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1 - Chapitre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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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배워야 하니까요

다음 날 오전.기태가 외근 서류를 챙기다 하랑을 불렀다.“이하랑 씨.”“네!”“내일 외근 준비하세요.”하랑이 제 가슴을 가리켰다.“저도요?”“이하랑 씨한테 말하고 있잖습니까.”“팀장님 혼자 가시는 거 아니었어요?”“원래는요.”하랑이 의자를 살짝 밀고 가까이 왔다.“근데 왜 저도 가요?”“배워야 하니까요.”“저 가르쳐주시려고요?”기태가 서류에서 시선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신입사원 교육도 제 일입니다.”“헤헤.”그제야 기태가 고개를 들었다.“왜 웃습니까?”“그냥요.”“웃지 말고 준비물 확인하세요.”“네!”대답만큼은 늘 빨랐다.다음 날.두 사람이 향한 곳은 이번 프로젝트의 샘플 제작을 맡은 협력 세공업체였다.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제 제작은 달랐다.하랑은 작업자의 손끝을 뚫어져라 바라봤다.입술이 점점 앞으로 나왔다.기태는 이제 그 표정만 봐도 알았다.제대로 집중하고 있었다.설명이 끝나자 하랑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죄송한데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네, 말씀하세요.”“이 부분을 얇게 만드는 대신 안쪽을 이렇게 잡으면 안 돼요? 그러면 강도는 유지하면서 착용감은 더 좋아질 것 같은데.”담당자가 샘플을 다시 살폈다.“음…… 이쪽을 조금 보강하면 가능하겠네요.”하랑의 눈이 반짝였다.“진짜요?”기태도 샘플을 들여다봤다.단순히 예쁜 모양만 보는 게 아니었다.하랑은 생각보다 빠르게 배우고 있었다.“이하랑 씨.”“네?”“메모하세요.”“아!”하랑이 허둥지둥 수첩을 펼쳤다.기태가 한마디 덧붙였다.“좋은 질문이었습니다.”펜을 움직이던 손이 딱 멈췄다.“저 지금 칭찬받았어요?”“메모부터 하세요.”“맞네. 칭찬받았네.”“이하랑 씨.”“네. 집중하겠습니다.”그러면서 입꼬리는 잔뜩 올라가 있었다.업무를 마치고 나온 건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뒤였다.근처 식당 앞에서 기태가 메뉴판을 봤다.“매운 건 안 되고.”하랑이 옆에서 눈을 깜빡였다.“생선도 안 먹죠?”“……팀장님.”“왜요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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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왜 안 물어봅니까?

오전 열 시.기태가 수정 요청서를 하랑의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하랑이 서류와 기태를 번갈아 봤다.“이거 제가 해요?”“네.”“혼자요?”“네.”“팀장님 안 도와주시고요?”“막히면 물어보세요.”하랑이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질문 많은 거 아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세요?”“……그러네요.”“벌써 후회하세요?”“조금.”“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요?”“그러니까 시작하세요.”“네.”이번 공동 프로젝트에 들어갈 팔찌의 세부 수정안이었다.입사 후 처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하랑에게 맡겨진 일이었다.하랑이 괜히 어깨를 한번 폈다.“잘해볼게요.”“잘해야죠.”“팀장님은 응원을 참 무뚝뚝하게 하시네요.”“응원 아니었습니다.”“그럼요?”“업무 지시였습니다.”“그래도 저는 응원으로 들을게요.”기태는 대답하지 않고 돌아섰다.말을 해도 늘 자기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그런데 이상했다.삼십 분.한 시간.조용했다.너무 조용했다.평소라면 벌써 몇 번은 들렸어야 했다.‘팀장님.’‘이것 좀 봐주세요.’‘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요?’기태가 결국 고개를 돌렸다.하랑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수치를 적었다 지우기를 반복하고,입술은 잔뜩 앞으로 나와 있었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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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없다며

금요일 오후.공동 프로젝트 수정안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사무실 분위기도 한결 느슨해졌다.하랑은 샘플 사진과 도면을 번갈아 보며 마지막 수정사항을 확인하고 있었다.입술은 어김없이 앞으로 나와 있었다.기태가 지나가다 그 모습을 봤다.“이하랑 씨.”“네?”하랑이 바로 입술부터 집어넣었다.“저 또 입 나왔죠?”“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근데 왜 부르셨어요?”기태가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이거 확인하세요.”“아.”하랑이 받아들더니 작게 중얼거렸다.“이제 팀장님이 부르면 입부터 넣게 되네.”“집중하면 나온다면서요.”“네.”“그럼 그냥 두세요.”하랑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안 이상해요?”“일하는 데 지장 없잖습니까.”“팀장님이 맨날 놀리셨잖아요.”“놀린 적 없습니다.”“‘입.’ 이것도 놀리는 거 아니에요?”“알려준 겁니다.”“그게 그건데.”“다릅니다.”“어떻게요?”기태가 잠시 하랑을 바라봤다.“일하세요.”“또 설명 안 해주시네.”“이하랑 씨.”“네. 일하겠습니다.”하랑이 웃으며 돌아갔다.기태는 고개를 한번 저었다.질문 하나에 대답하면 꼭 다음 질문이 붙었다.이제는 제법 익숙했다.퇴근 시간이 가까워졌다.하랑은 평소보다 자주 휴대전화를 확인했다.메시지가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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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내가 왜 안심하지?

