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성 회장이 구속됐다고 창업가 의결권까지 없앨 수는 없습니다.”해원 측 사외이사는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자마자 해임안 철회를 요구했다. 윤세라는 비어 있는 회장석 옆에 앉아 아버지 명패를 붙들고 있었다.“가족 중 한 명은 남겨야 경영 공백을 막을 수 있어요.” 세라가 말했다.“경영 공백은 현장 책임자들이 이미 막고 있습니다.”나는 직원대표와 채권단이 서명한 칠십이 시간 운영보고서를 화면에 올렸다. 물류는 멈추지 않았고, 체불임금과 긴급 납품대금은 우선계좌에서 집행됐다.세라는 그 돈도 결국 해원 자산이라고 생색냈다. 나는 직원이 번 돈으로 직원의 임금을 준 것이며, 윤씨 일가의 선의가 아니라고 잘랐다.세라는 준비한 답을 찾으려 비서가 써 준 문서를 넘겼다.“저는 글로벌 브랜드를 관리해 왔고, 오리진 패스의 얼굴이었습니다.”직원주주가 물었다.“권리 보증서에 서명한 분이 윤 전무 맞습니까?”“그건 법무팀이 검토한 형식 문서였어요.”“해외 법인이 자금을 회수한 책임도 법무팀에 있습니까?”“저는 세부 계약까지는 모릅니다.”한숨이 회의장을 훑었다. 세라에게 남은 경영 근거는 직함뿐이었고, 그 직함으로 한 일은 모른다는 답뿐이었다.의장이 첫 안건을 상정했다.“윤태성, 윤세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추천 이사 전원의 해임안을 표결합니다.”윤씨 측 대리인이 손을 들었다.“아크가 적대적 인수 뒤 해원을 해체하려 합니다. 주주가치 훼손입니다.”“인수 범위를 읽고 말씀하세요.” 내가 답했다.대리인은 수익성 높은 인증사업만 헐값에 가져가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수가는 독립평가기관 세 곳의 평균보다 팔 퍼센트 높았고, 일부는 납품채권 변제와 고용승계 보증금으로 묶였다.매각 대상이 아닌 계열사도 버리지 않았다. 채권단 공동관리 아래 별도 회생하되, 아크가 지배권을 얻으려고 부실까지 숨겨 사지 않는 구조였다.직원대표가 인수계약의 고용 조항을 읽었다.“인증사업, 물류운영, 고객보호 부서의 고용을 삼 년간 승계하며 일방적 임금 삭감을 금지한다.”
최신 업데이트 : 2026-09-1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