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결한 주인님, 벌을 받으셔야지요

고결한 주인님, 벌을 받으셔야지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26
By:  ddingjak30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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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죄로 가문이 몰락해 경매장에 끌려간 오만한 공녀. 그녀를 낙찰한 건 과거 자신의 발아래 두고 채찍질했던 전직 기사였다. 한때 그녀에게 복종하던 남자는 이제 그녀의 운명을 쥐고, 공녀는 자신이 짓밟았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뒤바뀐 주종 관계 속에서 시작되는 잔혹한 복수와 치명적인 주종 역전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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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지하 경매장의 공기는 역겨울 정도로 탁했다.기름때 낀 샹들리에에서 번지는 누런 불빛, 독한 시가 연기, 그리고 귀족이라는 허울 뒤에 숨은 사내들의 끈적하고 음란한 시선.붉은 융단이 깔린 단상 한가운데, 세레나 폰 아르젠트는 발목까지 늘어진 차가운 쇠사슬을 밟고 서 있었다.“이번 출품작은, 모두가 아실 만한 제국의 가장 값비싼 노예입니다.”경매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객석에서 천박한 휘파람과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제국 최고 명문가의 유일한 적녀이자 사교계의 정점에서 군림하던 공녀.그러나 황실의 하룻밤 간계로 가문은 대역죄의 누명을 쓴 채 도륙당했고, 살아남은 유일한 핏줄인 그녀는 목에 죄인의 쇠칼을 찬 노예로 전락했다.찢긴 벨벳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백옥 같은 어깨와 가녀린 쇄골 위로 붉은 멍자국이 선명했다.옷은 엉망이 되었어도 이제 막 절정을 향해 터뜨리기 시작한 그녀의 몸은 마치 개화를 기다리는 꽃봉우리처럼 관능적이고 요염했다. 터질듯 부풀어 오른 앞 가슴이 경매장에 모인 사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고, 치마 자락을 치켜 올라간 봉긋한 둔부의 선은 아낙내들의 질투심을 한껏 유발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과 발가벗겨진 것과 다름없는 굴욕 속에서도 세레나는 턱을 치켜들었다.그녀의 깊고 서늘한 벽안에는 눈물 한 방울 맺히지 않았다.‘개처럼 짖어 보아라. 너희에게 무릎 꿇느니 혀를 깨물고 죽을 테니.’세레나는 입술을 곱씹으며 이를 악물었다.피비린내가 입안에 감돌았지만, 그 고통만이 겨우 터져 나오려는 수치심을 억눌러 주었다.고결함이란 태생부터 뼈에 새겨진 것이었다.겉옷이 찢기고 쇠사슬이 살을 파고들지언정, 눈앞의 버러지 같은 자들에게 동정을 구걸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그 오만한 눈빛이 오히려 사내들의 가학적인 욕망을 더 자극했다.그녀의 터질 듯한 몸매 뿐만 아니라 그 공녀 특유의 도도한 눈빛이 사내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입찰 패를 든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백만 골드!”“이백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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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발등에 닿은 입술은 기이할 정도로 뜨거웠다.얼어붙어 있던 세레나의 발끝에서부터 뜨거운 전율이 척추를 타고 치솟았다.단상 아래 무릎을 꿇고 제 발등에 입을 맞추고 있는 거대한 사내의 어깨.늑대 가죽 망토에서 훅 끼쳐오는 서늘한 화약 냄새와 눅진한 피비린내가 세레나의 숨통을 틀어막았다.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세레나는 차마 숨조차 내쉬지 못한 채 눈앞의 사내를 내려다보았다.3년 전.그는 아르젠트 공작저의 차가운 진흙탕 바닥에 엎드려, 제 채찍 아래 비명 한마디 없이 등을 찢기던 노예.감히 제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아 개처럼 고개를 처박아야 했던 천한 사냥개.그런데 이제는 제국의 전쟁영웅이자 황제조차 두려워하는 신흥 백작이 되어 제 눈앞에 서 있었다.