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로또 훔쳐 달아난 고시생 남친의 최후: Chapter 11 - Chapter 15

15 Chapters

제11화. 당첨금 대신 들이닥친 사람들

남자 셋이 로비로 들어왔다.한 명은 외제차 딜러, 한 명은 등록 대부업체 직원이었다. 마지막은 같은 학원 스터디원이던 장태석이었다. 민우가 당첨금을 받는 즉시 빚을 갚고 차량 잔금을 치르겠다며 직접 오라고 한 이들이었다.“박민우 고객님?”딜러의 목소리에 민우의 어깨가 움찔했다. 조금 전까지 카메라를 향해 삿대질하던 서린도 입을 다물었다.“당첨금 수령 확인되면 바로 출고 진행하기로 했는데, 끝나셨습니까?”“아니, 잠깐만요. 지금 확인을 다시…….”민우가 창구 쪽으로 몸을 돌렸지만 직원은 이미 가짜 복권을 투명 봉투에 넣은 뒤였다. 대부업체 직원이 그 봉투와 민우의 얼굴을 번갈아 봤다.“설마 저게 상환 근거라며 보내신 복권입니까?”서린이 재빨리 휴대폰 카메라를 세 남자에게 돌렸다.“다들 들으셨죠? 저도 속은 거예요. 이 인간이 35억 당첨됐다고 사기 친 거라고요!”라이브에는 은행 직원과 고객 얼굴까지 그대로 잡혔다.“고객님, 촬영부터 중단해 주십시오.”직원이 막아서자 서린은 창구 위에 놓인 업무용 태블릿을 낚아챘다.“이걸로 확인한 거 맞아요? 다시 해 봐요. 진짜 가짜인지 제대로 보여 주라고!”“은행 물품입니다. 내려놓으세요.”화면을 두드리던 서린은 태블릿을 바닥에 내던졌다. 모서리가 깨지고 화면에 금이 쫙 갔다. 보안요원이 휴대폰까지 내려놓으라고 하자 그의 가슴을 두 손으로 세게 밀었다.“건드리지 마요! 나도 피해자라고!”비틀거린 보안요원이 안내 기둥에 부딪혔다. 은행 직원은 곧장 비상벨을 누르고 경찰에 신고했다.직원들이 민우 일행을 출입문 쪽으로 내보냈다. 딜러와 채권자들도 뒤따라 나왔다. 민우에게는 은행 밖이라고 달라질 게 없었다.민우의 머릿속에 주말 내내 떠들고 다닌 말들이 차례로 떠올랐다. 당첨 용지 사진을 신분증처럼 뿌렸고, 돈을 빌려줄지 망설이는 사람에게는 농현은행 본점 주소까지 보냈다.[월요일 9시에 같이 가셔도 됩니다. 돈 받는 즉시 갚겠습니다.]그 허세 덕분에 모두 제 발로 찾아왔다.딜러가 출입문 옆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

제12화. 2억 2천만 원

은행에서 나온 민우는 채권자들 앞에서 상환 계획서를 썼다. 그들은 기한이 지나면 절차대로 추심하겠다고 통보했다.그 말이 주먹보다 무서운 줄은 사흘 뒤에 알았다.카드사, 저축은행, 보험사, 대부업체에서 전화가 번갈아 왔다. 지인들의 독촉 문자도 쌓였다. 민우는 찜질방 구석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렸다.기존 마이너스 통장에서 꺼낸 2천만 원.카드론과 현금서비스 1,500만 원.주말 카드 결제 1,500만 원.보험계약대출 1,500만 원.등록 대부업체 2천만 원.친척과 스터디원들에게 전자차용증을 써 주고 빌린 3,500만 원.서린에게 빌리거나 대신 결제시킨 2천만 원.합계 1억 4천만 원.이자는 아직 넣지도 않은 금액이었다.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사흘 동안 실제로 끌어다 쓴 원금이었다. 지은이 돌려받겠다고 나선 8천만 원은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다.“말이 안 되잖아.”몇 번을 더해도 숫자는 줄지 않았다.서린이 가져간 가방과 구두는 환불할 수 없었고, 민우가 찬 시계도 이미 사용한 제품이었다. 호텔비도 고스란히 남았다. 자동차 계약금 3천만 원은 빌린 현금에서 지출한 돈이었다. 돌려받지 못해도 같은 손실을 채무에 다시 더할 수는 없었다.서린에게 전화하자 곧장 끊겼다.[내 카드로 선결제한 거랑 네가 빌려 간 돈 2천만 원부터 보내. 나도 너 때문에 카드 막히게 생겼어. 다시 연락하면 신고할 거야.]그 한 줄 뒤로 차단됐다.민우는 경찰서에도 찾아갔다. 지은과 수진이 가짜 복권으로 자신을 속였으니 사기죄로 처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 경찰은 민우가 내민 장난감 복권 사진과 메시지를 한참 확인했다.“강지은 씨가 이걸 진짜 당첨 복권이라고 건넸습니까?”“같이 살던 방에 있었습니다.”“돈을 빌리라고 했거나 당첨금을 나눠 달라고 한 적은요?”“그건 아니지만, 사람이 보면 오해하게 생겼잖아요.”“뒷면에 장난감이라고 적혀 있고, 본인이 확인 없이 대출받아 쓴 겁니다. 현재 말씀만으로 상대방이 재산상 이익을 취한 사기라고 보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

