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폐위된 황후가 새 황제를 고른다: Capítulo 21 - Capítulo 30

32 Capítulos

제21화. 손님에게 내민 빚

백연전의 아침은 중궁보다 추웠다.단비는 장작 두 토막을 아궁이에 밀어 넣고 손등으로 이마를 닦았다. 방 안에서는 서진이 이불을 걷었다가 정온의 눈을 보고 다시 덮었다. 어제까지 짐을 나르던 사람들이 물러간 마당에는 수레바퀴 자국만 얼어 있었다.서련은 문지방에서 장작 수를 세었다. 겨울을 나려면 얼마가 들지, 오늘 처음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숫자를 배우시려면 저보다 부엌의 할멈에게 물으셔야 합니다.”단비가 웃었다. 서련이 무릎을 굽혀 옆에 앉았다.“그럼 오늘은 함께 물어보자.”그때 객사 관리가 문밖에서 헛기침했다. 그는 뜨거운 방을 슬쩍 보고도 들어오지 않았다. 품에 안은 꾸러미를 꺼내더니 두 손으로 서련에게 내밀었다.“중궁 철수에 든 비용입니다. 옮긴 상자 수와 수레 삯, 창고를 비우느라 쉰 궁인들의 품삯을 합했습니다.”서련은 첫 장을 펼쳤다. 수레 삯은 넉 대였고, 짐을 부린 사람은 열여덟이었다. 어제 실제로 온 수레는 두 대였다.“나머지 두 대는 어디에 썼습니까?”관리의 눈이 단비에게 갔다.“궁인들 물품도 함께 옮겼으니 그들에게 물어야지요. 중궁에서 나온 사람들은 한 무리로 셉니다.”“누가 그렇게 정했습니까?”“전례입니다.”서련은 종이를 뒤집었다. 겉봉에는 자기 이름이 아니라 중궁 철수 인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돈을 낼 사람은 여럿인데 누구의 물건에 얼마가 들었는지 구분되지 않았다.“내 짐을 옮긴 비용은 내가 확인하고 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삯을 대신 깎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관리의 표정에 잠깐 안도가 스쳤다가 굳었다.“미납이 생기면 연료 지급을 멈춰야 합니다. 객사 장작도 내수고에서 나오니까요.”단비가 아궁이 문을 닫았다. 소리가 유난히 크게 났다. 관리가 그쪽을 가리키려 하자 서련이 먼저 일어났다.“방금 넣은 것은 내가 산 장작입니다.”“모든 물품에는 반입 확인이 필요합니다.”“확인하셨으니 적으십시오. 내 물건을 궁의 물건으로 청구하지 않도록.”관리는 붓을 들지 않았다. 그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돌아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22화. 공주의 빈 의자

명선의 접견실에는 의자가 세 개 놓여 있었다.하나는 공주가 앉았고, 하나에는 내수고 관리가 앉았다. 남은 의자에 서련이 손을 얹자 문 옆의 상궁이 말했다.“손님은 서서 말씀하시는 것이 맞습니다.”서련은 손을 떼지 않았다. 짙은 자주색 치마를 입은 상궁은 의복과 숙련 궁인의 배치를 맡는 민서경이었다. 중궁에 있을 때는 옷감을 들고 가장 먼저 찾아오던 사람이었다.명선이 찻잔을 내려놓았다.“내가 의자를 내주었다. 네가 거둘 까닭은 없지.”민서경은 공주에게 허리를 굽혔다. 사과는 하지 않았다. 서련은 앉으며 의자를 한 치 앞으로 당겼다. 탁자 위 물품표가 멀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다.“수레는 두 대였습니다. 네 대의 삯이 청구된 이유부터 듣겠습니다.”관리는 목록 가장자리를 짚었다.“기다린 시간까지 대수로 환산했습니다.”“그렇다면 수레 대수 옆에 시간을 적어야겠지요. 이대로라면 마부가 네 사람인 것처럼 보입니다.”“궁중에서는 늘 그렇게…”“공주의 객사에서 실제로 지급할 돈을 묻고 있습니다.”서련이 말을 끊자 관리가 명선의 눈치를 보았다. 명선은 서련 앞에 따뜻한 차를 밀어 주었다.“계속하시오.”수레 삯은 생각보다 빨리 줄었다. 대신 창고를 비우느라 쉰 궁인의 품삯이 남았다. 서련은 그 돈을 누구에게 줄 예정인지 물었다. 관리는 일한 사람에게 직접 주는 돈이 아니라 내수고에 남기는 비용이라고 대답했다.“일하지 못한 사람을 위한 돈이라면서 그 사람에게는 가지 않는군요.”“창고 손실을 메우는 뜻입니다.”서련은 종이 옆에 단비의 급료표를 펼쳤다.“여기서는 궁인들의 품삯을 깎아 손실을 메우고, 저기서는 같은 손실을 이유로 내 돈을 받습니다. 한 번 빈 창고를 두 번 채우려 하십니까?”명선이 두 종이를 번갈아 보았다. 관리의 귀가 붉어졌다. 민서경이 그 틈에 말을 받았다.“물품이 돌아오면 다시 정산할 수 있습니다. 황후께서 쓰시던 의복 중 아직 찾지 못한 것이 있어…”“서련이다.”명선의 짧은 정정에 민서경의 입술이 멈췄다.서련은 상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23화. 비단 한 벌의 주인

