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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hapters

제11화

나는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다만 딸 유안을 두고 떠날 수 없었고, 시어머니는 고시우마저 나를 따라 죽을까 걱정했다.그래서 시어머니는 유안이 평생 무사히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 주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워 나와 한바탕 연극을 꾸몄다.시어머니는 먼저 내가 아이를 낳지 못하고 고시우를 위해 첩을 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워 고시우를 대신해 나를 내쫓고 고향에서 내게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 주어 남은 삼 년을 살아가려 하게 했다.하지만 하필 그날 고시우가 돌아올 줄은 몰랐고 월미라는 변수가 함께 따라올 줄도 몰랐다.나와 시어머니가 꾸민 연극은 한바탕 웃음거리로 끝났고, 누구도 다시 입에 올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하지만 오늘 밤처럼 좋은 때와 아름다운 경치를 어찌 그냥 흘려보낼 수 있겠는가?'고시우와 나의 정표와 정이 불타 사라지는 동안, 그만큼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시우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두 눈에는 후회가 가득했다.목구멍이 간질거려서 나는 또 몇 번 기침했고, 손수건에는 선홍빛 피가 묻어났다.나는 고시우를 피하지 않았다. 고시우는 다시 무릎을 꿇고 내게 용서를 빌었다."미안하오..."고시우는 입을 열자마자 울음 섞인 목소리를 주체하지 못했다."처음에는 정말 월미가 목숨을 구해 준 은혜에 보답하려 했을 뿐인데 그렇게 될 줄은 몰랐소..."그의 '몰랐다'는 한 마디 때문에 나는 검은 고양이와 여희, 그리고 유안을 잃었다.고시우가 인정하려 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변해 있었다.고시우가 월미를 위해 나를 해칠 수 있었던 그 순간, 우리 사이에는 이미 건널 수 없는 벽이 생겨 버렸다.그때 내가 완전히 깨닫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 진심으로 나를 대해 준 사람들까지 나 때문에 휘말리게 했다.고시우는 내 손을 움켜쥐다가 재가 가득한 화로를 엎어 버렸다. 그러고는 지난날의 정을 되돌리려 했다."우리 모든 일을 잊고 다시 시작하면 안 되겠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그대요. 그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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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고시우는 지난날의 맹세를 떠올리고, 강호의 도사를 찾아가 자기 살과 피를 제물로 삼아 내 목숨을 연장할 수 있도록 법령을 시행해 달라고 했다.고시우의 안색은 창백하게 질렸고, 입술은 새까맣게 변했으며, 팔에는 이미 흰 뼈가 드러나 있었다. 흉측한 상처에서는 지독한 악취가 풍겼다.나는 유안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았다."당신의 살에서는 지독한 냄새가 나고 피도 너무 더럽습니다. 다음 생까지 당신의 기운을 묻히고 싶지는 않습니다."예전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일이 도리어 현실이 되었고, 마음에 담았던 사람은 오히려 내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찔렀다.고시우는 비틀거리며 떠났지만, 여전히 자기 살과 피를 제물로 삼아 내 목숨을 연장하려 했다. 그 강호 도사가 사기꾼이라는 것이 뻔했지만, 고시우만 깊이 빠져 헤어나지 못했다.고시우는 말수가 부쩍 줄었고, 관자놀이에는 몇 올의 흰머리가 돋아나 시어머니처럼 늙어 보였다.그것이 나 때문인지, 사흘 전 물에 빠져 죽은 월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막상 일이 닥치자, 끝까지 지키려 했던 사람은 결국 악보를 자초했다. 물론 그 악보를 기어이 불러온 사람은 나였지만...그래도 내 마음은 한결 후련했다. 어느 날엔 유안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유안은 나에게 가장 예쁜 꽃을 하나 꺾어 달아 주며 꽃구경하고 싶다고 했다.나는 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 유안에게 새빨간 치마를 입히고, 시녀들이 유안을 가마에 태워 고씨 정원의 꽃구경 누각으로 데려가게 했다.꽃구경하는 누각은 무척 높아서 성문까지 내려다볼 수 있었다.나는 난간에 앉아 고씨 저택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바라보았다. 십여 년을 살아온 곳, 그리고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고시우까지 보았다.햇볕은 분명 그렇게 따스했건만, 고시우는 얼음장 속에 떨어진 것처럼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으며 내게 손을 흔들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옥주, 내가 올라가서 같이 주겠소. 그대가 가장 좋아하는 찹쌀떡도 가져왔소! 그리고 유안의 딸랑이도 사 왔소!"나는 몸을 돌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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