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안에 계십니까."문틈을 비집고 들어온 태건의 묵직한 음성에 은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네, 팀장님… 저 안쪽에 있어요. 문이 꼼짝도 안 해요.""손잡이에서 두 걸음 뒤로 물러서 계십시오. 래치 스프링이 튀어서 걸렸으면 바깥 커버를 강제로 해체해야 합니다."문밖에서 묵직한 공구 가방이 바닥에 내려앉는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이어 얇은 철제 헤라와 롱노즈 플라이어, 전동 드라이버가 손잡이 틈새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금속 마찰음이 안방의 정적을 사납게 갈랐다. 끼기긱, 짤깍- 위잉!능숙하고 거침없는 손놀림이었다. 태건은 몇 번의 정밀한 조작만으로 손잡이의 외부 금속 캡을 단숨에 비틀어 뜯어냈다. 문틀 속에서 찌그러져 굳어 있던 걸쇠 부속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덜컥- 쾅! 단단히 맞물려 있던 문틀의 족쇄가 풀리며, 굳게 닫혀 있던 안방 문이 활짝 열려젖혀졌다. 서늘한 복도 공기와 함께, 네이비색 작업복 차림의 거구 태건이 안방 침실 안으로 들어섰다.남편 진우와 3년간 함께 숨을 쉬고 살을 맞대던 가장 사적이고 은밀한 침실. 그 금기의 공간 한가운데에 다른 남자의 거대한 그림자가 짙고 묵직하게 드리워졌다. 태건의 딱 벌어진 어깨와 압도적인 체격이 들어서자, 넓던 안방이 순식간에 숨이 막힐 만큼 비좁게 느껴졌다.그가 발을 딛는 순간, 침실 가득 배어 있던 은수의 은은한 살냄새와 태건의 깨끗한 비누 향, 희미한 기계 기름 냄새가 뒤섞이며 짙은 긴장감을 뿜어냈다. 태건의 날카로운 눈매가 침대 옆에 위태롭게 서 있는 은수의 전신을 느리게 훑어내렸다."다치신 데는 없습니까.""네… 덕분에 살았어요."은수는 터질 듯 붉어진 얼굴로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태건은 문틀 바닥에 떨어진 파손된 래치 볼트 부속을 천천히 집어 들었다. 머리핀에 마구 쑤셔져 찌그러진 스프링과 드라이버 날에 긁혀 뭉개진 나사 머리의 흔적들.태건이 그 부속을 커다란 손바닥 위에서 굴리며 피식, 낮게 실소를 흘렸다. 그의 서늘하
Last Updated : 2026-08-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