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방으로 들어온 사람은 승호였다.눈을 감고 누워 있는 할머니를 보자 승호의 눈이 커졌다.“무슨 일이야?”하유가 대답하기도 전에 엄정숙이 뒤에서 밀고 들어왔다.눈앞의 상황을 보고 잠깐 멈췄다.“어머님 왜 이래? 심하유, 네가 무슨 짓을 한 거야?”하유는 채화경의 손을 놓고 일어났다.“중독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최 원장님 불렀고 곧 도착하실 거예요.”“중독?”엄정숙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유를 똑바로 노려봤다.“멀쩡하시던 분이 왜 갑자기 중독이 돼?”맞는 말이었다.‘멀쩡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중독됐을까?’하유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엄정숙을 바라봤다.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엄정숙은 몸을 살짝 움츠렸다. 시선도 피하면서 하유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아주 짧게 불안한 기색이 눈에 스쳤다.하유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가슴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승호는 몸을 숙여 할머니의 맥을 확인하더니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최 원장님 오셨습니다.”가사도우미가 문 앞에서 알렸다.최빈이 가방을 들고 빠르게 들어와 채화경을 진찰했다.눈 상태를 보고, 맥을 짚고, 혈압도 측정했다.몇 분 뒤 최 원장이 고개를 들었다. 표정은 진지했다.“중독이 맞습니다. 섭취한 양이 많지는 않아서 심각한 단계는 아니고, 이미 독성 작용을 늦추는 약을 복용하셔서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습니다.”가방을 열어 주사제를 꺼냈다.“우선 해독 처치부터 하고 경과를 보겠습니다.”주사제가 들어간 뒤 채화경의 호흡이 조금씩 안정됐다.최빈이 몸을 바로 세웠다.“지금 상태는 안정됐지만 병원으로 옮겨서 추가 검사를 받는 게 좋겠습니다.”모두가 한숨을 돌렸다.엄정숙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원장님, 무슨 독 때문에 이러신 거죠?”최빈은 잠시 생각하고 답했다.“음식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증상만 보면 식물성 알칼로이드 계열 독성 물질과 비슷합니다.” “관상식물 수액이나 특정 약초류에서 나올 수 있는데, 정확한 성분은 검사해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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