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에서 소위 자신의 아들이라는 아이를 보았을 때, 심유진은 잠시 멍해졌다.한참 동안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던 심유진은 그제야 천천히 기억을 떠올렸다.강희연이 이혼한 뒤로, 박진성은 줄곧 딸을 데리고 강희연과 만나 왔다.그리고 오랜 시간 강희연의 부추김과 이간질을 받아온 박수정은 점점 심유진을 혐오하게 됐다.성격도 날이 갈수록 제멋대로 변했다.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어린아이답지 않게 서슴지 않고 손부터 썼다.그날도 그랬다.당시 신호등을 기다리던 중, 박수정은 옆에 서 있던 한 소년을 그대로 차도로 밀어버렸다.다행히 심유진의 반응이 빨라서, 곧바로 달려가 아이를 품에 안았다.그래도 차에 부딪힌 아이는 병원에서 보름이나 누워 있어야 했다.그동안 박진성과 딸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줄곧 강희연 곁에만 머물며 심유진의 생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박수정은 오히려 심유진에게 빨리 죽어 버리라고 소리쳤다.그래야 자신이 새 엄마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그때 심유진을 찾아온 사람이 바로 이 소년 준호와 유일하게 함께 살던 할머니였다.이야기를 나누면서, 심유진은 이 할머니와 손자의 불행한 사연을 알게 되었다.준호의 부모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 세상을 떠났고, 할머니가 폐지를 주우며 손자를 키워 왔다.두 사람은 심유진의 병실에 몇 차례 찾아왔었다. 심유진이 퇴원한 뒤 도움을 주고 싶어서 찾아갔지만, 두 사람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수소문 끝에 알게 된 사실은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준호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때는 박진성에게 시달리느라 너무나 힘든 시기여서, 아이를 찾아볼 여력조차 없었다.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은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다.그런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다니.어쩌면 정말 인연이었던 걸까?준호가 달려와 심유진을 꼭 끌어안았다.“엄마, 드디어 저 데리러 왔군요!”준호를 안아든 심유진은, 보육원 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돌아오는 길에 간단히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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