제13화. 우리 5년 사랑했잖아

은행에서 가짜 복권이 들통난 지 4개월이 지났다.지은은 수진과 함께 보증금이 작은 투룸으로 이사했다. 야간 편의점은 그만뒀고, 낮에는 세무 사무실에서 일했다. 퇴근 뒤에는 책상에 앉아 오래전에 포기했던 세무사 시험을 준비했다.이사할 때 낡은 상자 하나가 나왔다. 3년 전 덮어 둔 회계학 기본서와 세법 문제집이었다. 민우의 학원비가 모자란다는 말을 들은 날, 지은은 자기 인터넷 강의를 환불했다. 책에는 당시 끼워 둔 수강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수진은 버리라고 했지만 지은은 먼지만 닦아 새 책상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았다. 지나간 시간을 되찾을 수는 없어도, 그때 포기한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는 있었다.민우에게 쓰던 돈이 사라지자 월세 절반과 학원비를 내고도 통장에 돈이 남았다. 그 단순한 사실이 처음엔 허탈했다. 자신은 가난해서 꿈을 미룬 게 아니었다. 남의 꿈을 제 것보다 먼저 계산하느라 가난했던 것이다.문제는 민우가 다시 연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처음에는 이메일이었다.[오해를 풀고 싶다.]답하지 않자 발신 번호가 다른 문자들이 왔다.[딱 한 번만 만나자.][수진이가 우리 사이 망친 거야.][네가 복권만 안 갖다 놨어도 이렇게 안 됐어.][그래도 5년인데 너무하잖아.]사과는 문장 앞에 잠깐 나타났다가 곧 원망으로 바뀌었다. 지은은 답장하지 않고 날짜별로 캡처했다. 민우는 회사 앞으로도 두 번 찾아왔다.첫 번째에는 편의점 커피를 들고 웃으며 다가왔다. 두 번째에는 지은이 피하자 버스 정류장까지 따라오며 팔을 잡으려 했다. 회사 동료가 나오자 손을 놓고 물러났다. 지은은 혼자 참지 않고 회사 CCTV 보존을 요청했고, 경찰 상담도 받아 뒀다.[다시는 찾아오지 마. 연락도 하지 마. 한 번 더 오면 신고할게.]민우는 사흘 동안 잠잠했다.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금요일 밤, 현관 카메라 알림이 울렸다. 화면 속 남자는 젖은 작업복 차림이었다. 살이 빠져 광대가 튀어나왔고, 빗물인지 땀인지 모를 물이 턱을 타고 떨어졌다.민우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