의복 창고에서는 묵은 향 냄새가 났다.서련은 문 안에 발을 들이자 재채기를 했다. 단비가 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돌렸다. 중궁에 있을 때는 계절마다 상자째 들어오던 옷들이었다. 냄새는 익숙했지만 수십 상자를 한꺼번에 열어 놓으니 숨이 막혔다.“전부 닫아 두었더니 좀이 붙었습니다.”문을 지키던 궁인이 변명하듯 말했다. 서련은 가장 가까운 함을 열었다. 밑바닥에 장뇌 주머니 대신 마른 귤껍질이 들어 있었다.“비싼 옷은 지키면서 방충할 물건은 아꼈군요.”“지급이 늦었습니다.”궁인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민서경이 뒤에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서련은 그를 더 묻지 않고 함의 끈을 풀었다. 혼례 전 친정에서 가져왔던 연한 회색 비단이었다. 여섯 해 동안 한 번도 입지 못했다. 황후에게 어울리지 않는 색이라는 말에 접어 두었다가 그대로 잊었다.관리의 손이 비단 위로 올라왔다.“그것은 황실 물품으로 묶여 있습니다.”“내 지참 비단입니다.”“중궁 창고에 들어간 물건은 우선 같은 표를 붙입니다.”서련은 손을 거두지 않았다. 비단 끝을 뒤집자 작은 물결 같은 수선 자국이 나왔다. 출가 전 서진이 들고 놀던 찻잔을 쏟아 한 귀퉁이를 상하게 한 옷감이었다. 당시 동생은 자기 잘못을 고치겠다며 바늘을 잡았고, 세 땀 만에 손가락을 찔렀다.“이 부분은 내가 이었습니다. 실도 궁에서 쓰는 것이 아니고요.”민서경이 자국을 살폈다.“기억만으로는 부족합니다.”“그렇습니다. 그래서 지참 목록도 가져왔습니다.”단비가 작은 책을 펼쳤다. 비단의 길이와 폭, 손상 때문에 한 자를 줄인 기록까지 있었다. 명선의 시종이 둘을 맞춰 읽었다. 관리가 손을 뗐다.서련은 비단을 단비에게 맡기고 다른 상자를 열었다. 확인된 물건에는 자기 끈을 묶고 아닌 물건은 제자리에 놓았다. 금장식이 많다고 무조건 가져가지 않았다. 궁의 의례에만 쓰던 관식은 한쪽으로 밀었다.단비는 돌려받은 물건의 끈을 같은 길이로 자르려 했다. 서련이 가위를 받아 가장 긴 끈부터 남겨 두었다.“소매를 묶는 데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24화. 훔친 옷을 입은 사람

