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의료센터 응급실. 유소담은 병상에 누운 채 의료진이 온몸을 검사하도록 가만히 있었다.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공기 중에 가득했다. 새하얀 벽과 눈부신 조명 탓에 눈앞의 모든 것이 어딘가 흐릿하게 느껴졌다. 깊은 밤인데도 응급실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저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고 있었다.유소담은 혼자였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연신 안쓰럽고 의아한 시선을 그녀에게 보냈다.담당 의사가 웃으며 말했다.“유소담 씨, 운이 정말 좋으셨네요. 차가 거의 폐차될 정도로 큰 사고였는데도 가벼운 찰과상 정도밖에 없어요.”유소담은 다소 창백한 얼굴로 관자놀이를 살살 문질렀다.“선생님, 좀 어지럽고 속도 메스꺼운데 왜 그런 거죠?”담당 의사가 검사지를 넘겨보며 설명했다.“머리에 충격을 받으셨어요. 검사 결과 두개내출혈은 없고 가벼운 뇌진탕 정도예요.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 멍한 느낌은 흔한 증상이에요. 이틀 정도 푹 쉬시고 머리를 너무 쓰지 마세요. 자연히 좋아질 거예요.”“네, 감사합니다.”교통경찰이 사고를 낸 운전자와 함께 다가왔다.“CCTV를 확인해 보니 본인이 직접 차도로 걸어 들어가셨더군요. 두 분이 상의해서 합의하실지 결정하시면 돼요.”사고를 낸 사람은 택시를 모는 중년 남성이었는데, 순박해 보이는 얼굴로 연신 미안해했다.“아가씨, 정말 죄송해요. 제가 아가씨를 친 건 맞지만 양쪽 다 과실이 있잖아요. 병원비랑 검사비는 제가 전부 부담하겠습니다. 크게 다치신 것도 아니니 이쯤에서 마무리하면 안 될까요?”운전자는 눈앞의 여자가 부잣집 아가씨라는 걸 알아봤다. 온몸을 값비싼 옷과 장신구로 치장하고 있었다. 병원비 정도는 감당할 수 있어도 그 이상은 아마...유소담도 굳이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은 없었기에 교통경찰과 운전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하죠. 저 때문에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그렇게 교통사고 건은 정리됐다.간호사가 서류를 들고 침대 옆에 섰다.“겉으로는 찰과상과 가벼운 뇌진탕뿐이지만 보호자 서명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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