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 본가.서유리는 아주 긴 꿈을 꾸었다.열이 났을 때 주영훈이 계속 곁을 지켜 주던 때의 꿈이었다.밤새 잠도 자지 않고 몇 번이고 체온을 확인해 주고, 몸을 닦아주었다.“자기야, 내가 있으니까 금방 괜찮아질 거야.”아침에 눈을 떴을 때, 주영훈이 주방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전복죽을 끓이고 있던 모습도 떠올랐다.“자기야, 일어났어? 내가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전복죽 끓였어. 와서 냄새 맡아봐. 맛있게 됐어.”“사모님, 대표님께서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직접 끓이셨어요. 저희가 도와드리겠다고 해도 절대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또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결혼기념일 날, 주영훈이 H시의 불꽃놀이를 전부 빌려서 바닷가에서 로맨틱한 불꽃놀이를 보여 주던 날이었다.그날 주영훈은 이렇게 말했다.“다 당신이 옆에서 응원해 줬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어. 사랑해. 평생 당신만을 사랑하고 당신을 위해 평생 불꽃놀이를 보여 줄게.”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불꽃놀이는 막을 내렸다.서유리는 눈앞에서 주영훈이 자신의 비서와 바람을 피우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심지어 자신이 지워 버린 4개월 된 아이가 눈앞에서 울고 있는 꿈까지 꾸었다.“안 돼!”서유리는 악몽에서 화들짝 깨어났다.눈을 뜨자 눈앞에 낯익은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어딘가 익숙했다.기절하기 직전에 봤던 얼굴 같았다.서유리는 경계하며 주변을 살폈다.호텔이 아니었다.방 안의 구조는 여전히 낯설었지만, 분위기는 아늑했다.“누구세요? 여긴 어디예요?”“벌써 나를 잊은 거야?”한지석이 살짝 웃었다.하지만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태블릿을 하나 꺼내 들었다.화면에 나타난 건 오빠 서지호의 얼굴이었다.오빠의 모습을 보자, 서유리는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쏟았다.“오빠.”[유리야, 괜찮아? 네가 미리 문자 보내 준 덕분에 내가 지석을 보내서 널 구할 수 있었어.] [주영훈 그 자식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전부 알아봤어. 걱정하지 마. 오빠가 반드시 복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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