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미소를 보는 순간, 대학 졸업 무렵 잠깐 일했던 카페가 떠올랐다.마감 직전이었다. 낮에도 봤던 남자가 이레에게 다가왔다. 그는 한동안 말을 고르더니 허리춤 뒤에 감춰둔 꽃다발을 내밀었다. 이레가 가장 좋아하는 연핑크 프리지아였다.“이레 씨죠? 저… 한 달 내내 여기만 왔어요. 이레 씨 보려고요. 오늘 저랑 술 한잔하실래요?”갑작스러운 고백에 이레는 꽃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싱그러운 꽃향기가 먼저 닿았고, 그 뒤에 잔뜩 긴장한 그의 표정이 보였다.“죄송해요.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요.”강우는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더 붙잡지 않고 돌아섰다. 이레는 그가 나간 뒤에도 한동안 손에 남은 프리지아 향을 맡았다. 조금 더 이야기해볼 걸 그랬나 싶었지만, 처음 만난 사람과 선뜻 술을 마실 수는 없었다.그런데 한 시간쯤 뒤, 친구 혜원이 부른 술자리에 도착한 이레는 발걸음을 멈췄다. 방금 전 그 남자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강우도 놀란 눈치로 벌떡 일어났다.“이레 씨… 여긴 어떻게?”“전 친구가 부르길래 왔는데요.”알고 보니 혜원의 동아리 친구가 강우를 데려온 것이었다. 혜원이 이레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찔렀다.“야, 너희 둘 아는 사이야?”이레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제가 아까 이레 씨한테 프리지아 꽃을 주면서 고백했거든요.”“오호, 유강우! 너 그런 사람이었어?”혜원과 친구가 신이 나서 두 사람을 번갈아 놀렸다. 이레는 민망해 꽃을 내려다보았지만, 강우는 숨길 마음이 없는 듯 이레를 보며 웃었다. 그 바람에 이레의 심장이 더 빠르게 뛰었다.술자리에는 금세 웃음이 넘쳤다. 미니 게임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두 시간은 훌쩍 지났다. 그러다 혜원과 친구가 약속이나 한 듯 먼저 일어났다.“우리 잠깐 다른 데 들렀다 갈게. 둘이 천천히 얘기해.”문이 닫히자 조금 전까지 시끌벅적하던 이자카야가 낯설 만큼 조용해졌다. 마주 앉은 두 사람은 한동안 술잔만 만지작거렸다. 가까워지고 싶으면서도
Huling Na-update : 2026-08-25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