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나온 민우는 채권자들 앞에서 상환 계획서를 썼다. 그들은 기한이 지나면 절차대로 추심하겠다고 통보했다.그 말이 주먹보다 무서운 줄은 사흘 뒤에 알았다.카드사, 저축은행, 보험사, 대부업체에서 전화가 번갈아 왔다. 지인들의 독촉 문자도 쌓였다. 민우는 찜질방 구석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렸다.기존 마이너스 통장에서 꺼낸 2천만 원.카드론과 현금서비스 1,500만 원.주말 카드 결제 1,500만 원.보험계약대출 1,500만 원.등록 대부업체 2천만 원.친척과 스터디원들에게 전자차용증을 써 주고 빌린 3,500만 원.서린에게 빌리거나 대신 결제시킨 2천만 원.합계 1억 4천만 원.이자는 아직 넣지도 않은 금액이었다.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사흘 동안 실제로 끌어다 쓴 원금이었다. 지은이 돌려받겠다고 나선 8천만 원은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다.“말이 안 되잖아.”몇 번을 더해도 숫자는 줄지 않았다.서린이 가져간 가방과 구두는 환불할 수 없었고, 민우가 찬 시계도 이미 사용한 제품이었다. 호텔비도 고스란히 남았다. 자동차 계약금 3천만 원은 빌린 현금에서 지출한 돈이었다. 돌려받지 못해도 같은 손실을 채무에 다시 더할 수는 없었다.서린에게 전화하자 곧장 끊겼다.[내 카드로 선결제한 거랑 네가 빌려 간 돈 2천만 원부터 보내. 나도 너 때문에 카드 막히게 생겼어. 다시 연락하면 신고할 거야.]그 한 줄 뒤로 차단됐다.민우는 경찰서에도 찾아갔다. 지은과 수진이 가짜 복권으로 자신을 속였으니 사기죄로 처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 경찰은 민우가 내민 장난감 복권 사진과 메시지를 한참 확인했다.“강지은 씨가 이걸 진짜 당첨 복권이라고 건넸습니까?”“같이 살던 방에 있었습니다.”“돈을 빌리라고 했거나 당첨금을 나눠 달라고 한 적은요?”“그건 아니지만, 사람이 보면 오해하게 생겼잖아요.”“뒷면에 장난감이라고 적혀 있고, 본인이 확인 없이 대출받아 쓴 겁니다. 현재 말씀만으로 상대방이 재산상 이익을 취한 사기라고 보긴
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