의복 맞춤 자리의 가장 따뜻한 의자에는 민서경이 앉아 있었다.서련이 들어가자 상궁은 자기 옷깃을 만지며 일어났다. 금실 구름이 소매 끝에서 반짝였다. 황후의 예복에서 긴 자락을 잘라낸 옷이었다. 품을 넓혔지만 왼쪽 어깨의 작은 구름은 여전히 반 토막 난 모습이었다.“그 옷이군요.”서련의 말에 방 안의 가위 소리가 멎었다.민서경은 놀란 표정을 오래 두지 않았다.“손님께 입힐 옷을 제가 먼저 살핀 것뿐입니다.”“그러면 벗어 놓으십시오. 찾던 물건인지 확인하겠습니다.”“내 몸에서 옷을 벗기시겠다는 겁니까?”상궁의 목소리가 커졌다. 문밖의 시종들이 안을 돌아보았다. 서련은 한 걸음 물러나 병풍을 가리켰다.“가려진 곳이 있습니다. 바꿔 입을 옷도 저기 있고요.”민서경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서련은 명선의 시종이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황후의 이름으로 옷을 빼앗으면 이 자리의 문제가 자신의 분노로 바뀔 것이다. 오늘 필요한 것은 벗겨진 사람이 아니라 펼쳐진 옷이었다.“반환 물품 확인을 위해 시간을 비우셨다고 들었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채운은 구석에서 실타래를 옮겼다. 손이 빠르고 표정은 무심했지만 붉은 실 하나를 두 번 감았다. 단비가 그녀 옆에 서서 빈 바구니를 받았다.마침내 민서경이 병풍 안으로 들어갔다. 옷이 넘어오자 채운은 서련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고 넓은 탁자에 펼쳤다.“바닥에 두면 금실이 뜯깁니다.”그녀는 왼쪽 겨드랑이 안감을 뒤집었다. 회색 덧댐과 촘촘한 세 줄 바느질이 나타났다. 서련이 여섯 달 전 팔을 들 수 없다며 고쳐 달라고 했던 자리였다.명선의 시종이 원래 인계표의 설명을 읽었다. 덧댄 폭과 실 색깔이 같았다. 채운은 새로 잘라낸 옷자락을 보여 달라고 했다.“그것까지 남겨 둘 리가 있느냐.”병풍 뒤에서 나온 민서경이 말했다.채운은 쓰레기 바구니를 가리켰다. 금실이 들어간 조각은 버리지 않고 다시 푸는 것이 침방의 습관이었다. 하급 궁인이 바구니를 뒤집자 구름 끝이 붙은 천이 떨어졌다.서련이 조각을 옷자락에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25화. 값을 물을 사람

지급 창구의 문은 해가 중천에 오르도록 닫혀 있었다.단비는 열한 번째로 줄에 섰다. 앞에는 채운과 재봉 궁인들이 있었다. 누구는 손을 비볐고 누구는 빈 도시락을 품었다. 하루 품을 놓치면 받을 돈보다 잃을 돈이 커지는 사람도 있었다.서련은 맨 앞의 노인이 다리를 번갈아 짚는 것을 보았다. 객사에서 가져온 작은 의자를 그 뒤에 놓았다. 노인은 주저하다가 앉았다.“앉으면 줄을 놓칩니다.”“같은 자리입니다. 제가 보고 있겠습니다.”잠시 뒤 관리가 문을 열었다. 그는 열한 사람을 세고는 지급표 위에 손바닥을 얹었다.“물품이 확인되었으니 절차를 진행하겠습니다. 다만 관리 소홀을 인정한다는 표시가 필요합니다.”단비가 내민 손을 거두었다. 종이에는 본인들의 부주의로 잃은 옷을 되찾았으며 이후 청구에 이의가 없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서련이 창구 앞으로 갔다.“누가 잃었습니까?”“문구가 정해져 있습니다.”“옷이 나간 뒤에도 중궁에 있다고 표시한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채우십시오.”관리의 눈이 뒤쪽 방으로 향했다. 민서경이 그곳에서 나왔다. 어제의 구름 옷 대신 어두운 갈색 옷을 입었으나 비녀는 그대로였다.“값을 받으러 와서 사과까지 받겠다는 겁니까?”“자기 잘못이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받겠다는 겁니다.”뒤에 서 있던 젊은 궁인이 돈만 받으면 된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민서경이 그 말을 놓치지 않고 새 붓을 내밀었다. 궁인의 손이 붓 가까이 갔다가 멈췄다.서련은 그 손을 붙잡지 않았다.“오늘 서명하면 내일 다른 옷값도 같은 잘못으로 물을 수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잃은 품은 내가 낼 수 없지만, 무슨 문장인지 알고 결정하셔야 합니다.”궁인은 종이를 다시 읽어 달라 했다. 시종이 끝까지 읽자 그녀가 붓을 탁자에 놓았다. 이번에는 돈을 받으러 온 다른 사람의 눈을 보지 않았다.서련은 명선의 시종을 불렀다. 시종이 전날 확인한 예복의 반출 날짜와 보관 장소를 읽었다. 줄에 선 사람들은 그제야 얼굴을 들었다. 노인은 안경도 없이 종이 가까이 몸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26화. 쌀 대신 향갑