그것도 자신을 사들이기 위해 일억 골드라는 가당찮은 거금을 내던지고서.칼릭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잿빛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뺨에는 거친 검흔이 그어져 있었고, 번뜩이는 금빛 눈동자는 굶주린 맹수처럼 세레나의 몸을 핥아 내렸다.찢겨 나간 벨벳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백옥 같은 어깨와 깊게 패여 있는 가슴골, 가쁜 숨을 몰아쉴 때마다 파들거리는 잘록한 허리선.그녀의 요염한 굴곡을 눈에 담는 사내의 눈빛은 소름 끼칠 만큼 끈적하고 위험했다.“…칼릭스.”갈라진 목소리로 제 입술을 비집고 나온 이름.그 한마디에 칼릭스의 입술 끝이 말려 올라갔다.“기억해 주시니 황송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마마.”목소리는 지독할 만큼 정중했으나, 발목을 틀어쥔 그의 악력은 뼈를 바스러뜨릴 듯 억셌다.그의 손가락이 닿은 살갗마다 불에 덴 듯한 열기가 번져 나갔다.“칼릭스 백작!”정적을 깬 것은 에드윈 황자의 격노에 찬 고함이었다.에드윈이 난간을 짚고 계단을 밟으며 성큼성큼 걸어 내려왔다.근위병들이 칼자루에 손을 얹은 채 살벌한 걸음으로 뒤를 따랐다.“아무리 북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한들 제정신이 아니로군. 대역죄인의 계집에게 무릎을 꿇고 주인이라 부르다니, 네놈도 공작가와 한패였음을 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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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등 뒤에서 피를 토하듯 악을 쓰는 에드윈 황자의 고함이 지하 홀을 메웠지만, 그 누구도 두 사람의 걸음을 막아서지 못했다.북부의 전장을 피로 물들이며 황제의 숨통마저 쥐락펴락하게 된 사내.살귀가 풍기는 지독한 피비린내와 살기에 질려, 경매장의 귀족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길을 터줄 뿐이었다.축축한 지하를 벗어나자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밤공기가 들이닥쳤다.세레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비틀거리는 다리에 겨우 힘을 주었다.에드윈의 손아귀에 떨어져 발가벗겨진 채 능욕당하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안도감이 가슴 한구석을 스쳤다.뒷골목 어귀에는 흑철 문양이 새겨진 마차가 대기하고 있었다.칼릭스는 망설임 없이 세레나의 허리를 한 팔로 들어 올려 마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아…!”짧은 비명과 함께 세레나의 몸이 푹신한 벨벳 시트 위로 내팽개쳐지듯 쓰러졌다.이어 칼릭스의 거대한 인영이 마차 안으로 들어서더니, 마차 문을 닫았다.외부의 소음과 빛이 완벽하게 차단되고나니 이상하게도 세레나의 마음엔 안도감이 서렸다. 덜컹거리며 마차가 출발하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좁은 공간을 채우는 두 사람의 가쁜 숨소리가 엉켜 들었다.마차가 거칠게 흔들릴 때마다 세레나의 찢긴 드레스 앞섬이 아슬아슬하게 벌어졌다.백옥처럼 하얀 피부에 거칠게 들썩이는 가슴골이 짙은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드러났다.세레나는 차오르는 수치심을 억누르며, 제 맞은편에 그림자처럼 앉아 있는 사내를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칼릭스.”공녀 시절의 오만함을 되찾으려는 듯 목소리를 가다듬었다.“네가 날 빼내 온 공은 치하하마. 허니 당장 이 불쾌한 쇠사슬부터 풀어라. 비록 가문이 풍비박산 났으나, 내게는 아직 충견에게 내릴 만한 숨겨진 금괴가….”“공? 충견?”어둠 속에서 나직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크하핫!"조소였다.칼릭스가 천천히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사내의 거대한 체구가 세레나의 시야를 완전히 집어삼켰다.그의 무릎이 세레나의 다리 사이로 거칠게 파고들었다.“하, 흣…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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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세레나가 골반을 미세하게 비틀어 제 하체를 사내의 단단한 중심부에 은밀히 밀착시키는 순간이었다.사내의 호흡이 멎었다.