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채린이 창고 후문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주마등처럼 흘러가던 기억들 속에,갑자기 맞지 않는 퍼즐이 짜맞춰지듯 누군가 창고 정문을 강제로 개방했다.쇠창살이 찢어지는 굉음과 함께, 그 사람은 피를 흘리는 나에게 달려와 온 힘껏 부여안았다. 살갗이 부서질 듯, 너무 세게, 너무 절박하게, 배를 찌른 통증이 오히려 멀어질 정도로,그러고는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다. 목이 찢어지도록, 끊어지고 쉰, 처절한 울부짖음.그러나 내 귀에는 민채린의 웃음소리만 가득 차 있어,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단 한 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그 순간, 따뜻한 무언가가 내 얼굴에 떨어졌다. 한 방울, 두 방울, 뺨을 타고 흘러내린 그 액체는 피처럼 뜨거웠다.그것은 피였을까? 아니면-나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려고 애썼다. 눈꺼풀을 겨우 떠보려 했지만, 그는 내 머리를 자신의 품에 너무 깊이 파묻고 있었다.시야는 핏물에 젖은 그의 셔츠 너머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의 얼굴을 끝내 보지 못했다.이서는 민채린의 몸으로 이 고통스러운 회상에서 깨어나 숨을 헐떡였다. 얼굴에서 뜨겁고 축축하게 흘러내리는 것을 손등으로 닦어내며 내려보았다- 눈물이었다.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그것이 자신의 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민채린의 손등으로 민채린의 얼굴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그 모습을 거울이 고스란히 비추고 있었다. 너무나도 아이러니한 풍경이었다.이서는 방 안의 단서들을 긁어모으며 현재 자신의 처지를 냉정하게 정리하기 시작했다.하녀가 방문 넘어로 흘린 말과 화장대 위의 탁상달력, 그리고 고급스러운 대리석 테이블 위에 놓은 초대장이 조각나 있던 진실을 맞춰주었고, 정보는 도합 세 가지였다.첫째, 민채린은 현재 강태준의 공식적인 아내이자 대원그룹의 부회장 비(妃)라는 것.둘째, 대원그룹의 가장 큰 행사이자 상류사회의 정점들이 모이는 연례 자선 만찬이 불과 며칠 뒤로 다가왔다는 것.셋째, 그리고 가장 의아한 사실은 강태준이 현재 민채린에게 극도로 냉담하며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3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