점포 주인은 서련의 옷부터 보았다.무늬 없는 겉옷과 낮은 비녀를 본 뒤에는 단비가 안은 향갑으로 눈을 옮겼다. 채운에게 내밀었던 손짓보다 한결 무심한 목소리가 나왔다.“세 개면 한꺼번에 값을 쳐 드리지요.”“궁인들에게 지급할 때는 한 개에 이만큼을 매겼다더군요.”서련이 금액을 말하자 주인은 웃었다.“받을 때 값과 팔 때 값이 어찌 같습니까?”“나도 그 차이가 왜 생겼는지 보려 합니다.”그는 향갑을 열어 오래되어 팔리지 않는 물건이라고 했다. 향이 약해졌고 겉칠도 벗겨졌다. 그래서 처음 값의 삼분의 일만 쳐 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서련은 뚜껑을 닫고 진열대의 같은 물건을 가리켰다.“저것은 얼마입니까?”“그것은 새것입니다.”채운이 손을 뻗었다. 진열대 향갑의 바닥 모서리에 작은 흠집이 있었다. 그녀는 자기 향갑을 뒤집어 같은 위치를 보여 주었다.“지난겨울 받은 것을 제가 여기에 팔았습니다. 걸리는 데가 있어 칼로 깎았지요.”주인은 향갑을 빼앗으려다 서련의 손에 막혔다.“볼 수만 있으면 됩니다. 훔쳐 가지 않겠습니다.”가게 안에서 젊은 사내가 나왔다. 내수고 관리와 눈매가 닮아 있었다. 그는 궁의 지급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궁에 가라며 문을 가리켰다. 주인은 그를 아들이라 불렀다가 급히 말을 고쳤다.단비가 점포 밖 수레를 다시 보았다. 마부가 붉은 함을 내려놓고 있었다. 서련은 그에게 물건을 어디서 받아 왔는지 물었다. 마부는 향갑을 돌려 놓으라며 지급소에서 보냈다고 답했다.“남은 것입니까?”“남은 것도 있고 어제 사들인 것도 있고요. 저는 싣기만 합니다.”서련은 더 묻지 않았다. 사람을 잡아 둔다고 물건의 주인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향갑을 채운에게 돌려주고 값을 다시 제시하겠다는 주인의 말을 거절했다.“팔 사람은 이분입니다. 오늘은 생각할 시간을 갖겠습니다.”점포를 나오자 채운이 뒤를 돌아보았다.“값을 조금 더 준다는데 팔지 않은 건 잘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서련은 걸음을 멈췄다.“내가 대신 결정한 듯 말했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27화. 문밖의 발판

단비가 지급소에 도착했을 때 문 안쪽 발판은 비어 있었다.그녀는 채운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문지기 궁인이 긴 막대로 앞을 가렸다.“이 줄은 현재 처소가 있는 궁인들이다.”“저희도 지급소에 올 일이 있어 왔습니다.”“객사 사람은 바깥에서 기다려.”눈이 녹은 물이 문턱 아래 고여 있었다. 단비는 채운이 마른 곳에 설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켰다. 한때 중궁 이름을 대면 열리던 문이었다. 지금은 이름을 말할수록 막대가 내려왔다.채운은 벽에 붙어 서류를 꺼냈다.“이런 일에 놀라면 날마다 놀랍니다.”단비는 대답하지 않았다. 손목의 옅은 흉터가 소매 아래에서 드러났다. 그녀는 소매를 잡아당기지 않고 손을 폈다. 오늘 이곳에 온 것은 끌려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잠시 뒤 서련이 걸어왔다. 단비는 자동으로 자리를 내주었다. 서련은 막대 앞에서 멈추더니 두 사람 곁에 섰다.“문이 언제 열립니까?”문지기 궁인이 당황해 고개를 숙였다.“들어가십시오.”“함께 온 사람도 들어갑니다.”“그분들은 지급 대상 구분이…”서련은 발판 가장자리의 마른 흙을 구두 끝으로 살폈다.“구분하는 동안 여기 있지요.”그녀가 바깥에 서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돌아보기 시작했다. 안의 관리가 급히 문을 열었다. 그는 추운데 왜 기다리냐며 세 사람을 들였다. 서련은 문턱을 넘기 전에 다음 사람도 같은 용무로 왔는지 물었다.늙은 재봉 궁인이 접힌 종이를 들었다. 관리가 한숨을 쉬었지만 문지기 막대는 다시 내려가지 않았다.안에는 낮은 탁자 하나가 있었다. 채운은 자기 이름 옆 동그라미를 가리켰다.“누가 쓴 겁니까?”지급 담당자는 글씨를 모르는 궁인들에게 대신 표시해 준 것이라 답했다. 채운은 글을 읽을 수 있으며 자기 이름도 쓴다고 말했다. 그는 날짜를 잘못 짚었을 수 있다며 종이를 넘겼다.서련이 손을 얹었다.“대신 표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면 빨리 끝납니다.”담당자는 끝내 늙은 재봉 궁인을 가리켰다. 그녀가 다른 사람들의 몫도 함께 받아 갔다는 것이었다. 노인의 얼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28화. 남의 손으로 찍은 점

