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네 이름을 부르는 사이: Chapter 11 - Chapter 13

13 Chapters

11화. 배워야 하니까요

다음 날 오전.기태가 외근 서류를 챙기다 하랑을 불렀다.“이하랑 씨.”“네!”“내일 외근 준비하세요.”하랑이 제 가슴을 가리켰다.“저도요?”“이하랑 씨한테 말하고 있잖습니까.”“팀장님 혼자 가시는 거 아니었어요?”“원래는요.”하랑이 의자를 살짝 밀고 가까이 왔다.“근데 왜 저도 가요?”“배워야 하니까요.”“저 가르쳐주시려고요?”기태가 서류에서 시선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신입사원 교육도 제 일입니다.”“헤헤.”그제야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왜 웃습니까?”“그냥요.”“웃지 말고 준비물 확인하세요.”“네!”대답만큼은 늘 빨랐다.다음 날.두 사람이 향한 곳은 이번 프로젝트의 샘플 제작을 맡은 협력 세공업체였다.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제 제작은 달랐다.하랑은 작업자의 손끝을 뚫어져라 바라봤다.입술이 점점 앞으로 나왔다.기태는 이제 그 표정만 봐도 알았다.제대로 집중하고 있었다.설명이 끝나자 하랑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죄송한데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네, 말씀하세요.”“이 부분을 얇게 만드는 대신 안쪽을 이렇게 잡으면 안 돼요? 그러면 강도는 유지하면서 착용감은 더 좋아질 것 같은데.”담당자가 샘플을 다시 살폈다.“음…… 이쪽을 조금 보강하면 가능하겠네요.”하랑의 눈이 반짝였다.“진짜요?”기태도 샘플을 들여다봤다.단순히 예쁜 모양만 보는 게 아니었다.하랑은 생각보다 빠르게 배우고 있었다.“이하랑 씨.”“네?”“메모하세요.”“아!”하랑이 허둥지둥 수첩을 펼쳤다.기태가 한마디 덧붙였다.“좋은 질문이었습니다.”펜을 움직이던 손이 딱 멈췄다.“저 지금 칭찬받았어요?”“메모부터 하세요.”“맞네. 칭찬받았네.”“이하랑 씨.”“네. 집중하겠습니다.”그러면서 입꼬리는 잔뜩 올라가 있었다.업무를 마치고 나온 건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뒤였다.근처 식당 앞에서 기태가 메뉴판을 봤다.“매운 건 안 되고.”하랑이 옆에서 눈을 깜빡였다.“생선도 안 먹죠?”“……팀장님.”“왜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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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왜 안 물어봅니까?

오전 열 시.기태가 수정 요청서를 하랑의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하랑이 서류와 기태를 번갈아 봤다.“이거 제가 해요?”“네.”“혼자요?”“네.”“팀장님 안 도와주시고요?”“막히면 물어보세요.”하랑이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질문 많은 거 아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세요?”“……그러네요.”“벌써 후회하세요?”“조금.”“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요?”“그러니까 시작하세요.”“네.”이번 공동 프로젝트에 들어갈 팔찌의 세부 수정안이었다.입사 후 처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하랑에게 맡겨진 일이었다.하랑이 괜히 어깨를 한번 폈다.“잘해볼게요.”“잘해야죠.”“팀장님은 응원을 참 무뚝뚝하게 하시네요.”“응원 아니었습니다.”“그럼요?”“업무 지시였습니다.”“그래도 저는 응원으로 들을게요.”기태는 대답하지 않고 돌아섰다.말을 해도 늘 자기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그런데 이상했다.삼십 분.한 시간.조용했다.너무 조용했다.평소라면 벌써 몇 번은 들렸어야 했다.‘팀장님.’‘이것 좀 봐주세요.’‘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요?’기태가 결국 고개를 돌렸다.하랑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수치를 적었다 지우기를 반복하고,입술은 잔뜩 앞으로 나와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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