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경매장의 공기는 역겨울 정도로 탁했다.기름때 낀 샹들리에에서 번지는 누런 불빛, 독한 시가 연기, 그리고 귀족이라는 허울 뒤에 숨은 사내들의 끈적하고 음란한 시선.붉은 융단이 깔린 단상 한가운데, 세레나 폰 아르젠트는 발목까지 늘어진 차가운 쇠사슬을 밟고 서 있었다.“이번 출품작은, 모두가 아실 만한 제국의 가장 값비싼 노예입니다.”경매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객석에서 천박한 휘파람과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제국 최고 명문가의 유일한 적녀이자 사교계의 정점에서 군림하던 공녀.그러나 황실의 하룻밤 간계로 가문은 대역죄의 누명을 쓴 채 도륙당했고, 살아남은 유일한 핏줄인 그녀는 목에 죄인의 쇠칼을 찬 노예로 전락했다.찢긴 벨벳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백옥 같은 어깨와 가녀린 쇄골 위로 붉은 멍자국이 선명했다.옷은 엉망이 되었어도 이제 막 절정을 향해 터뜨리기 시작한 그녀의 몸은 마치 개화를 기다리는 꽃봉우리처럼 관능적이고 요염했다. 터질듯 부풀어 오른 앞 가슴이 경매장에 모인 사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고, 치마 자락을 치켜 올라간 봉긋한 둔부의 선은 아낙내들의 질투심을 한껏 유발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과 발가벗겨진 것과 다름없는 굴욕 속에서도 세레나는 턱을 치켜들었다.그녀의 깊고 서늘한 벽안에는 눈물 한 방울 맺히지 않았다.‘개처럼 짖어 보아라. 너희에게 무릎 꿇느니 혀를 깨물고 죽을 테니.’세레나는 입술을 곱씹으며 이를 악물었다.피비린내가 입안에 감돌았지만, 그 고통만이 겨우 터져 나오려는 수치심을 억눌러 주었다.고결함이란 태생부터 뼈에 새겨진 것이었다.겉옷이 찢기고 쇠사슬이 살을 파고들지언정, 눈앞의 버러지 같은 자들에게 동정을 구걸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그 오만한 눈빛이 오히려 사내들의 가학적인 욕망을 더 자극했다.그녀의 터질 듯한 몸매 뿐만 아니라 그 공녀 특유의 도도한 눈빛이 사내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입찰 패를 든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백만 골드!”“이백만!”“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3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