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나를 짐승 취급한 두 여자를 길들이겠습니다: Capítulo 21 - Capítulo 30

36 Capítulos

021화. 사라진 약병

021화. 사라진 약병약창고는 생각보다 조용했다.궁에서 약이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 했다.적어도 장부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나는 창고 안쪽 선반 앞에 서서 유리병 하나를 들어 올렸다.푸른빛이 도는 얇은 유리 안에 투명한 액체가 절반쯤 남아 있었다.“이건?”약제관이 바로 답했다.“심장 진정제입니다, 폐하.”“이건.”옆 병을 들었다.“통증 완화제입니다.”“그리고 저건 수면제.”약제관의 얼굴이 굳었다.“예.”나는 병을 제자리에 놓았다.아버지에게 들어갔다는 세 종류.장부에도 세 종류.창고에도 세 종류.겉으로는 맞았다.문제는 수량이었다.로웬이 가져온 반출 기록을 펼쳤다.“이 날짜.”약제관이 종이를 들여다봤다.“선황 폐하께서 돌아가시기 열흘 전입니다.”“알아.”나는 수면제 항목을 짚었다.“여기 여섯 병 나갔다고 되어 있네.”“예.”“그런데 창고 보관 기록은 다섯 병이 비었다고 되어 있고.”약제관의 눈이 흔들렸다.“확인해 보겠습니다.”“이미 했어.”로웬이 옆에서 다른 장부를 내밀었다.입고, 반출, 폐기, 남은 재고.네 수량이 맞아야 했는데 하나가 어긋났다.“한 병이 없어.”약제관이 입을 다물었다.나는 그 얼굴을 봤다.겁먹었다.죄가 있는 얼굴인지, 황제 앞에서 실수한 사람의 얼굴인지는 아직 모른다.“언제부터 안 맞았지.”“폐하, 저는 그 당시 담당이 아니었습니다.”“누가 담당이었어.”“전 약제관 마르텐입니다.”“지금은.”“사망했습니다.”“언제.”“선황 폐하 승하 후 두 달쯤 뒤입니다.”로웬이 내 쪽을 봤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또 죽었다.증거를 쥐고 있을 만한 사람부터 하나씩.“원인은.”“낙마 사고로 알고 있습니다.”“알고 있습니다라.”내가 그대로 되풀이하자 약제관이 시선을 내렸다.확실한 건 없었다.사고였을 수도 있다.하지만 이제는 우연이라고 넘길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졌다.“그때 장부 원본 전부 봉인해.”“예.”“사본 만들지 말고.”“예, 폐하.”약제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22화. 장부는 책장 뒤에 있어

022화. 장부는 책장 뒤에 있어내가 다시 말했다.“오델린은 네가 여기 있다는 것도, 리나가 말한 것도 몰라야 해.”그녀의 손이 천천히 치맛자락을 쥐었다.“왜.”“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는 게 필요하니까.”벨리사는 그 의미를 이해했다.오델린이 죄가 있다면, 자기가 들켰다고 생각하는 순간 움직인다.아직 모른다고 생각하면 평소대로 움직인다.그 차이를 보고 싶었다.“리나는 데리고 나가.”로웬이 고개를 숙였다.리나가 나가기 전에 벨리사를 한 번 봤다.벨리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문이 닫히고 나서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내가 말한 거 엄마한테 안 알려줘?”“당장은.”“계속?”“필요할 때까지.”벨리사가 웃으려 했다.습관처럼.그런데 입꼬리가 올라가기 전에 멈췄다.“나 진짜 나쁜 딸 같다.”“이제 와서?”벨리사가 나를 노려봤다.“위로 좀 해주면 안 돼?”“거짓말로?”“그럼 하지 마.”그녀는 고개를 돌렸다.나는 그 얼굴을 잠깐 봤다.죄책감이 있어도 돌아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그게 벨리사였다.“네가 한 건 증언이야.”“그래서?”“누굴 죽인 게 아니라.”벨리사가 다시 나를 봤다.“그 말은 위로야?”“사실.”“재수 없어.”나는 보고서를 다시 들었다.“가도 돼.”벨리사는 움직이지 않았다.“테오른 의관 오면 나도 있어도 돼?”“왜 있고 싶은데.”“내 이름 나올 수도 있잖아.”정확했다.“있어.”벨리사의 어깨가 조금 내려갔다.*테오른 바렌은 해가 지기 직전에 들어왔다.생각보다 늙어 있었다.허리가 조금 굽었고, 머리카락은 거의 희었다.그래도 손은 의사였다.길고 마른 손가락.손톱이 짧았다.그는 들어오자마자 고개를 숙였다.“폐하.”“앉으세요.”“서 있겠습니다.”굳이 다시 권하지 않았다.벨리사는 창가 쪽에 서 있었다.테오른은 그녀를 보자 아주 잠깐 눈을 크게 떴다.그리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봤다.아는 반응이다.“저를 왜 부르셨는지 모르겠습니다.”“아버지 때문에.”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23화. 황후의 장부

