후회하고 있었는데, 마침 구세주처럼 은우 네가 미국에 딱 나타난 거지. 하하하!" 그 순간, 은우의 머릿속에서 모든 퍼즐 조각이 딱딱 맞춰지는 소리가 났다. "잠깐만. 아… 그래서 혹시 나한테 보컬 수업료를 한 푼도 안 받은 거야?""빙고! 드디어 눈치챘군. 하하하하하!" 젤리곰 브라더스는 자기들의 완벽한 계획이 성공했다는 사실이 몹시 자랑스러운 듯,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바보처럼 낄낄거렸다.은우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픽 흘렸다. 나름대로 눈치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다.그런데 이 덩치 큰 형들의 치밀한 '이중 덫'에 아주 보기 좋게 걸려들고 말았다.공짜 수업으로 마음의 빚을 지우고, 최고급 VIP석으로 뮤지컬의 감동을 극한까지 채워준 뒤, 절대 거절할 수 없는 타이밍에 들이미는 이 완벽한 설계라니. "참 나, 이름만 젤리곰이지 완전 꼬리 아홉 개 달린 능구렁이 여우들이었네." 은우의 뼈 있는 농담에도 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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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 가이드 보컬(3)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는 그 뻔뻔하고 당당한 대답에 은우는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뭐?”“신선했거든. 때론 부족한 신선함이 완숙된 클래식을 넘을 때가 있어.”“너네··· 프로듀싱 능력보다 말발이 더 좋은 것 같아.”“알고 있어. 그래서 우리가 그 프로그램에 섭외된 거지. 제작진이 아주 그냥 홀딱 빠졌었거든. 하하하!” 젤리곰 1호가 자랑스럽게 웃었다.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어차피 가이드니까 너무 힘주지 말고 편하게 해.""알았어." 은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녹음 부스 안으로 들어섰다.묵직한 방음문이 닫히며 세상과 단절된 고요가 찾아왔지만, 이상하리만치 긴장감은 일지 않았다.오히려 내 방 침대에 누운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게 가라앉았다.마이크 앞에 선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헤드폰을 썼다.은우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눈을 감았다.가볍게 숨을 골라낸 그는 유리창 너머의 젤리곰을 향해 여유롭게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불안이나 긴장 대신 기분 좋은 이완만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스스로의 틀을 깬 은우가 새로운 우주로 유영할 완벽한 준비를 마친 참이었다. “아무리 은우가 잘해도 며칠은 걸리겠지?”“응. 쟤나 우리나 주 장르는 아니니까.” 젤리곰이 웃으며 음악 볼륨을 높였다. 그리고 정확히 20분 뒤, 두 곰돌이는 반쯤 넋이 나간 채 믹싱 콘솔만 멍하니 바라보아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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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 크리스마스(1)

그로부터 며칠 뒤.하얀 눈송이가 탐스럽게 쏟아지는 뉴욕 타임스퀘어.은우는 곁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강기연을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이 낯선 이국땅에 그녀가 불쑥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누나가 갑자기 여기까지 날아오다니……. 전 진짜 무슨 큰일이라도 난 줄 알았잖아요.” 추위 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기연의 두 뺨은 옅게 달아올라 있었다.그녀가 코트 깃을 여미며 은우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 “무슨 일은. 그냥 우리 은우가 타지에서 밥이나 제대로 챙겨 먹고 있는지 걱정돼서 날아왔지.” “저 미국 온 지 이제 겨우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요?”“그래서? 내가 여기까지 온 게 안 반갑니?” 장난스럽게 흘겨보는 기연의 목소리 끝에는 묘한 떨림이 묻어 있었다.단순히 소속사 가수를 향한 책임감만으로는 왕복 수십 시간이 걸리는 바다 건너까지 단숨에 달려올 리 없었다.그 무모할 정도로 다정한 핑계 속에 담긴 진심을 알기에, 은우의 가슴 한구석이 뭉클하게 일렁였다.차가운 눈바람이 불어오는데도 그녀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묘한 온기가 번졌다.은우는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기연과 시선을 맞췄다.그녀의 머리칼 위로 소복하게 내려앉은 눈송이를 보자,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저릿해졌다.은우의 입가에 아주 부드럽고 짙은 미소가 번졌다. “아니요. 반가워요. 엄청.” 낮고 다정한 그 목소리에 기연의 숨이 잠시 멎었다.수많은 인파가 스쳐 지나가는 번잡한 거리 한가운데, 흩날리는 눈보라 사이로 오직 두 사람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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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 크리스마스(2)

