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곧 엄마의 말이 진실임을 확인했다.이미 혼란에 빠져 있던 한기범에게 이 진실은 치명적인 일격이었다.진실을 안 뒤로 한기범은 모든 기운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변했다.낮이든 밤이든 경찰이 무슨 질문을 해도 그는 멍한 얼굴로 같은 말만 반복했다.“설연이 보고 싶어요. 제발요. 설연이를 봐야 해요.”“설연이 보고 싶어요. 만나게 해주세요.”“내가 한 번만 안아 주면 안 아플 거예요. 예전에 설연이 아플 때도 늘 그랬어요.”아무도 그가 정말 나를 보고 싶어 한다고 믿지 않았다.경찰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한기범이 그저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뒤늦은 후회와 절절한 사랑을 연기하여 법의 심판을 피하려는 수작이라고 생각한 것이다.경찰뿐만이 아니었다. 마침내 한기범과 마주한 이지혜조차 더는 연기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맞아요. 설연 씨가 기범 씨를 업고 산 아래로 내려왔어요. 저는 그냥 지나가다 보고, 얼떨결에 생명의 은인인 척 좀 해 본 거고요.”“그때 설연 씨가 기범 씨 좋아하는 걸 보고, 남자 한번 뺏어 보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기범 씨가 너무 빨리 넘어와서 재미도 없었네요.”이지혜는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로 차갑고 악독하게 말을 이었다.“우리 집에 일만 안 생겼고, 기범 씨가 지금 돈 좀 있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제가 왜 다시 찾아왔겠어요?”“일부러 설연 씨를 자극하고, 설연 씨가 저를 계단에서 밀었다고 연기한 것도 맞아요. 그래도 조금 다치긴 했으니 저도 나름 아프긴 했죠.”그 말을 듣는 순간 한기범의 텅 비었던 눈동자에 얼음 같은 증오가 차올랐다.하지만 인제 와서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이지혜는 그를 비웃듯 바라봤다.“남은 인생은 감옥에서 천천히 보내세요.”순간 나는 한기범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에 휩싸이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가면을 벗어 던진 두 남녀를 보며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지만 나를 위해 밤낮으로 울고 있는 엄마를 생각하니 웃을 수가 없었다.다행히 병원 관계자들은 엄마에게 이 일을 인터넷에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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