023화. 황후의 장부금고는 생각보다 작았다.오델린의 침실 안쪽 서재.책장 하나를 옆으로 밀자 벽 안에 납작한 철문이 드러났다.벨리사는 그 앞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기는 그녀가 자란 방과 불과 복도 하나를 사이에 둔 곳이었다.어릴 때는 허락 없이 들어오지 못했다던 서재.지금은 내가 먼저 들어와 있었다.오델린의 책상 위에는 아직 아침에 읽다 만 편지가 펼쳐져 있었고, 잉크병 뚜껑도 닫혀 있었다.금방 돌아올 사람의 방처럼 보였다.그 평범함이 오히려 기묘했다.몇 시간 뒤면 이 방의 주인이 체포될 수도 있는데.벨리사는 책상 모서리에 손을 얹었다가 바로 떼었다.“열 수 있어?”내가 묻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번호는 몰라.”“그럼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어릴 때 봤어.”“언제.”벨리사의 손가락이 다시 검지 마디를 눌렀다.“엄마가 열어놓은 걸.”나는 더 묻지 않았다.로웬이 데려온 황실 금고 기술자가 앞으로 나왔다.“폐하,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얼마나.”“잠금 장치만이라면 십 분 정도입니다.”“해.”벨리사는 그동안 책장 옆에 서 있었다.평소 같으면 의자를 찾았을 텐데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금속 도구가 맞물리는 소리가 작은 서재 안에서 계속 났다.짧고 마른 소리.딱.딱.그 사이 벨리사의 시선은 한 번도 금고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나는 오히려 그녀를 봤다.“후회해?”벨리사가 바로 나를 보지 않았다.“뭘.”“여기 알려준 거.”“모르겠어.”그 대답은 솔직했다.“다시 돌려 놓고 싶어?”이번에는 고개를 들었다.“그럼 뭐가 달라져.”“없겠지.”“그럼 됐어.”말은 그렇게 했지만 손가락은 여전히 자기 마디를 누르고 있었다.나는 그 손을 보다가 금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철문 안에서 작은 마찰음이 났다.기술자가 손을 멈췄다.“열렸습니다.”벨리사의 손가락도 같이 멈췄다.나는 직접 문을 열었다.안에는 보석도 없었고 현금도 없었다.장부 세 권.봉인된 편지 묶음.그리고 검은 가죽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24화. 황후를 체포해