그리고 찰나의 정적을 깨고, 거친 손아귀가 세레나의 잘록한 허리를 부스러뜨릴 듯 틀어쥐었다.“읏…!”숨이 턱 막힐 정도의 악력이었다.칼릭스는 세레나의 골반을 억세게 짓누르며 그녀의 모든 움직임을 단숨에 봉쇄했다.얇은 천 너머로 살갗을 짓이기듯 파고드는 사내의 손가락.단 1밀리미터의 움직임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지독한 통제였다.칼릭스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바퀴에 입술을 바짝 내리눌렀다.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귓전을 서늘하게 긁어내렸다.“마마.”어둠 속에서도 형형하게 번뜩이는 금빛 눈동자가 세레나의 흔들리는 시선을 가두었다.“소인이 언제 주인님께, 제멋대로 몸을 비비라 허락했습니까.”“하, 흣… 놔…!”“주도권은 당신에게 없습니다. 착각하지 마십시오.”사내의 손아귀가 허리를 더 강하게 조여왔다.“이 마차 안에서 숨을 쉬는 것도, 마마가 움직이는 것도… 오직 제 허락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당신의 그 음란한 본능조차도.”자신의 비틀린 욕망을 낱낱이 간파당했다는 굴욕감에 세레나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반박하려 입술을 달싹이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쿠웅!마차 바퀴가 길바닥의 깊은 돌부리에 걸리며 깊게 덜컹거렸다.마차 안의 균형이 단번에 무너졌다.“아앗!”원심력에 휩쓸린 두 사람의 몸이 바닥으로 사납게 곤두박질쳤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푹신한 벨벳 시트 위로 나뒹군 것은 세레나가 아닌 칼릭스였다.사내는 충돌의 순간 본능적으로 그녀를 보호하듯 제 품에 가두며 바닥에 먼저 등을 대었다.칼릭스가 밑에 깔리고, 세레나가 그의 거대한 가슴팍 위로 엎어진 구도.흐트러진 흑발 사이로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혀 들었다.거친 숨결이 한데 뒤엉키며 서로의 심장을 데웠다.닿을 듯, 말 듯.단 반 뼘도 되지 않는 지척의 거리에서 사내의 붉은 입술이 벌어져 있었다.그녀를 집어삼킬 듯 맹렬한 열기를 뿜어내며.순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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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마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이 끊긴 숲 깊숙한 곳의 별채였다.칼릭스는 둔부를 맞고 여전히 파들거리며 은밀히 젖어 있는 세레나를 깃털처럼 가볍게 안아 들었다.그녀의 뺨이 사내의 단단한 가슴팍에 닿았을 때, 코끝을 찔러온 것은 지독할 만큼 농밀한 사내의 체향이었다.전장의 화약 냄새를 뚫고 피어오르는 묵직한 머스크 향, 그리고 단단하게 벼려진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생하고 원초적인 열기.세레나는 숨이 턱 막힌 채 그를 올려다보았다.달빛 아래 온전하게 드러난 칼릭스의 옆얼굴은 매혹적이고도 아름다웠다.날카롭게 벼려진 턱선과 굵은 목울대, 잿빛 머리칼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맹수 같은 금빛 눈동자.그가 노예 시절엔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해 미처 보지 못했던, 제국의 고귀한 황족들조차 단숨에 압도할 만한 야성적인 수려함이었다.넓게 벌어진 어깨와 가죽 제복을 빈틈없이 채운 탄탄한 흉곽은 그 자체로 거역할 수 없는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마차 안에서 맞았던 엉덩이의 화끈거리는 열기와 맞물려, 그 압도적인 체격에 안겨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세레나의 아랫배를 찌릿하게 조여왔다.칼릭스는 텅 빈 복도를 망설임 없이 가로질러 가장 깊숙한 침실 문을 열어젖혔다.푹신한 침상 위로 세레나의 가녀린 몸이 내던져졌다.“아흣…!”헝클어진 흑발을 쓸어 올리며 몸을 일으키던 세레나의 시선이 방 안을 훑었다.공작가의 규방보다 호화로운 흑단나무 침대와 핏빛 융단, 그리고 무겁게 내려앉은 암막 커튼.그러나 그 사치스러운 풍경을 응시하던 세레나의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침상의 네 모퉁이를 받치고 있는 굵은 흑단 기둥마다, 차가운 은빛으로 번들거리는 네 개의 철제 결박 고리가 박혀 있었다.