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연전 행랑의 문을 열자 볕보다 먼저 먼지가 들어왔다.단비는 창호를 받치고 서련은 빈 궤짝을 밀었다. 두 사람이 아무리 힘을 주어도 궤짝은 움직이지 않았다. 채운이 와서 밑을 보더니 바닥 못 하나를 뽑았다. 궤짝이 허무하게 미끄러졌다.“우리는 지금 무엇과 싸운 거지?”서련이 묻자 단비가 손등으로 코를 닦았다.“나무와 졌습니다.”작게 웃는 소리에 문밖의 궁인들도 긴장을 풀었다. 전날 온 두 사람 외에 세 사람이 더 찾아왔다. 서련이 궁인을 새로 모은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 한 사람은 바느질 대신 음식을 잘했고, 다른 사람은 눈이 침침해 큰 이불 바느질만 할 수 있다고 먼저 말했다.서련은 모두를 고용하지 않았다. 자리가 넷뿐이라는 말에 행랑이 조용해졌다. 단비는 자기 자리를 빼면 하나가 더 생긴다고 했지만 채운이 고개를 저었다.“천을 놓을 곳도 있어야 합니다. 사람만 앉힐 수는 없어요.”서련은 첫 사흘 동안 시험으로 맡길 일을 나눴다. 자기 옷 한 벌, 객사 이불 덮개 두 장, 찢어진 방풍 덮개였다. 완성해야만 돈을 주는 방식 대신 일한 시간과 필요한 재료를 먼저 정했다. 눈이 침침한 궁인은 이불 일을 택했다.“일을 못 마치면 돈을 돌려드려야 합니까?”“솜씨를 속이지 않았다면 고치는 데 든 시간도 일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늦게 바꾸면 그 값도 내겠습니다.”채운이 서련을 보았다.“그 말씀은 적어 주십시오.”음식을 잘한다던 궁인이 조용히 일어섰다. 바느질은 못하지만 사람이 필요하다기에 와 보았다고 했다. 서련은 그를 붙들어 잘하지 못하는 일을 맡기지 않았다. 대신 부엌 할멈에게 객사 손님이 늘 때 하루씩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지 물었다. 할멈은 지금은 아니고 큰 빨래를 하는 날에는 필요하다고 했다.그 궁인은 날짜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빈말이라도 오늘부터 오라 할 줄 알았습니다.”서련은 그러면 그가 다른 일자리를 놓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뜻밖이라는 얼굴로 행랑의 먼지를 한번 털고 갔다. 나중에 쓸 이름과 연락할 곳만 단비의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