024화. 황후를 체포해몇 개는 직인도 없었다.나는 그중 가장 오래된 걸 골랐다.아버지가 죽기 두 달 전.봉투 안에는 짧은 문장이 몇 줄뿐이었다.‘상태가 계속 악화 중.’‘주치의가 용량 변경에 반대.’‘다른 경로 필요.’서명 없음.다음 편지.‘교대 예정 확인.’‘동쪽 복도 쪽은 문제 없음.’그리고 세 번째.‘아르메시아 확보.’벨리사의 얼굴에서 색이 빠졌다.“칼리아.”“왜.”“이거.”그녀가 더 말하지 못했다.나는 마지막 편지를 펼쳤다.문장은 한 줄이었다.‘그날 밤, 황후 폐하께서는 침전에 가지 않으십니다.’손끝이 멈췄다.이건 알리바이였다.오델린이 그날 아버지 침전에 가지 않았다는 기록.누군가는 처음부터 그녀를 현장에서 빼놓으려 했다.혹은 오델린이 스스로 빠진 걸 적어둔 것일 수도 있었다.둘 중 어느 쪽이든.모르고 있었던 사람의 기록은 아니었다.“로웬.”“예.”“황후궁 당직 기록 가져와.”그가 바로 밖으로 사람을 보냈다.벨리사는 옆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나는 편지를 다시 읽었다.‘황후 폐하께서는 침전에 가지 않으십니다.’오델린은 그날 아버지가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적어도 뭔가 일어날 거라는 건.그리고 가지 않았다.막을 수 있었는데.가지 않았다.그 사실이 제일 오래 남았다.독을 직접 부은 사람이 누구인지보다.“왜.”벨리사의 목소리였다.나는 고개를 들었다.“뭐가.”“엄마는 왜.”그녀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나는 대신 완성해 주지 않았다.왜 죽게 뒀을까.왜 말리지 않았을까.왜 이 모든 걸 기록했을까.벨리사가 직접 생각해야 할 질문이었다.“그건 오델린한테 물어봐.”“지금?”“아직.”벨리사가 책상 위 장부를 내려다봤다.“엄마가 다 알고 있었다면.”말끝이 흐려졌다.나는 기다렸다.“아버지가 죽는 것도?”“그건 아직 확인해야 해.”“근데 이 정도면.”“공모했다는 건 충분해.”벨리사의 입술이 아주 조금 떨렸다.그녀는 곧 입술을 다물었다.울지도 않았다.변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25화. 살려둘게

025화. 살려둘게오델린은 도망치지 않았다.황후궁을 봉쇄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뒤에도 마찬가지였다.경비가 바뀌고, 시종들이 복도 양쪽으로 물러나고, 황실 조사관들이 방마다 들어가기 시작했는데도 그녀는 응접실 중앙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검은 드레스 위로 짙은 와인색 숄이 가지런히 내려와 있었다.잔을 드는 손도 흔들리지 않았다.평소와 다른 건 하나였다.탁자 위에 두 번째 잔이 없었다.늘 누군가와 마시던 사람이 오늘은 혼자였다.내가 들어가자 오델린은 찻잔을 내려놓았다.“생각보다 빨랐군요.”나는 문 앞에서 잠깐 멈췄다.“뭐가요.”“여기까지 오는 것이.”그녀는 시선을 내리지 않았다.황후궁을 둘러싼 병사도, 로웬도, 내 뒤에 서 있는 벨리사도 차례로 보지 않았다.오직 나만 봤다.그게 오델린다웠다.궁지에 몰릴수록 시선이 줄어든다.쓸데없는 데 힘을 쓰지 않는다.어릴 때 나는 그걸 무서워했다.소리치지 않는 사람이 더 무서울 수 있다는 걸 오델린에게 처음 배웠다.“알고 있었어요?”내가 물었다.“무엇을 말입니까.”“내가 찾고 있는 것.”“선황 폐하의 죽음 말입니까.”나는 대답하지 않았다.오델린이 아주 작게 웃었다.“그렇게 보고 계셨군요.”“뭘요.”“내가 언제 실수할지.”맞았다.나는 그녀의 손이 멈추는 순간을 봤고.말이 빨라지는 순간을 봤고.굳이 묻지 않은 것도 기억해 두었다.오델린은 늘 사람을 그렇게 읽었다.이번에는 내가 했다.“일어나요.”그녀가 찻잔에서 손을 뗐다.“체포하러 오셨습니까.”“네.”이번엔 짧게 말했다.오델린은 그 한마디 뒤에 바로 일어났다.드레스 자락을 직접 정리하지도 않았다.시종도 부르지 않았다.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에 섰다.“무슨 죄목입니까.”“선황 독살 공모.”뒤쪽에서 벨리사의 숨이 아주 짧게 멈췄다.오델린은 돌아보지 않았다.“공모.”그녀가 천천히 되풀이했다.“직접 독을 넣었다는 증거는 없겠군요.”“없어요.”“직접 명령했다는 것도.”“아직은.”“그런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26화. 황후의 이름을 빼앗았다

