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기선철. 신부 이수연새벽부터 일찍 일어나서 단장하고 입고 갈 옷을 살펴보고 잠시 추억속에 잠겼다가, 다시 부지런히 준비를 했다. 몇 시간후면 내가 사랑하는 두 사람이 결혼하고 부부로서의 연을 맺게 된다고 생각하니, 기쁨보다는 아쉬운 마음과 억울함, 속상함 같은 울적해지는 감정들만 가슴 한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기쁜날임에도 웃지 못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내 얼굴을 거울로 들여다보며 넥타이를 조금 빡빡하게 졸라맸다. 남들한테 들키면 손가락질받을 위험하고 울적한 감정이 목너머로 튀어나오지 못하게 다시 한번 졸라맸다. 거울을 보며 억지로 웃어 보이며 스스로에게 인사말을 건냈다.“형 결혼 축하해.”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나에게 해줬다. 내가 형이었으면 좋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동생인 나 기선우가, 형인 기선철에게, 신부 이수연과의 결혼을 축하한다는 그런 인사말을 형의 위치에서 듣고 싶었다. 아니, 내 곁에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수연이기를 바래봤다. 평생세계 어딘가에서는 형의 애인인 이수연과 이어지기를 바래봤다. 이루어질 수 없는 나의 세계에서, 이루어진 다른 세계가 존재하기를 간절히 바래봤다. 아무 의미 없겠지만 그렇게 바래봤다.그렇다.나는 형의 결혼식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형의 애인인 이수연을 내 연인으로 두고 싶은 것이었다. 오늘이 지나고 결혼식이 무사히 끝나면 더 이상,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이수연을 떠올리며 식장에 갑자기 나타나지 않기를 바랬다. 형의 결혼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수연의 결혼식이 잘못되고 무사히 마무리 못하기를 바랬다. 이수연을 향한,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나의 수 많았던 바램 중에 오늘만큼은 반드시 이루어지길, 이번만큼은 이 한 가지만은 이루어지길 바랬다.결혼식장에 나타나지 말아 주세요. 두 사람이든, 두 사람 중 한 명이든, 아무나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말아 주세요."선우야. 오느라 수고했다. 축의금은 넣어둬라. 안받는다. 진짜로. 정말로."사회 초년생의 축의금은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