다음 날 아침.하랑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밝은 얼굴로 출근했다.“팀장님, 좋은 아침이에요.”“네.”가방을 내려놓던 하랑이 기태를 빤히 봤다.“팀장님.”“왜요.”“오늘은 더 무뚝뚝하세요.”기태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들었다.“원래 이렇습니다.”“아닌데. 어제보다 한 스푼 더 무뚝뚝한데.”“그걸 어떻게 잽니까?”“느낌으로요.”“일하세요.”“네.”하랑은 별생각 없이 자리에 앉았다.기태의 시선이 잠시 그쪽으로 향했다.어제 회사 앞에서 봤던 모습이 불쑥 떠올랐다.‘오빠!’남자에게 달려가 환하게 웃던 얼굴.자연스럽게 끼던 팔짱.기태가 미간을 한번 눌렀다.하랑이 누구를 만나든 자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그런데 왜 자꾸 생각나는지.그게 더 짜증 났다.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정훈이 탕비실에서 커피를 타던 하랑에게 물었다.“하랑 씨.”“네?”“어제 남자친구가 데리러 왔던데요?”기태의 손이 아주 잠깐 멈췄다.하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남자친구요?”“회사 앞에서 같이 가던 분이요.”“아!”하랑이 금세 웃었다.“강진 오빠요?”기태가 서류 한 장을 넘겼다.“우리 사촌오빠인데요.”손이 다시 멈췄다.사촌오빠.정훈도 놀란 얼굴이었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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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그건 치우면 됩니다

다음 날 아침.출근한 하랑은 회사 로비를 가로지르다 걸음을 멈췄다.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낑낑거리며 들어 올리고 있었다.하랑이 얼른 다가갔다.“어머니, 제가 들어드릴게요.”“아유, 괜찮아요. 이거 무거워.”“제가 할게요.”“진짜 무겁다니까.”하랑이 봉투를 한번 내려다봤다.그리고 씩 웃었다.“저 힘세……지는 않은데 이 정도는 들어요.”“아가씨, 그러다 다쳐.”“괜찮아요.”하랑은 기어코 양손으로 봉투를 들어 올렸다.생각보다 묵직했다.“어…….”팔이 아래로 쭉 처졌다.그래도 다시 힘을 줬다.“들 수 있어요.”“내가 같이 들게.”“아니에요. 제가—”툭.이상한 소리가 났다.하랑의 눈이 커졌다.“……어?”봉투 아래쪽이 벌어졌다.종이컵이며 휴지, 자잘한 쓰레기들이 바닥으로 우르르 쏟아졌다.하랑은 그대로 굳었다.깨끗했던 로비가 순식간에 엉망이 됐다.“……어떡해.”“아이고.”“죄송해요!”하랑이 황급히 쪼그려 앉았다.“죄송해요. 제가 괜히 도와드린다고 해서…….”“괜찮아. 괜찮아요.”“제가 다 치울게요.”하랑은 떨어진 쓰레기를 양손으로 주워 담기 시작했다.“아가씨 때문에 그런 거 아니라니까. 봉투가 약했나 보지.”“제가 안 들었으면 안 터졌잖아요.”“아유, 도와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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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자랑하고 왔어요

점심시간을 조금 앞둔 시각.하랑은 책상 한쪽에 놓아둔 작은 상자를 힐끗 봤다.어제 기태에게 받은 최종 샘플이었다.아침부터 몇 번이나 열어봤는지 모른다.그래도 볼 때마다 좋았다.하랑은 주변을 한번 살핀 뒤 상자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디 가요?”정훈이 묻자 하랑이 상자를 흔들었다.“자랑하러요.”“누구한테?”“아빠…….”말하다 멈춘 하랑이 얼른 고쳤다.“상무님한테요.”정훈이 웃음을 터뜨렸다.“이미 늦은 것 같은데.”“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다녀오세요, 이하랑 씨.”하랑은 상자를 품에 안고 상무실로 향했다.똑똑.“들어오세요.”문을 빼꼼 열자 서류를 보고 있던 무혁이 고개를 들었다.“상무님.”“왜요, 이하랑 씨.”하랑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왜 이하랑 씨라고 해?”“회사니까요.”“그럼 저도 상무님이라고 했잖아요.”“잘했네요.”하랑이 안으로 들어왔다.“바쁘세요?”무혁이 펜을 내려놓았다.“지금은 상무님한테 온 겁니까, 아빠한테 온 겁니까?”하랑이 잠깐 고민했다.“……둘 다?”“애매하네요.”“그럼 지금부터 아빠.”“마음대로 바꾸는 겁니까?”“응.”하랑이 냉큼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그리고 품에 안고 있던 상자를 책상 위에 올렸다.“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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