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번호가 왜 태림 반출목록에 있죠?”탑승 안내가 시작됐지만 나는 게이트를 나가지 않았다. 차유리의 모조 배지는 십칠 년 전 기록상 폐기된 상자에서 나온 물건이었다.“상자 내용부터 확인하세요.”재하가 옛 대장을 확대했다.“첫 혼인 때 가족문서 인증서, 인장 스캔, 해외행사용 나침반 시제품입니다.”“반출 사유는요?”“해원 소송 증거 반환. 승인자는 계약이 끝난 외주 보관업체입니다.”결혼식 침입, 위조 위임장, 유리의 배지가 한 상자로 이어졌다. 그렇다고 내 비행을 취소해 범인이 원하는 자리에 붙잡힐 수는 없었다.“기록보관실을 봉인하되 직원 휴대전화는 받지 마세요. 외부 감시인이 입회한 뒤 상자 자리만 여세요.”“대표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까요?”“아니요. 내 눈으로 봐야만 믿는 구조는 만들지 않습니다.”나는 예정대로 비행기에 올랐다. 출발 전 건우에게 사실만 남겼다.‘유리 배지가 옛 기록상자 번호와 일치해. 현장 봉인했고 나는 출국해.’‘혼자 돌아오라고 하지 않을게. 도착 뒤 통화 가능할 때 알려 줘.’그 답을 읽고 휴대전화를 껐다.비행 중에는 출력해 온 반출대장을 확인했다. 해당 상자는 해원 사건 뒤 모두 회수돼 파쇄됐다고 적혀 있었다. 파쇄 확인 사진에는 상자 뚜껑만 있었고 내용물은 찍히지 않았다.착륙 직후 독립 감시인이 보낸 영상이 도착했다. 기록실 선반의 봉인띠는 멀쩡했지만 상자를 꺼내자 무게가 대장보다 삼 킬로그램 가벼웠다.문제의 자리만 두 번 닦였고, 폐쇄된 주말에도 창고 스캐너 전력이 여섯 시간 사용됐다.“현장에서 열겠습니다.” 감시인이 말했다.“봉인번호부터 양쪽 카메라에 보여 주세요.”번호가 일치한 뒤 상자가 열렸다. 서지안 관련 소송자료와 오래된 행사사진은 남아 있었다. 정확히 세 가지, 내 첫 결혼 인증서와 인장 스캔, 나침반 시제품만 없었다.“파쇄 확인서는 누가 썼죠?”현 기록관리팀장이 고개를 숙였다.“전임 외주업체 직원 박성호입니다.”“지금 연락됩니까?”“계약 종료 뒤 지방으로 내려갔습니다
Huling Na-update : 2026-09-19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