사람의 사지를 넓게 벌려 묶어두기 위해 정교하게 주조된 구속구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침대 머리맡 협탁 위, 검붉은 벨벳 받침대 위에는 매끄럽고 서늘한 백옥으로 깎아 만든 길쭉한 막대, ‘옥 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여인의 가장 여리고 은밀한 살결을 재고 체벌하기 위한 잔혹한 도구.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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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침대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칼릭스의 육중한 무게감이 매트리스를 푹 꺼지게 만들었다.그가 침대 옆에 있던 탁자 서랍 안에서 꺼낸 것은 양피지 한 장이었다.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세레나의 무릎 위로 무심하게 던져진 종이.그 상단에는 제국 최고 재판소의 인장이 붉은 밀랍과 함께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신체 포기 각서.’붉은 먹으로 쓰인 다섯 글자를 마주한 세레나의 푸른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읽으십시오, 주인님.”칼릭스가 제 젖은 잿빛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기며 나직하게 속삭였다.그의 단단한 구릿빛 가슴팍과 굵은 빗장뼈가 숨을 들이쉴 때마다 위험한 긴장감을 품고 들썩였다.전장을 구르며 다져진 두터운 근육과 거친 흉터들은 거역할 수 없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아르젠트 가문의 복권과 황실을 향한 복수를 소인이 대신 완수해 드리는 대가입니다. 그 대가로 공녀님의 낮과 밤, 그리고 숨결 하나까지… 제게 온전히 귀속된다는 계약이지요.”“미친놈… 내가 이런 치욕적인 종이 쪼가리에 서명할 성싶으냐?”세레나가 이를 악물며 양피지를 쥐어뜯으려 손을 뻗었다.그러나 그녀의 가녀린 손목이 종이에 닿기도 전에, 칼릭스의 거대한 손이 협탁 위로 뻗어 나갔다.어둠 속에서 은밀한 빛을 발하며 들려 올려진 것은, 서늘한 한기를 머금은 매끄러운 ‘백옥 자’였다.“서명은 나중 일입니다.”칼릭스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낮게 가라앉은 조소가 흘러나왔다.“일억 골드짜리 노예의 몸이 과연 제 값을 하는지, 규격부터 확인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사내의 손에 들린 차가운 옥 자의 끝이 세레나의 찢어진 드레스 깃을 천천히 밀어냈다.“흣…!”서늘한 옥의 감촉이 여린 쇄골을 타고 느릿하게 미끄러져 내렸다.얼음장처럼 차가운 돌의 한기와, 수치심으로 펄펄 끓어오르는 세레나의 피부 온도가 맞부딪히며 살결 위로 소름이 돋아났다.옥 자는 그녀의 가파르게 들썩이는 가슴골 사이를 파고들어,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유방의 굴곡을 따라 치수를 재듯 집요하게 훑고 내려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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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세레나의 푸른 눈동자에 서슬 퍼런 오기가 일렁였다.사내의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는 엄지손가락이 제 입술을 짓누르고, 차가운 옥 자가 은밀한 살결을 압박하는 사면초가의 순간.공녀로서 뼈에 새겨진 고결한 긍지가 그녀를 용기있게 만들었다.“……!”세레나는 주저 없이 칼릭스의 피 묻은 엄지손가락을 이로 깨물었다. 살점이 찢겨 나가며 뜨겁고 비릿한 선혈이 입안 가득 왈칵 터져 나왔다.고통에 물러설 줄 알았던 사내는 신음 한마디 내뱉지 않았다.오히려 칼릭스의 입꼬리가 맹수의 그것처럼 기괴하게 말려 올라갔다.마치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말이다. 잿빛 머리칼을 거칠게 쓸어 넘기며 드러난 그의 얼굴은, 고통을 극상의 쾌락으로 반추하는 악귀의 모습 그대로였다.“크하… 여전히 발톱을 숨기지 못하시는군요, 나의 주인님.”칼릭스는 제 손가락을 문 그녀의 뺨을 거칠게 거머쥐었다.그의 굵고 두터운 손가락 마디마디에 핏줄이 곤두서며 잔혹한 악력이 가해졌다.턱뼈가 으스러질 듯한 격통에 세레나의 입술이 강제로 벌어졌다.사내는 물려 뜯긴 제 엄지로 그녀의 새하얀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짓이기듯 문질렀다.붉은 피가 백옥 같은 입술 위로 번져 나갔다.“허면, 둘 다 받으셔야지요.”칼릭스가 침대 시트 위에 내던져져 있던 신체 포기 각서를 들어 올렸다. 