강기연이 은우를 보며 씨익 웃었다. “네?”“팬들 말이야. 너 진짜 그 웃음 좀 어떻게 할 수 없겠니?” 강기연은 휴대폰을 꺼내 은우의 눈앞에 들이밀었다.은우의 버스킹 영상에 달린 댓글 창이었다.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그리고 드문드문 한국어까지.댓글 창은 그야말로 세계 박람회 같았다. “이 청년 웃는 거 보고 출근길 기분이 좋아졌어요.”“노래 끝나고 웃을 때 나도 모르게 따라 웃음.”“누가 이 사람 이름 좀 알려 줘요!”“한국 가수래요. 근데 왜 아무도 몰라요?” 은우는 쏟아지는 호의적인 반응에 멋쩍은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댓글 절반은 네 노래 칭찬이고, 나머지 절반은 네 웃음 얘기야.”“아.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하죠?” 은우는 갑작스러운 외모 칭찬에 어쩔 줄을 몰랐다.노래 실력이 아니라 웃는 얼굴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기분 좋은 칭찬인 건 알겠지만 왠지 부끄럽고 민망해졌다.그렇다고 앞으로 무표정으로 노래를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농담이야. 그냥 늘 지금처럼만 하면 돼. 대신 누가 사탕 주면서 따라오라고 하면 절대 따라가면 안 된다.”“사탕이요? 걱정 마요. 저 원래 사탕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 은우는 강기연의 농담 섞인 비유를 전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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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 크리스마스(5)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어? 케이시 본부장님?” 단정하게 올린 머리에 회색 정장.나이는 쉰 살쯤 되었을까. 꼿꼿한 자세와 날카로운 눈매 탓에 정확한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그녀가 들어서자 응접실 공기가 한순간에 바뀌었다. 강기연은 그녀를 단번에 알아보았다.소닉뮤직스의 임원이자, 지금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뻔한 표현일지 몰라도, 그녀가 손대는 가수는 무조건 성공한다는 ‘미다스의 손’.말이 본부장이지, 남편 역시 할리우드의 유명한 영화 제작자였다.업계 잡지에서나 보던 사람이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그런 그녀가 은우와 자신을 부르다니···.강기연은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그런데 조이가 케이시 곁으로 다가가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는 순간, 흩어져 있던 조각이 한 번에 맞춰졌다. ‘모녀 사이였구나!’ 은우도 그제야 무릎을 쳤다.복도에 걸려 있던 가족사진. 금발 소녀였던 조이의 곁에 서 있던 정장 차림의 중년 부인이 바로 눈앞의 케이시였다. “아하. 아까 복도 사진에 있던 분이 어머니시구나?”“그래. 우리 엄마야. 이제 상황이 완벽하게 이해되지?” 조이가 영어로 덧붙이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 웃음 덕분에 굳어 있던 응접실 공기가 조금 풀렸다. 강기연은 재빨리 일어나 두 손으로 명함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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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 자존심이 아니라 자부심(1)

강기연은 화들짝 놀랐다.다행히 한국어로 말해서 케이시는 알아듣지 못했다.하지만 말투에 묻어난 뭔가는 전해졌는지, 케이시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문제 있나요?”“아니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 물어본 겁니다. 하하.” 강기연이 재빨리 영어로 둘러대며 웃었다.입꼬리는 올라가 있는데 등줄기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실장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어색하게 웃어본 건 처음이었다. 케이시가 알았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강기연은 웃는 얼굴 그대로, 입술만 달싹여 은우에게 조용히 한국어로 말했다. “은우야, 이건 우리한테 정말 좋은 기회야.”“흐음.” 은우가 한숨을 내쉬었다.강기연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동안 고분고분 말 잘 듣던 은우가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연습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목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니었다.오늘 아침 비행기 안에서도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던 애였다. 은우도 알고 있었다.강기연이 어젯밤 한숨도 못 잤다는 걸.아침에 공항에서 만났을 때,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다크서클을 봤다.비행기 안에서 노트북만 붙들고 있던 뒷모습도 봤다.이 기회가 강기연에게, 그리고 회사에 얼마나 큰 의미인지 모를 리 없었다.그래서 더 싫었다.누나가 밤새 준비한 말은 한마디도 꺼내보지 못한 채, 가수는 동전 넣으면 노래가 나오는 기계처럼 불려 나가는 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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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 자존심이 아니라 자부심(2)

케이시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자부심이라···. 그러니 더더욱 들어 보고 싶은데요?” 표은우는 본의 아니게 방금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보통 이런 자리에서 가수가 노래를 거부하면 미팅은 그걸로 끝이었다.소닉뮤직스의 문을 두드리는 가수는 매일 줄을 섰다.굳이 고집 센 신인 하나를 붙잡을 이유가 없었다.그런데 케이시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오히려 찻잔을 내려놓고 몸을 앞으로 살짝 숙였다. “조금 전엔 제가 실례했네요. 다시 정식으로 부탁드릴게요.”“네?”“노래 한 곡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영상에서 나온 모습도 멋졌지만, 아무것도 덧붙이지 않은 표은우 씨의 목소리를 들어 보고 싶어요.” 표은우는 깜짝 놀랐다. ‘이런 종류의 카리스마도 있구나.’ 강하게 나오면 버티면 그만이었다.그런데 상대방이 공손하게 나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여기서 계속 버티면 자칫 어린애처럼 철없어 보일 수도 있었다.게다가 방금 케이시는 은우를 주크박스가 아니라 가수로 대했다.그거면 충분했다. “그럼 짧게 불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기연은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불과 10분 사이에 십 년은 늙은 기분이었다.강기연은 케이시 몰래 은우에게 입 모양으로 말했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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