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을 했더니 전 남편의 현 아내가 되어있었다.: Chapter 11

11 Chapters

제11화. 얼음의 안쪽 [태준의시점]

테라스의 밤바람이 민채린의 순백색 치맛자락을 거세게 흔들고 사라진 후에도, 강태준은 그 자리에 굳은 듯 서서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귓가를 짓누르며 맴도는 것은 오직 그 서늘한 음성 하나뿐이었다.'아마도.....내가 한 번 죽어봐서 그런가 봐.'농담이라며 스쳐 지나가던, 그 달콤하면서도 소름 끼치도록 차갑게 빛나던 미소. "집에 가자, 여보." 라는 낯선 다정함. 그 무서운 잔향이 뇌리를 찌르고 들어온 그날 밤, 태준은 끝내 잠들지 못했다. 차디찬 침실에 홀로 누워 눈을 감을수록, 어둠 속에서 선명해지는 것은 오직 만찬장의 기억뿐이었다.오늘 밤의 '민채린'은 이상했다. 아니, 태준이 아는 민채린의 궤적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언제나 과시적이고 요란한 붉은색이나 화려한 보석만을 고집하던 여자가 입고 나타난 것은 뜻밖에도 순백의 드레스였다. 장식을 철저히 배제한 채 우아함과 고상함만을 남긴 그 자태는 결코 민채린이라는 인물이 선택할 만한 색이 아니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성운그룹의 경쟁사 대표에게 접근해 날카로우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유연한 미소를 건네던 모습. 과거 자신에게 대들었다며 경멸하던 귀부인들 우아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조련하던 손길. 그리고 대원의 추악한 비밀을 가장 많이 쥐고 있는 강 회장의 개인 비서에게 던진, 그 소름 돋는 통찰력의 한마디까지.그 모든 행동거지에서 그가 아는 민채린 특유의 조급함과 표독스러움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특히 강무성 회장의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 앞에서, 그녀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읊조린 말."제 역할을 잘 해내겠어요."그 나직한 목소리가 귓가를 갈았던 순간, 태준의 머릿속에는 벼락처럼 한 여자의 얼굴이 겹쳐졌다. 몇 년 전, 바로 그 만찬장 복도에서 강 회장의 무자비한 경고를 들은 후 똑같이 고개를 숙이며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하던 한이서의 얼굴이.태준은 짓눌린 신음을 삼키며 이마를 짚었다.​민채린. 소꿉친구라는 이름 아래 가문과 가문의 이해관계로 묶여 있던 여자. 그녀는 언제나 끊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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