그는 버둥거리는 세레나의 머리채를 한 손으로 감싸 쥐더니, 붉은 피로 흥건하게 젖은 그녀의 입술을 양피지 하단에 무자비하게 내리눌렀다.'읍…!'양피지 위로 선명한 선홍빛 입술 자국이 찍혀 나갔다.완벽하고도 돌이킬 수 없는 신체 포기의 낙인.“자, 이로써 계약이 성립되었습니다.”칼릭스의 낮게 잠긴 목소리가 세레나의 피부를 소름돋게 만들었다. 제복 상의를 완전히 벗어 던진 사내의 단단한 구릿빛 상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체향이 피비린내에 뒤섞여 질식할 듯 방 안을 메웠다.땀방울이 맺힌 탄탄한 흉근과 복근, 그리고 전장의 거친 상흔들이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맹수처럼 꿈틀거렸다.사내의 압도적인 체격과 육중한 위압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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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차가운 옥 자가 좁은 틈을 비집고 들 때마다, 세레나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점멸했다. 얼음장 같은 돌의 냉기와, 짓이겨지듯 번져오는 마찰열이 극단적으로 뒤엉키며 살결 안쪽에서 걷잡을 수 없는 감각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냈다.옥 자가 살짝 비틀릴 때마다 안쪽 벽이 본능적으로 조여들었다가 풀리기를 반복했고, 그 미세한 움직임조차 세레나의 신경을 예리하게 긁어내며 전신을 떨게 했다.“흐, 아… 읏!”세레나는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삼키려 입술을 깨물었다.그러나 이미 피로 물든 입술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숨결은 수치스러울 만큼 애처롭게 젖어 있었다.사지가 결박당한 침상 위.가장 고결했던 공녀의 몸이, 자신이 발아래 두었던 천한 사냥개의 손길 하나에 사시나무처럼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수치심과 쾌락이 뒤섞인 채,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려 했으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이 베갯잇을 축축하게 적셨다.칼릭스는 서두르지 않았다.그는 옥 자를 쥔 손끝의 각도를 느릿하게 비틀며, 그녀가 견딜 수 없어 하는 가장 여리고 은밀한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찔러오는 이물감에 세레나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졌고, 구속구가 손목과 발목을 더욱 팽팽하게 조여 왔다.그 고통스러운 압박조차 이상하리만치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고 있었다.“아앙! 그만, 그만해… 흑!”“그만둘 리가 없지 않습니까, 마마.”칼릭스의 느릿하고 질척한 음성이 귓전을 핥아 내렸다.이제는 상의 마저 벗어 던진 사내의 구릿빛 가슴팍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려 세레나의 쇄골 위로 뚝 떨어졌다.사내의 묵직한 체향과 늑대 같은 금빛 눈동자가 짓누르는 위압감에 숨이 턱 막혔다.그의 시선은 한순간도 세레나의 일그러진 표정에서 떠나지 않았다.“거짓말을 하는 입술과 달리, 이곳은 옥 자를 부러뜨릴 듯 물고 늘어지는데요.”철퍽, 옥 자가 스칠 때마다 질척한 마찰음이 밀실 안에 울려 퍼졌다.차갑던 백옥은 이미 세레나의 뜨거운 체온과 쏟아져 나온 애액으로 미끈하게 젖어, 불붙은 것처럼 달아올라 있었다.머릿속에서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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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사내의 거대한 그림자가 침상 위를 완전히 집어삼켰다.탁자 위로 내던져진 옥 자의 서늘한 냉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좁은 공간을 짓눌러오는 것은 숨이 턱 막힐 만큼 농밀하고 원초적인 사내의 열기였다.철컥.침대 기둥에 옭아매진 철제 구속구가 세레나의 겁에 질린 움직임을 따라 사납게 삐걱거렸다.쇠붙이의 냉기가 그녀의 발목과 손목을 단단히 옥죄고 있었다.칼릭스는 천천히 한쪽 무릎을 매트리스 위에 얹었다.삐걱거리는 침대의 마찰음과 함께 거대한 무게감이 그녀의 양 허벅지 사이를 짓눌렀다.사내의 거칠은 손이 세레나의 가늘게 떨리는 허벅지 안쪽을 틀어쥐었다.