제14화. 8,000만 원짜리 이별

민우는 엘리베이터 도착음을 듣자 계단 쪽으로 물러났다. 도망칠지, 끝까지 문 앞에 버틸지 계산하는 얼굴이었다.지은은 인터폰으로 말했다.“지급명령 확정됐어. 네가 직접 등기 받고도 이의신청 안 했잖아.”“그건 같이 살면서 쓴 생활비야. 내가 왜 갚아?”“월세, 학원비, 교재비 빌려 달라고 네가 보낸 메시지 다 남아 있어. 차용금이라고 인정한 자필 확인서도 있고.”지은은 함께 먹은 밥값이나 데이트 비용까지 억지로 청구하지 않았다. 송금 메모와 문자, 민우의 자필 확인으로 대여 사실이 분명한 돈만 추렸다. 그렇게 남은 금액이 8천만 원이었다.민우가 다시 문으로 달려들었다.“그걸 진짜 법원에 냈어? 너 미쳤어?”“지급명령은 판결이랑 똑같이 집행할 수 있어. 네 계좌 압류·추심명령도 나갔고, 확인되는 급여나 다른 재산에도 집행할 거야.”“너 때문에 내 인생 망했다고!”민우가 문을 걷어찼다. 쾅, 하는 소리에 복도 센서등이 켜졌다.지은은 문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잠금장치를 다시 확인했다. 목소리는 오히려 또렷해졌다.“내가 네 이름으로 돈 빌렸어? 차를 샀어? 호텔을 갔어? 네가 한 일이야.”“네가 가짜 로또를 놨잖아!”“내 이름이 적힌 봉투에서 네가 훔쳐 달아났지. 당첨 여부도 확인 안 하고 돈부터 당겼고.”민우는 대답하지 못했다.“그리고 착각했다고 해서, 네가 나한테 한 말까지 가짜가 되진 않아.”“취소해. 당장 취소하면 나도 다시는 안 찾아올게.”“이미 확정됐어. 취소할 단계도 지났고.”“그럼 나보고 죽으라는 거야?”“아니. 일해서 갚으라는 거야. 내가 그랬던 것처럼.”문밖의 민우가 이를 갈았다.복도 끝에서 경찰 두 명이 걸어왔다. 한 명은 민우를 문에서 떼어 놓았고, 다른 한 명은 안에 있는 지은에게 신분을 밝힌 뒤 문을 계속 잠가 두라고 했다.“신고자분, 이 사람이 연락하거나 찾아온 게 오늘 처음입니까?”“아니요. 번호 바꿔 가며 연락했고 회사 앞에도 두 번 왔습니다. 오지 말라고 명확히 보낸 문자랑 전부 캡처해 뒀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

제15화. 벼락거지와 진짜 합격(完)

그날로부터 1년 8개월 뒤.세무사 최종 합격자 발표일, 지은은 수진과 나란히 노트북 앞에 앉았다. 수험번호를 입력하고도 결과 확인 버튼을 누르지 못해 손가락만 꼼지락거렸다.수진이 답답하다는 듯 지은의 손등을 눌렀다.“가짜 당첨 화면은 잘만 보더니 진짜 합격 화면은 왜 못 봐?”“그때는 내 일이 아니었잖아.”“이번엔 네 일이니까 눌러.”지은이 버튼을 눌렀다.[최종 합격을 축하드립니다.]둘은 몇 초 동안 말이 없었다. 먼저 소리를 지른 건 수진이었다. 지은은 웃다가 울었고, 수진은 그런 지은을 끌어안은 채 등을 마구 두드렸다.“봤지? 박민우한테 쏟던 돈이랑 시간 반만 너한테 써도 이 정도야.”“반은 무슨. 너 없었으면 중간에 세 번은 때려치웠어.”“그럼 첫 월급으로 소고기.”“첫 월급 나오기 전에도 사 줄게.”지은은 모니터에 뜬 자기 이름을 오래 바라봤다. 민우 책상 한쪽을 차지하던 두꺼운 수험서는 5년 동안 늘 새것 같았다. 반면 지은의 회계학과 세법 책은 모서리가 닳고 페이지마다 색색의 표시가 붙어 있었다. 누구의 공부가 진짜였는지는 합격자 명단이 말해 주고 있었다.지은은 곧 세무법인 수습 자리를 구했다. 야간 편의점과 식당 설거지를 오가며 남의 월세 날짜부터 챙기던 삶은 끝났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던 버릇은 남았지만, 이제 그 시간은 지은의 경력과 통장에 쌓였다.수습 첫 주, 지은은 폐업을 앞둔 작은 식당의 세금 신고 자료를 정리했다. 식당 주인은 밀린 고지서를 무서워 봉투도 못 열었다며 연신 손을 비볐다. 지은은 납부 기한 연장과 분납 절차부터 하나씩 설명했다.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에는 주방 안쪽 사정만 알았지만, 이제는 가게가 다시 일어설 방법까지 함께 찾을 수 있었다.민우에게서는 잠정조치 이후 연락이 오지 않았다.정확히는 할 수 없었다. 다시 접근할 경우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고, 지은은 번호와 직장을 모두 바꿨다. 민우의 계좌와 확인된 일당 채권에는 집행을 이어 갔다. 실제로 들어오는 돈은 들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9
Read more
PREV
12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