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고 나는 소파에 기대 한동안 천장을 바라봤다.창밖에서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꽤 시끌벅적했다.집은 크지 않았지만 조용하고 방음도 잘돼서 좋았다.강준혁과 살던 60평 넘는 큰 집은 너무 텅 비어 있어 말을 하면 메아리까지 울릴 것 같았다.나는 이곳에서 일주일을 지내며 집을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로 꾸몄다.아침마다 알람 없이 눈을 뜨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커피 한 잔을 산 뒤 단지를 산책했다. 집에 돌아와 책을 읽기도 하고 드라마를 몰아보기도 했다.이런 생활이 강준혁과 함께 살던 지난 3년보다 백배, 천 배 편했다.8일째 되던 날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다희야, 아빠가 그러는데 이번 주말에 집에 와서 밥 먹자더라. 너 보고 싶기도 하고, 얘기도 좀 하고 싶대.”나는 그러겠다고 했다.택시를 타고 본가에 도착해 마당으로 들어서자 아빠가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짙은 색 재킷을 입은 아빠는 3년 전보다 흰머리가 부쩍 늘었고 얼굴의 주름도 깊어져 있었다.나를 보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금세 고개를 돌리고 헛기침을 했다.“왔냐?”“네, 아빠.”아빠는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살 빠졌네. 들어가자. 네가 좋아하는 갈비찜 해 놨어.”식사하는 동안 아빠는 거의 말을 하지 않고 내 그릇에 계속 반찬만 올려 줬다.엄마도 옆에 앉아 몇 번이나 나를 바라봤지만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결국 먼저 입을 연 건 아빠였다.“다희야, 이혼은 정말 충분히 생각한 거냐?”“네. 충분히 생각했어요.”“그놈이 너 괴롭혔어?”그 질문에 나는 잠깐 멈칫했다.‘괴롭혔냐고?’대놓고 괴롭혔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잘해 줬다고도 할 수 없었다.“아니요. 그냥 서로 안 맞았어요.”아빠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그때 아빠가 못나서 회사가 어려워지는 바람에 너한테 그런 결혼까지 하게 했구나.”“아빠...”“내 말부터 들어.”아빠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눈에는 미안함과 안쓰러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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