굳은살이 억세게 박인 두터운 손바닥의 온도가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살갗에 닿는 순간, 불에 달군 낙인이라도 찍힌 듯 찌릿한 전율이 하복부를 타고 곤두박질쳤다.“칼릭스… 네 이놈... 읏.”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사내는 세레나의 희미한 반항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결박된 그녀의 두 다리를 제 단단한 골반 양옆으로 완전히 밀착시켜 벌려놓았다.도망칠 곳 따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사지와 감각이 모조리 사내의 손아귀에 붙들린 채, 가장 은밀하고 여린 살결이 그의 위험하게 팽창한 중심부와 거침없이 맞닿았다.옷감 하나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닿아오는 흉포한 열기.스치기만 해도 살갗이 데어버릴 것 같은 뜨거운 기둥의 감촉에 세레나는 숨을 들이켰다.‘천한 노예 놈의 것이… 감히 나에게.’세레나는 고개를 저으며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제국의 정점에서 군림하던 공작가의 고결한 적녀.그 오만했던 혈통과 지켜온 순결의 마지막 보루가, 자신이 짐승처럼 짓밟고 채찍질했던 사냥개의 발아래서 산산조각 나기 직전이었다.“보십시오, 나의 주인님.”칼릭스의 낮게 잠긴 목소리가 귓바퀴를 질척하게 핥아 내렸다.사내의 잿빛 머리칼 끝에서 떨어진 묵직한 땀방울이 세레나의 하얀 쇄골 위로 툭, 떨어져 뜨겁게 흘러내렸다.어둠 속에서 위험한 광기를 품고 번뜩이는 사내의 금빛 눈동자는 굶주린 맹수 그 자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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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세레나는 사내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려 입술이 터지도록 혀를 깨물었다.그러나 안쪽 깊숙이 부딪혀오는 맹렬한 열기와 온몸을 짓누르는 거대한 무게감 앞에서, 공녀의 고결한 자존심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아, 아흣… 칼릭스…!”원망과 배덕감이 뒤섞여 터져 나온 울부짖음이 사내의 귓가를 적신 순간, 칼릭스의 이성은 완전히 끊어졌다.끝내 제 이름을 토해낸 여인을 으스러뜨릴 듯 품에 가두고 맺혀있던 욕정을 쏟아내던 밤.지배하는 사내도, 짓밟힌 여인도 결국은 서로의 지독한 운명에 결박당한 채 끝을 알 수 없는 탐닉의 심연 속으로 침잠해 들어갔다.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침실의 두꺼운 암막 커튼 틈으로 서늘하고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비쳐 들었다.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농밀한 사내의 열기와 비릿한 체액의 냄새가 차가운 새벽 공기에 서서히 흩어지고 있었다.숨이 멎을 듯 격렬했던 폭풍이 지나간 침상 위는 이상하게 적막했다.세레나는 사지가 침대 기둥에 결박당한 채, 인형처럼 미동도 없이 늘어져 있었다.밤새 이어진 무자비한 탐닉과 거역할 수 없던 감각의 폭격.고결한 긍지를 지키려 사내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려 버티던 공녀는, 끝내 쏟아지는 치욕과 극도의 탈진을 이기지 못하고 의식을 놓아버렸다.눈가에는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이 선명했고, 백옥 같던 살결 곳곳에는 사내의 거친 손아귀가 남긴 붉은 울혈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하아.”침대 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칼릭스가 낮게 가쁜 숨을 토해냈다.땀에 젖은 잿빛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그의 금빛 눈동자에서, 조금 전까지 세레나를 집어삼킬 듯 타오르던 맹수의 살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있었다.그 자리를 채운 것은, 감히 손대지 말아야 할 신성한 제단을 제 손으로 파괴해 버린 신도의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과 절박함이었다.칼릭스의 떨리는 손가락이 침대 기둥의 결박 고리로 향했다.사내의 거친 손은 그녀의 손목과 발목을 옥죄고 있던 금속 구속구를 다급하게 풀어냈다.묶여 있던 끈이 스르륵 풀려나자, 여린 살갗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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