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혁은 다급하게 해독약을 내 입에 쑤셔 넣었으나, 검붉은 피는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다."연이야...""연이야, 자면 안 된다...""심연화, 제발 잠들지 말거라."그의 눈물이 내 뺨 위로 떨어졌고, 뜨거운 온기가 느껴졌다.하지만 내 의식은 점점 더 흐려져 갔다.어렴풋이 기억난다. 그해 배꽃이 땅 가득 떨어져, 도성 전체가 흩날리는 새하얀 꽃잎으로 뒤덮여 있었다.푸른 옷을 입고 머리를 높이 묶은 서인혁이 청석 거리를 말을 타고 지나가더니, 장검 끝으로 망월루(望月樓)에 걸린 술병을 낚아챘다.사람들의 놀란 함성 속에서 그는 유유히 말을 몰아 사라졌다.풍류를 아는 소년이라, 지나가는 곳마다 여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소년 시절의 서인혁은 참으로 "풍류 넘치는 소년"이라 불릴 만했다.말에서 내려 내 앞에 섰을 때, 그는 호탕하게 웃었다."받거라! 연화야, 내가 널 위해 뺏어온 술이다!"서 있는 모습은 훤칠하고 기품이 넘쳤으며, 웃는 얼굴은 밝은 달처럼 환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오직 그것뿐이었다.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내가 서인혁에게 마음이 설렌다는 걸 깨달았다.나는 얼굴을 붉히며 그 술병을 받아 들고, 집 뒤뜰의 배나무 아래 몰래 묻어두었다.그날 밤, 나는 소녀다운 설렘에 사로잡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뜰에 떠 있는 차갑고 맑은 달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 달이 그의 얼굴로 변한 듯한 착각에 빠졌다.그해 칠석날 밤, 나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만나자고 했다.서인혁은 문틀에 비스듬히 기대어, 어디서 꺾어왔는지 모를 강아지풀을 입에 문 채 능글맞게 웃었다."우리 연화가 나에게 먼저 만남을 청하는 것이냐."그는 갑자기 내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장난기 어린 눈빛을 보냈다."나는 아주 바쁜 사람이란다."나는 부끄럽고 분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그래서 갈 것입니까, 말 것입니까!""가자꾸나!"그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장난스레 만지작거렸다."우리 연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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