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가 해원그룹 전체를 인수한다는 조건이면 유예하겠습니다.”채권단 대표는 윤태성 일가의 부동산과 부실 계열사까지 떠넘겼다. 직원과 납품사를 살리려면 지배가문의 빚도 함께 사라는 요구였다.“전체는 사지 않습니다.”“그럼 해원은 법정관리로 갑니다.”“법정관리를 협박처럼 쓰지 마세요. 필요한 사업과 채무를 분리해 제안하겠습니다.”나는 밤새 표시한 회생안을 화면에 띄웠다. 살릴 항목은 오리진 패스 운영 조직, 정상 유통망, 영세 납품채무였다.사지 않을 항목은 가족 전용 부동산, 윤세라 홍보법인, 지배가문 사채, 불법 취득한 특허였다.분리 기준은 감정이 아니라 현금흐름과 책임의 연결로 세웠다. 정상 영업에서 생긴 채권은 인수하고, 윤태성 일가가 개인 담보를 빼내며 만든 채무는 지주사에 남겼다. 고객 데이터는 소유권과 동의 범위를 다시 확인하기 전까지 가치 산정에서 제외했다.실사팀도 두 갈래로 나눴다. 아크 투자팀은 가격을 계산하고, 직원·납품사 대표가 고용과 지급 조건을 검증했다. 내가 한쪽 보고서를 고쳐 다른 쪽을 설득할 수 없도록 원본을 동시에 공개했다. 해원 이름을 미워한다는 이유로 싸게 잡지도, 살리고 싶다는 이유로 비싸게 사지도 않았다.해원 이사가 비웃었다.“알짜만 가져가겠다는 약탈 아닙니까?”“알짜라면서 왜 직원 급여부터 끊었습니까?”“그룹을 유지하려면 불가피했습니다.”“제가 유지할 것은 윤씨 일가의 그룹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아크 컨소시엄에는 유성금융만 넣지 않았다. 해외 브랜드 채권단, 직원주식조합, 공동 신탁이 각각 자금과 권리를 출자하도록 했다.컨소시엄 의결권은 투자액만으로 나누지 않았다. 직원주식조합에는 고용·안전 조항의 거부권을, 공동 신탁에는 인증권 사용 중단권을 줬다. 해외 채권단은 상환 계획을 감독하되 인사권을 갖지 못했다.해원 직원들은 인수안 찬반을 비밀투표로 정하기로 했다. 반대 표를 던져도 승계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조항을 외부 노무사가 확인했다. 나는 설명회에 한 번만 참석하고,
Last Updated : 2026-09-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