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태진이 실수로 이 상자를 떨어뜨렸다가 사당에서 무릎을 꿇고 벌을 받았었다.그때의 나는 세상 모든 것을 원망했고, 심지어 이 상자까지 원망했다.하지만 언젠가 내가 이 상자를 품에 안고 이렇게 처참하게 울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상자 안에는 검은 도자기 항아리가 들어있었는데, 그것은 내 아이의 유골함이었다.나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들어 올리며 아이의 이름을 불러보려 했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아이에게는 이름이 없었다...내가 6년 동안 태진이라고 불러온 그 이름은 내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나는 아이의 얼굴 한 번 보지 못했고, 이름조차 지어주지 못했다."연우야...""어미가 널 연우라고 불러도 되겠느냐?""어미는 네가 그곳에서 아무 탈 없이 평안하게 지내길 바란단다..."나는 유골함을 품에 꼭 껴안았다.‘미안하다. 어미의 이번 생은 참으로 기구했구나. 다음 생에는 부디 이런 어미를 만나 고생하지 말고, 좋은 집안에 태어나 평안하게 살아가거라.’..."마님."서인혁의 곁을 지키던 호위무사가 언제 왔는지 내 뒤에 서 있었다.그는 서인혁과 마찬가지로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대감님께서 하신 말씀은 모두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도련님은 태어날 때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대감님께서는 마님께서 상심하실까 봐 태진 도련님을 곁에 데려다 놓으신 겁니다.""대감님께서는 도련님을 시체 버리는 곳에 내다 버렸다고 말씀하셨지만, 사실 그동안 줄곧 도련님의 유골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매일 밤 홀로 잠도 이루지 못하셨지요.""또한... 마님의 조카분을 죽이지 않으셨습니다... 대감님께서는 그저 마님께서 자신을 미워하게 만들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을 미워해야 살아갈 힘이라도 생길 것이라 믿으셨던 것입니다."호위무사는 지난 세월 동안 쌓인 오해들을 차분히 털어놓았다.처음엔 담담하던 목소리가 끝내 흐느낌으로 젖어들었지만, 그 말들은 힘 있고 담담하게 내 마음속에 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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