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석조 바닥에서 흘러나오는 한기가 뼈마디를 파고들었다. 숨을 쉴 때마다 폐부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입가로 울컥 토해진 검붉은 피가 차가운 돌바닥을 기괴한 모양으로 적셨다.아리아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바닥을 긁어보았지만, 이미 감각을 잃어가던 몸은 손가락 하나조차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서서히 죽어가는 몸보다 더 괴로운 것은 가슴을 후벼 파는 오열과 원망이었다.멀리서 들려오는 나팔 소리와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성. 그것은 실버문 팩의 새로운 여왕, '루나'의 탄생을 알리는 성대한 축제의 소리였다.그 화려한 축제의 그늘진 지하 감옥, 서늘하고 음습한 이곳에서 홀로 죽어가고 있는 여자가 실버문 팩의 전 최고 영애이자, 알파 킹 카시안의 정혼자였던 아리아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투박하고 무거운 철문이 열리고 비단 옷깃이 쓸리는 고상한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아리아는 초점이 흐려져 가는 눈을 겨우 들어 올려 문가를 바라보았다.빛나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눈부신 은색 면류관을 쓴 여인. 그녀의 이부자매인 세라피나였다. 세라피나는 입가에 조소 같은 미소를 띤 채 아리아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우아한 걸음걸이 끝에 피투성이가 된 아리아의 손을 구두 굽으로 지그시 짓밟았다."아아, 불쌍해라, 언니. 아직도 미련하게 목숨을 붙이고 있었네?"세라피나의 목소리는 가식적인 동정으로 차 있었지만, 자색 눈동자는 지독한 희열로 번뜩이고 있었다."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아리아의 갈라진 목구멍에서 피 섞인 음성이 겨우 흘러나왔다."왜냐고?"세라피나가 쿡쿡 웃으며 아리아의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그녀는 아리아의 턱을 거칠게 쥐어 올리며 귓가에 낮게 소곤거렸다."네가 가진 모든 게 탐났으니까. 네 화려한 신분, 네가 가진 강력한 영적 능력, 그리고... 카시안 님의 사랑까지도 전부 다 말이야.""카시안... 님은...""그래, 네가 그토록 목을 매던 알파 킹, 카시안 님 말이야. 그분이 오늘 나를 공식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7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