026화. 황후의 이름을 빼앗았다적어도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는.그런데 오델린이 지켜야 하는 아이는 늘 하나뿐이었다.나는 아니었다.그걸 이제 와 서운해할 나이는 지났다.대신 기억은 남아 있었다.“좋아요.”오델린의 표정이 처음으로 아주 조금 풀렸다.나는 그 변화를 끝까지 보고 말했다.“그럼 당신이 전부 책임져.”벨리사의 고개가 들렸다.오델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버지를 죽게 둔 것.”나는 손가락으로 하나를 셌다.“의관 매수.”둘.“경비 교체.”셋.“기록 없는 약.”넷.“그리고 그 전에도.”오델린의 눈이 멈췄다.“뭐가 더 있습니까.”“많죠.”나는 웃지 않았다.“나한테 한 것도.”그제야 오델린의 표정이 달라졌다.아주 오래된 문이 열리는 얼굴.아버지의 죽음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그런데 내 복수는 거기서 시작한 게 아니었다.“그건 지금 사건과 관계없습니다.”“나한테는 있어.”“칼리아.”“내가 먹는 걸 정했고.”오델린의 입술이 굳었다.“나가는 것도 정했고.”그녀의 손이 멈췄다.“누굴 만날지도.”벨리사는 움직이지 않았다.나는 더 천천히 말했다.“웃는 얼굴까지 정했잖아요.”오델린의 눈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기억났다.나도 기억한다.열한 살.연회 전.울다 눈이 부은 얼굴로 거울 앞에 앉아 있던 나.오델린은 내 턱을 들어 올리고 말했다.황족은 사람들 앞에서 표정을 고르는 거라고.울고 싶으면 방에 돌아가서 울라고.그날 나는 끝까지 웃었다.“그건 교육이었습니다.”오델린의 목소리가 낮아졌다.“당시 당신은.”“알아요.”나는 말을 끊었다.“그렇게 말할 줄.”오델린이 입을 다물었다.“그래서 하나씩 물어볼 거예요.”“무엇을.”“당신이 나한테 한 것.”나는 말했다.“기억나는 대로.”“그리고?”“고해해요.”오델린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고해.”“응.”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거리를 벌리자 오히려 오델린의 시선이 따라왔다.“인정한 건 기억해 둘 거고.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27화. 황후가 아니게 되는 날

027화. 황후가 아니게 되는 날황후 인장은 생각보다 작았다.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금속 하나.그런데 그걸 탁자 위에 내려놓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오델린은 인장을 오래 보지 않았다.법무관이 문서를 펼쳤고, 황실 재무관이 그 옆에 섰다.나는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었다.벨리사는 내 오른쪽 뒤.오델린은 혼자 서 있었다.“오델린 베르시아.”법무관이 이름을 읽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누구도 저렇게 부르지 않았다.황후 폐하.전하.마마.이름은 늘 그 뒤에 있었다.오늘은 아니었다.“선황 독살 공모 혐의에 대한 임시 처분으로 황후의 권한을 전면 정지합니다.”오델린은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황후 인장.”재무관이 손을 내밀었다.오델린은 자기 허리춤을 내려다봤다.아무것도 없었다.어제 내가 이미 황후궁 열쇠를 가져갔고, 인장도 오늘 아침 별도로 회수됐다.그런데도 그녀는 습관처럼 손을 옆으로 내렸다가 멈췄다.그 작은 움직임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몸이 기억한 자리.이미 사라진 물건.“회수 완료했습니다.”재무관이 금속 인장을 내 앞에 놓았다.나는 만지지 않았다.그냥 그대로 두었다.오델린의 시선도 그쪽으로 가지 않았다.“황후궁 전용 경호권 정지.”법무관이 다음 항목을 읽었다.“개인 시종 지휘권 정지.”다음.“외부 접견권 정지.”다음.“황실 명의 사용권 정지.”종이가 넘어갈 때마다 하나씩 떨어졌다.보이지 않는 것들이라 더 이상했다.왕관처럼 벗기는 것도 아니고.목걸이처럼 끊어지는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방 안에서 오델린이 차지하던 공간은 분명히 줄어들고 있었다.“황후궁 귀속 재산과 개인 재산은 조사 종료 시까지 전면 동결합니다.”그때 오델린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벨리사 명의의 재산은.”벨리사의 손이 뒤에서 움찔했다.나는 고개를 들었다.“지금 본인 얘기하는 중인데.”“그 아이 재산은 별개입니다.”“알아요.”“그럼 확인해 주십시오.”오델린이 나를 봤다.“폐하께서 결정하실 테니까.”호칭이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28화. 황제의 침전으로 데려가