채운은 해가 지기 전에 백연전으로 왔다.품삯 이야기부터 꺼내려는 서련의 손을 줄자로 밀어냈다. 오늘은 옷을 재기로 약속한 날이라고 했다. 그녀는 서련의 어깨를 한번 보고 소매를 걷었다.“팔을 올려 보십시오.”서련이 팔을 들자 단비가 옆에서 옷감을 받았다. 채운은 허리끈을 너무 꽉 묶지 말라며 한 치를 더 남겼다.“황후 옷은 앉아서도 서 있는 모양이어야 했지요. 이 옷은 걸으실 겁니까?”“많이 걸을 겁니다.”“그러면 치마폭은 여기에 둡니다. 겉으로 가려도 안에서 발이 걸리면 소용없어요.”서련은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몸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자세를 편히 하려 하면 예법을 가르치던 노상궁의 손끝이 등에 닿는 듯했다. 채운이 등 뒤를 가볍게 두드렸다.“숨을 쉬셔야 옷을 만들지요.”단비가 웃음을 터뜨렸다. 서련도 숨을 내쉬었다. 줄자가 손가락 한 마디만큼 느슨해졌다.옷을 재고 나서야 세 사람은 향갑 문제를 다시 살폈다. 채운은 지급 담당자가 자기 이름을 잘못 표시한 것이 한 번이 아니라고 했다. 바쁠 때는 한 사람이 모두 받았다고 묶어 놓고 실제 지급은 며칠 뒤에 하곤 했다.“그래서 그 늙은 분도 자기 잘못인 줄 알았군요.”“도장을 찍었으니 책임지라면 무서우니까요.”서련은 노인에게 내일 다시 와 달라 부탁하되,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는 시키지 말라고 했다. 함에 돈이 없었다는 결론을 먼저 알려 주면 기억도 그쪽으로 기울 수 있었다.다음 날 명선의 작은 행랑에 네 사람이 모였다. 함을 나른 노인, 문에서 받은 궁인, 지급소의 심부름꾼, 채운이었다. 민서경은 본인이 지켜보겠다고 했으나 명선이 각자 따로 들은 뒤 필요할 때 함께 만나게 했다.서련은 빈 함 하나를 준비해 탁자 위에 놓았다. 노인은 손잡이를 잡는 방식부터 달랐다. 팔에 안지 않고 양옆을 끼워 들었다. 뚜껑 위에는 물건을 올리지 못하도록 끈이 팽팽하게 감겨 있었다고 했다.“안에 무엇이 있다고 들으셨습니까?”“품삯이라고요. 무겁다고 하면 둘이 나르라 하실 줄 알았는데,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29화. 함을 열던 시각