028화. 황제의 침전으로 데려가그 말이 너무 빨리 나왔다.나는 그녀를 봤다.벨리사도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입술을 다물었다.“왜.”이번에는 내가 물었다.벨리사의 손가락이 검지 마디를 눌렀다.“끝까지 봐야 할 것 같아서.”“누구 때문에.”대답이 없었다.나는 더 묻지 않았다.“그래.”그녀가 내 뒤로 붙었다.*형벌 집행실은 황궁 지하가 아니라 법무원 옆 별동에 있었다.돌벽.금속 고리.문서 책상.바닥에는 물기가 없었다.냄새도 거의 없었다.형벌을 과시하는 장소가 아니라 집행하는 장소였다.오델린은 가운데 표시선 위에 섰다.법무관이 다시 문서를 읽었다.“증거 인멸과 도주 가능성, 관련자 접촉 가능성을 이유로 임시 구속을 집행합니다.”오델린이 물었다.“기간은.”“재판 전까지.”“구속 방식은.”법무관이 나를 봤다.나는 대답했다.“이동 제한.”오델린의 시선이 내려갔다.집행관 둘이 금속 장치를 가져왔다.손목용.발목용.그리고 목.벨리사의 몸이 뒤에서 굳었다.나는 그녀를 보지 않았다.“손 내밀어요.”오델린은 바로 내밀었다.양손을 앞으로.손목에 닿은 금속은 검고 얇았다.장식이 없었다.안쪽에는 피부를 상하지 않게 가죽이 덧대어져 있었다.집행관이 왼쪽부터 채웠다.철이 맞물리는 소리.딸깍.오른쪽.딸깍.두 손목 사이에는 짧은 연결쇠가 달렸다.너무 짧지도 않았다.손을 허리 높이까지는 움직일 수 있었다.하지만 양팔을 크게 벌릴 수는 없었다.오델린은 자기 손을 내려다봤다.어릴 때 저 손은 내 식탁에서 숟가락을 치웠고, 문밖으로 나가려는 내 팔을 멈춰 세웠고, 사람들 앞에서 내 턱을 들어 올렸다.지금은 같은 손이 자기 뜻대로 멀어질 수 없었다.표정은 없었다.그런데 엄지가 아주 천천히 손바닥 안쪽으로 접혔다.처음 보는 버릇이었다.“아파요?”내가 묻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아닙니다.”집행관이 손목 사이에 손가락 두 개를 넣어 간격을 확인했다.나는 직접 말했다.“너무 조이지 마.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29화. 내 침실에 둘 거야