내수고 관리는 아프다던 얼굴로 지급소에 나타났다.서련이 명선의 시종과 함께 들어서자 그는 목에 두른 천을 더 끌어올렸다. 탁자 위에는 동전 두 주머니와 금칠 향갑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둘을 더하면 원래의 품삯이라는 설명이었다.“향갑을 돈으로 바꾸려면 앞서 받은 돈까지 돌려주고 다시 받아야 합니다.”“그동안 쓴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새 정산이니 맞춰야지요.”서련은 향갑을 가져온 채운에게 앉으라고 했다. 채운은 손에 든 쌀 자루를 발밑에 내려놓았다. 어제 받은 현금 일부로 산 것이었다. 새 정산 때문에 다시 굶으라는 말에 얼굴이 굳어 있었다.“현금으로 받은 몫과 물건으로 받은 몫을 나누면 됩니다. 이미 지급한 돈을 더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관리는 종이 위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함으로 일괄 지급했으니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그는 노인이 함을 받은 표시를 내밀었다. 서련은 물건을 나른 표시와 각 사람의 수령 확인이 다른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관리는 이제 와서 기억을 바꾸었다며 노인을 쏘아보았다.노인은 손을 무릎 밑에 넣었다. 서련은 그녀에게 맞서 말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지급 담당자에게 당시의 함을 가져와 달라 했다. 소관 상급 관리가 그날 지급 내용을 확인하러 도착해 있었다.“그곳에 원래 내기로 한 것을 담아 보십시오.”지급 담당자는 향갑을 담고 빈 돈주머니를 함께 넣었다. 상급 관리가 돈도 넣으라 지시했다. 담당자의 손이 느려졌다. 동전이 쏟아지자 함의 밑바닥이 낮게 울렸다.노인이 손잡이를 들어 보려다 놓았다.“이건 혼자 못 듭니다.”“그날과 힘이 같겠느냐?”내수고 관리가 말하자 서련은 고개를 저었다.“이것만으로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문에서 받은 사람도 불렀습니다.”두 번째 궁인이 들어왔다. 그녀는 함을 연 자리를 직접 가리켰다. 돈을 셀 광주리를 꺼냈지만 향갑만 나와 다시 치웠다고 했다. 이어서 심부름꾼이 그날 아침 점포에서 가져온 품목을 말했다. 세 사람의 기억은 색과 끈 매듭에서는 달랐지만 돈을 받았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제30화. 줄의 맨 앞

새 담당자는 동전 주머니를 서련에게 먼저 내밀었다.“수고하신 몫입니다.”종이에는 반환 과정의 경비라고 적혀 있었다. 어제 거부한 순서를 이름만 바꾸어 다시 가져온 셈이었다. 서련은 주머니에 손을 대지 않고 목록을 밀었다.“실제 경비는 따로 청구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분들이 일한 값을 받는 날입니다.”새 담당자는 고개를 숙이며 주머니를 치웠다. 손이 빠른 것으로 보아 처음 하는 일이 아닌 듯했다. 서련은 그 돈이 어디로 돌아가는지까지 확인해 달라고 입회인에게 부탁했다. 거절한 돈이 다시 궁인들 지급액에서 빠지면 거절한 보람도 없었다.줄 가운데서 누군가 속삭였다.“따로 받는 줄 알았지.”그 소리를 들은 서련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먼저 믿으라 요구할 수 없었다. 그녀는 빈 손으로 탁자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지급을 기다리던 궁인이 그 자리를 채웠다.채운이 오래된 손으로 옆 궁인의 등을 밀었다. 어제 함을 나른 노인이 맨 앞으로 나왔다. 노인은 물품으로 받았던 몫이 없었지만 자기 이름으로 다른 사람의 돈까지 받았다는 표시가 남아 있었다.새 담당자가 그 표시를 정정한 종이를 읽어 주었다. 그녀에게 남의 지급금을 물리지 않겠다는 확인이었다. 노인은 돈주머니보다 그 종이를 오래 들고 있었다.“집에 가져가도 됩니까?”“이것은 본인 몫입니다.”단비가 접는 방향을 알려 주었다. 노인은 옷깃 안에 넣고 나서야 길을 비켰다.다음으로 채운이 향갑 반환 확인과 금액을 맞췄다. 새 담당자는 이미 받은 현금은 그대로 두고 모자란 몫만 세어 주었다. 그 뒤로 같은 방식으로 지급받은 궁인들이 이어졌다. 민서경은 멀찍이 서서 누구와 누가 웃는지 보고 있었다.마지막 궁인이 서명을 끝내자 서련은 새 담당자에게 향갑 수령 여부를 앞으로는 본인에게 묻게 해 달라고 했다. 공주 소관으로 옮긴 궁인들의 지급 방식이 먼저 고쳐졌다. 다른 처소의 관행까지 한 번에 바뀐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의 다음 달 돈은 같은 함에 묶이지 않게 되었다.“큰일을 해내셨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0
Leer más
ANTERIOR
1234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