029화. 내 침실에 둘 거야황제의 개인 침전으로 들어가는 복도는 감옥과는 전혀 다른 냄새가 났다.향을 피운 나무.마른 꽃.막 갈아낸 바닥의 밀랍.오델린의 발목에서 나는 금속음만 아니었다면 평범한 밤처럼 보였을 것이다.찰랑.두 걸음.찰랑.그녀는 보폭을 이미 익혔다.조금 전까지는 연결쇠가 당길 때마다 걸음이 끊겼는데, 이제는 쇠가 허락하는 거리 안에서 정확히 발을 내디뎠다.역시 빠르다.어릴 때 나한테도 늘 그렇게 말했다.한 번 가르쳐줬으면 두 번 틀리지 말라고.나는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여기가 맞습니까.”오델린이 물었다.“맞아요.”“폐하의 침전입니다.”“알아요.”그녀가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다만 목에 걸린 형벌환 아래로 한 번 손을 올리려다 손목 연결쇠가 걸렸다.손은 목까지 닿지 못했다.오델린이 그대로 손을 내렸다.벨리사는 그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평소보다 말이 없었다.처음에는 오델린의 등을 봤고, 그다음에는 발목의 쇠를 봤다.지금은 나만 보고 있었다.정확히는.내가 어디까지 갈지를.침전 정문이 열렸다.안쪽은 조용했다.내가 전쟁에서 돌아온 뒤 완전히 갈아엎은 방이었다.무거운 장식은 치웠고, 검은 목재와 밝은 석재만 남겼다.침대는 넓었다.창문 쪽에는 작은 책상.반대편에는 옷장.그리고 그 옆.원래는 비밀 보관실로 쓰던 문 하나.오델린의 시선이 거기에 멈췄다.밖에서 보면 그냥 벽 일부였다.장식선까지 이어져 있어 손잡이를 찾기 어렵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벽 아래에는 새로 박은 금속 경첩이 보였다.오델린이 나를 봤다.“저기입니까.”“네.”나는 문으로 걸어갔다.두꺼운 철문은 안쪽 목재문 뒤에 한 겹 더 있었다.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첫 번째 문을 열면.그제야 감옥이 나온다.철문을 여는 소리가 침실 안에 길게 울렸다.끼익.낮고 무거운 소리.벨리사가 문 앞에서 멈췄다.오델린도.나는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방은 크지 않았다.네 사람이 서면 조금 답답해질 정도.천장은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030화. 내가 문을 잠갔다

030화. 내가 문을 잠갔다팔도.다리도.자세도.오델린의 턱이 아주 조금 굳었다.마지막으로 목 쪽 연결부가 이어졌다.목을 조이기 위한 장치는 아니었다.대신 머리와 상체를 크게 숙이거나 몸 전체를 아래로 내리는 걸 막았다.결국 풀어주지 않는 한, 오델린은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앉는 것도.눕는 것도.잠시 몸을 웅크리는 것도.전부 불가능했다.“이 정도면 됩니다.”집행관이 한 걸음 물러났다.나는 직접 확인했다.손목과 발목, 목까지 살폈다.피부를 파고들 만큼 조이지 않았지만 자유는 없었다.오델린의 시선이 내 손으로 내려왔다.“직접 확인하십니까.”“내 방에 둘 거니까.”“그러니 더 철저히.”“그래야죠.”오델린의 목 아래로 머리카락이 조금 걸려 있었다.나는 손을 뻗다가 멈췄다.그리고 집행관에게 말했다.“머리 안 걸리게 정리해.”오델린이 나를 봤다.그 시선이 묘했다.내가 직접 손대지 않은 걸 알아차린 얼굴.나는 그 의미까지 설명하지 않았다.집행관이 머리카락을 빼 주고 뒤로 물러났다.손목.발목.목.세 군데가 모두 벽과 이어졌다.오델린은 여전히 서 있었다.회색 드레스.장식 없는 목.거기에 검은 금속.전날까지 황후였던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그런데 자세만은 그대로였다.등이 곧았다.어깨도 내려가지 않았다.“어때요.”내가 물었다.“뭐가요.”“기분.”오델린이 방을 둘러봤다.세면대.욕조.가림막 없는 용변 설비.침대 없는 바닥.잠긴 도구함.벽에 연결된 자기 손목과 발목과 목.그리고 문밖.내 침실.“의도가 아주 명확하군요. 사람을 가두는 게 목적이 아니군요.”나는 웃지 않았다.“그럼.”“내가 무엇을 하든.”오델린의 눈이 내 침실 쪽으로 갔다.“폐하께 보이게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맞았다.나는 그걸 굳이 인정하지 않았다.오델린이 다시 나를 봤다.“씻는 것도.”“응.”“먹는 것도.”“그래요.”“자는 것도.”“그것도.”“전부.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2
Ler mais
ANTERIOR
1234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